자미(이슬람 사원) 이야기를 쓰려는데, 문득 '낭만 유럽여행'이란 폴더와 자미가 어울리지 않음을 느낀다. 유럽에는 자미가 없다. 성당이 있을 뿐이다. 지난 해 두 달 가까이 유럽을 돌아다니며 도시마다, 마을마다 줄곧 방문한 곳이 성당이었다. 여행 중 만난 길동무 중 몇몇은 "이제 성당은 지겹다"고 할 만큼 유럽엔 성당이 많다. 이 말에 동의하지만, 유럽을 이해하고 유럽여행을 제대로 즐기려면 성당을 지겨워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성당마다 역사가 깃들어 있고, 기독교 없이 유럽을 이해할 수 없으니까. 터키에 오니, 성당 자리를 자미가 대신하고 있다. 터키에는 성당과 자미가 결합된 형태도 있었고, (이즈니크의 아야소피아 성당처럼) 지척의 거리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성당과 자미도 있었다. (이스탄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