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fe is Travel/알고싶은 아시아

베트남여행 1일차

카잔 2010. 7. 7. 12:10

2010년 6월 26일 토요일
베트남 여행 1일차


준비

놀랍다. 그리고 기가 막힌다.
새벽 6시 20분에는 출발해야 하는데,
어젯밤에 짐도 싸 두지 않고 잠들 수 있다니.
이것이 임박착수형의 기질을 가진 나의 실제 모습이다.

누구나 일주일 정도의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해야 할 일들이 많을 것이다.
주부들은 며칠 동안의 찬거리와 집안 정리를 해 두어야 한다.
직장인들도 본인 부재시의 상황을 대비한 여러 가지 일들을 해야 한다.
나 역시도 할 일들이 많았다. 여행기간이 26일부터 익월 4일까지라 더욱 그랬다.

월말에 넘겨야 하는 2편의 원고에다가
4일 귀국 후 5일, 6일, 7일 삼일 연속으로 있을 강연 원고를 송부해야 했다.
이런 일들을 열심히 하기는 커녕 짐도 싸지 않고 잠을 잘 수 있다니!
나의 무한 자유로움에 놀랍기도 하고, 대책없음에 기가 막히기도 하다.

새벽 4시에 일어났던가?
그제야 나는 여행 가방을 꺼내어 어젯밤에 대충 챙겨두었던 짐을 던져넣었다.
짐을 싸내 데에만 90여분이 지난 듯 했다. 결국, 다른 일은 못했다. 그냥 떠났다.
어제까지의 메일회신, 5기 와우팀원들에게 편지쓰기 등의 모든 일을 포기한 채.

공항 리무진을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시계를 보니,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까지는 20분 남짓 남았다.
나는 여행자의 자유와 낭만을 누리고 싶었다.
캐리어를 끌고 공항 이곳저곳을 거니는 것, 그것이 내겐 낭만이다.
 
이 때, 거만한 듯 턱을 약간 들어 살짝 휘저으며 걸어야 한다.
'하하하. 나는 이제 여행을 떠나지롱~'
모두들 여행을 떠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기에 나를 부러워할 리 없지만,
나는 한껏 여행 분위기에 취한다.

취하여 휘틀거리기 직전, 유미(6기 와우팀원)를 만났다.
반가반가, 녀석 역시 조기착수형 답게 일찌감치 도착했나 보다.
곧 윤화를 만났다. 두 녀석 모두 조기착수형이다.
이들은 모두 40분, 60분 전에 도착했다 한다. 못 말릴 녀석들이다.

출발

모두 모였다. 2기 와우팀원 은미님이 마중 나와 주었다.
이 먼 곳까지 와 주신 마음에 감사했다. 와우구나, 싶었다.
티켓팅을 하기 위해 베트남 항공사 앞에 섰다. 줄 서서 기다려야 했다.
베트남으로 가는 사람들이 무지 많았다. 40분 이상을 기다려서 티켓팅 완료.

우리는 은미님과 간단히 커피 한 잔씩을 마시고, 출국 수속을 마쳤다.
여자 팀원들은 기내 면세점으로 달려갔다. 나와 남은 팀원들은 탑승 게이트로 향했다.
탑승동의 출발 게이트에 도착하니 창 밖으로 우리가 탑승할 비행기가 보인다.
베트남 에어라인은 처음이다. 기념으로 사진 한 장 찰칵~!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면세점에 갔던 팀원들이 탑승 시간이 훌쩍 지나도 도착하지 않는다. 
탑승 수속을 돕는 직원들이 재촉한다. "아직 안 오셨나요? 연락이 되세요?"
"네, 지금 온다고 연락 왔습니다. 뛰어오고 있어요. 죄송해요."
베트남 에어라인은 우리 나라 항공사에 비해 조금 늦게 탑승 수속이 진행되었다.
덕분에 우리 7명 일행 모두 무사히 탑승~! 

비행기 안에 앉자 편안함과 여행의 실제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신이 난 두 처자들의 수다가 기분 좋게 들렸다.
그네들의 웃는 모습을 담아 두고 싶었다. "여기 한 번 보숑" 찰칵.
뒤의 아저씨는 귀신이신가? 얼굴빛이 왜 저리 하얗지?


기내에서는 5기 와우팀원들에게 보낼 <6월의 편지>를 완료했다.
두 번을 읽으며 문장을 다듬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이런 것들은 내게 일이요, 놀이다.
어디를 가든지,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그 일을 하며 시간을 즐긴다.
세계 어느 곳이든지, 노트와 책(혹은 노트북)만 있으면 그곳은 내 세상이 된다.
나는 나의 일이 좋다. 나의 직업이 좋다. 그리고 와우들이 좋다.

도착

호치민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은 Domestic과 International로 나뉘어져 있었다.
인천공항에 비할 순 없지만, 호치민 공항은 생각보다 쾌적하고 규모도 컸다.
공항을 빠져 나오며 우리를 맞아 줄 사람들을 찾았다.
이번 여행은 서로 다른 3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일훈.
3기 와우팀원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일하고 있는데,
우리가 베트남으로 온다 하니 주말을 맞아 날아 온 게다.
그는 우리와 함께 1박 2일 동안 여행을 즐길 것이다.

와우팀원의 큰아버지.
이 분은 호치민 근교에 사신다고 한다.
조카가 여행 온다고 하니 이곳까지 마중 나오셨다.
만나 뵙고 인사를 드렸다. 팀원이 큰아버지를 많이 닮았다.

그리고 지용주님.
6기 와우팀원 주환영님의 후배다.
호치민에서 주재원 생활을 7년째 하고 있는 센스 만점의 일일 가이드다.
우리는 용주님과 큰아버지의 차로 나눠 타서 부이비엔 거리에 있는 호텔로 향했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 입구 (첫째날 밤에 찍은 사진)



첫번째 관광 : 벤탄시장

여관급의 호텔에 여장을 풀고, 일행들이 잠시 쉬는 사이
지용주님과 함께 Shin Cafe 에 가서 메콩델타 1일 투어와
3일째 이동하게 될 '무이네'행 버스와 호텔 예약을 완료했다.
(Shin Cafe 는 배낭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여행사다.
2년 전, 하노이를 여행할 때에도 Shin Cafe 를 애용했었다.)
예약은 용주님이 도와 주셔서 쉽게 끝났다.

예약을 마치고 나오니, 비가 쏟아진다.
우기 중에는 이렇듯 스콜성 폭우가 쏟아진다고 한다.
용주님과는 저녁 시간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우리 일행은 호텔 주변의 관광지를 둘러 보기로 했다.

여인들이 이미 점찍어둔 '벤탄 시장'을 추천했다.
우리는 벤탄 시장으로 향했다. 다행히 굵은 비가 그쳤다. 
약해진 빗줄기에 우산을 펼쳤다 접었다를 반복하며 길을 걸었다.
시내 첫 나들이라 모두들 비가 와도 유쾌한 듯 보였다.

하노이는 호수의 도시요, 호치민의 공원의 도시란다.
호텔로 오면서도 여러 개의 공원을 보았는데
벤탄 시장으로 가는 길에서도 공원이 있었다.
공원 앞에서 처음으로 단체 사진 한 장을 찍었다. 남자 두 명이 빠졌다.

아래 사진은 현대에서 짓고 있는 건물이다.
완공되면 67층이 되어 호치민 최고층의 빌딩이 될 것이라 한다. 
완공된 멋있는 위용은 아니지만, 공사 중인 모습을 담았다.
하늘엔 구름이 가득했고, 사람들은 우비를 입고 오토바이를 달렸다.


벤탄시장 남쪽 입구


벤탄시장 실내 전경



벤탄시장은 정사각형 모양의 큰 실내 시장이다.
과일, 생필품, 잡화점 등의 다양한 가게가 있었고, 사람들로 붐볐다.
우리의 첫번째 소비는 과일 주스였다.
과일을 맛보고 싶어할 것 같아 간단히 먹어 보자는 생각에서 제안한 것이다.

벤탄 시장을 구경하고 나니 벌써 호텔로 돌아갈 시간이다.
사실 저녁 시간까지 짧은 두 시간이었지만, 호텔로 있을 순 없어 관광하러 나온 것이다.
우리는 망고스틴 등의 과일을 사 들고, 호텔로 향했다.
시내 구경도 할 겸, 걸어서 왔다. 시장에서 호텔까지는 20분 여의 거리였다.
공원을 지나오며 사진 찰칵.

친절하고 사교성 좋은 용주님을 만나 함께 호텔 1층에 있는 음식점으로 갔다.
쇠고기 숯불구이와 새우를 먹었다.
우리가 머무르는 곳은 생활인이신 용주님이 자주 오지 못하는 여행자 거리란다.
그가 우리에게 추천해 준 이 곳 음식점의 메뉴들은 모두 맛있었다.
사이공 맥주와 함께 우리는 첫날의 저녁 식사를 즐겁게 마쳤다.

한국에서보다 덜 익혀 먹어야 맛있는 쇠고기 숯불구이





오늘의 마지막 일정은 대한민국의 16강전을 관람하는 것이다.
호텔 앞에 있는 버팔로라는 큰 BAR가 눈에 띄였다.
오후에 용주님이 축구 관람 장소로 추천했던 곳이기도 했다.
버팔로에 갔더니 2층으로 안내했다. 2층은 작은 나이트 클럽이었다.

월드컵 16강전을 보았던 나이트클럽


무진장 시끄러운 댄스 음악이 나와서 우리는 잠시 장소 변경을 상의했지만,
직원이 음악을 꺼 주어, 이 곳에서 맥주와 함께 16강전을 관람하기로 했다.
한 골을 실점하고 다시 한 골을 따라가고, 잘 싸운 경기였다. 하지만 안타깝게 졌다.
이겼더라면 나이트 클럽에서 모두들 한 바탕 부볐을 텐데, 선수들도 우리도 아쉽게 퇴장했다.

버팔로 2층 내부

내일 아침 일찍, 일정을 시작해야 하니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으로 갔다.
방에 들어오자 남자 분들은 주무시기 시작했다.
아침 8시 인천공항에서 모였으니, 모두들 긴 하루를 보내셨다.
저들의 단잠을 기원하며 책상에 앉았다.
여행일지를 정리하다가 2시간 여 후에 나도 잠자리에 들었다.

토요일 자정, 부이비엔 거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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