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핸드폰에 모르는 번호가 뜰 때

카잔 2010. 6. 24. 11:08


전화벨이 울린다. 모르는 번호다. 그냥 두었다.
통화가 끊어지자마자, 후배 연구원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바쁘냐면서 통화 가능할 때 전화 부탁한다는 연락이었다.
곧바로 전화했다. 모르는 번호여서 전화를 안 받았다고 말했다.
내게 물었다. 그럼 아는 사람하고만 통화하느냐고.

전화를 끊고, 후배님의 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나는 아는 사람하고만 통화하는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그런 편인 것 같다.
혼자 있는 시간이 좋을 때에는
대부분 모르는 이의 전화는 그냥 둔다.
아는 사람들의 전화는 받는다.
혼자 있는 것만큼 그들과의 관계도 소중하니까.

오늘 밤엔 홀로 야구장에 갈 예정이다.
후배님이 놀라워했다. 야구장에 왜 혼자 가느냐고.
대답하지 못했다. 별다른 이유가 없었느니까.
그럼 야구장에 왜 함께 가느냐는 의문도 들었다. 하하.
얼마 전에도 야구장에 혼자서 다녀왔다. 혼자 가는 것도 좋다.
아마 홀로 야구장에 가는 사람도 꽤 있을 것 같다.
함께 가는 것이 싫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나는 소중한 지인들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을 즐거워한다.
다만, 혼자서도 외롭거나 쓸쓸하지 않게 잘 즐긴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전과의 월드컵 예선 2차전 경기는 코엑스 앞 영동대로에서 봤다.
나 혼자 갔다. 수많은 응원객들 사이에 홀로 자리 잡고서, 홀로 조용히 응원했다.
어색하거나 외롭거나 부끄럽지 않았다. 매우 들뜨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러웠고 편안했다.
친구가 오기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으로 핸드폰 들고 통화하는 척도 하지 않았다.
그저 나는 축구를 즐겼고, 군중 속의 고독이 아니라, 군종 속의 고요함을 즐겼다.
그러고 보니, 응원하는 중에도, 돌아가는 길에도 혼자인 사람은 없었다.

이런 글을 적고 있으려니, 외톨이 같은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하.
내향적인 사람이라 생각되겠지만, 아마 나는 외향적인 사람이지 않을까?
오늘 글은 나의 홀로 있음을 좋아하는 모습만 뽑아내어 적은 것이니 이것만으로 판단할 순 없다.
사실, 나의 외향성에 대해서는 요즘 많이 헷갈린다.
얼마 전, MBTI를 전공하신 연구원 선생님께서는 내가  I기질(내향성)로 보인다고 하셨다.
이런 의심은 여러 번 받았기에 크게 개의치 않았지만, 이번엔 달랐다.
혹시 내향적인 사람일까, 하는 의심을 살짝 해 보았다.
월드컵 응원을 너무나도 자연스레 혼자 다녀온 것이 나도 신기하니까.

분명한 사실은 나는 혼자서도 잘 놀고,
어울려서도 잘 산다는 점이다.
어렵다. 나를 알기란. ^^
궁금할 뿐이지 심각하지는 않다.
어차피 사람이란 두 가지 성향을 모두 가졌고
어느 하나의 경향성을 좀 더 많이 가지었기 때문이다.

MBTI 성향을 아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점은 절대 아니다.
나는 MBTI 결과를 신뢰한다. 결과에 따라 자신을 아는 것은 자유로움을 준다.
다만 어느 한쪽으로 크게 치우치지 않을 경우,
그것을 구분하려 애쓰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다.
나의 내향성과 외향성이 그런 경우다.
아마 외향성 55%, 내향성 45%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게 내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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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백과사전 참고]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 MBTI)는
캐서린 쿡 브릭스(Katharine C. Briggs)와 그의 딸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Isabel B. Myers)가
카를 융의 성격 유형 이론을 근거로 개발한 성격유형 선호지표이다.

MBTI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척도로 성격을 표시한다.
각각의 척도는 두 가지 극이 되는 성격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표 설명
외향 (Extroversion) 내향 (Introversion) 주의초점: 에너지의 방향은 어느 쪽인가?
감각 (Sensing) 직관 (iNtuition) 인식기능: 무엇을 인식하는가?
사고 (Thinking) 감정 (Feeling) 판단기능: 어떻게 결정하는가?
판단 (Judging) 인식 (Perceiving) 생활양식: 어떤 생활양식을 채택하는가?

MBTI 16가지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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