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문자메시지가 하나 왔습니다. "점심은 제가 김밥을 쌌습니다. 와우친친의 사랑을 담아" 라는 메시지와 함께 정성스럽게 담긴 김밥 사진이 담겨 있었습니다. 애정 어린 수고에 고마움과 잔잔한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그의 애정에 마음도 배부르고, 맛난 김밥 덕분에 시간도 절약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은 와우친친(7기 와우연구원)의 수업날이거든요. 오전 11시부터 시작될 수업은 밤이 되어서야 끝날 것이고, 이후 5~6명의 연구원들은 함께 어느 집으로 몰려가 밤을 샐 테니까요. 그리고 다음 날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까지 고정 스케줄이 되었습니다.

어제 와우친친 L과 통화를 했습니다. "내일이면 보겠네. 이틀을 꼬박 함께 하겠구만." 했더니 "좋지요."라고 흥겹게 대답하더군요. 그의 말에서 와우를 향한 애정이 느껴져 전화를 끊고서도 기분 좋은 여운이 남았습니다. 우리는 오늘 L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됩니다. 매번 그렇듯이 그는 우리의 방문을 위해 이것저것 집안 정돈을 해 두겠지요. 그러면서 설레이는지는 모르겠지만(이렇게 말하면 서운해 하시려나? 청소를 썩 즐기는 분은 아닌 듯 해서요), 와우를 향한 그의 애정 만큼은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뜨겁습니다. 김밥의 주인공에 못지 않지요.

우리는 얼마 전에 TMT를 다녀왔습니다.Together MT의 줄임말로 일년에 한 번 와우 전체 기수가 떠나는 여행입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마니또 게임을 했습니다. 이틀 동안 숨은 천사가 되어 자기가 뽑은 종이에 쓰인 사람을 이런 저런 모양으로 섬기는 예쁜 게임입니다. 나는 공교롭게도 제 이름을 뽑았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다른 종이로 바꾸었지요. 오지 못한 사람이 몇 분이 있었기에 종이 몇 장이 바구니에 남았고, 거기에 제 것도 속해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나를 챙겨 줄 마니또는 없는 게지요. 아쉽지 않았습니다. 사랑 받는 것도 좋지만, 사랑 주는 것에도 기쁨이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마니또 OO입니다. 역시 선생님과의 만남은 운명적이네요." 라는 말이 담긴 문자가 왔습니다. 어? 분명 내 이름이 쓰인 종이는 바구니에 있는데, 라는 생각이 들 때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문자를 보낸 이는 마니또 게임과 상관없이 팀장을 돕고 챙겨 주리라고 생각하기에 충분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큰 형님뻘 되시는 그 분의 메시지에 마음이 기쁨이 가득해졌습니다. 그는 종종 이렇게 깊은 감동을 주곤 하십니다. 그 이야기를 모두 담기에는 아직 내 안에 부끄러움이 많네요. 아직은 저 혼자 간직하렵니다. 생각만 해도 인생을 살 기운이 듬뿍 생겨나는 그 이야기들을.

이틀 전에 온 메일 하나도 저를 전율케 했지요. 일부를 적어 봅니다.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가능성을 본다고 하잖아요. 그 사람들의 다듬어지지 않은 재능을 테스트하죠. 선생님은.. 모든 사람을 받아들이시죠. 단, 선생님에게 배우겠다고 오는 사람, 그리고 절절함이 반영된 성실함을 보시죠. 단지 그것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주 멀리 돌아왔지만.. 그래도 제 길 갈거니까 지켜봐 주세요. 요즘 읽고 있는 책을 통해 일반적인 선생님들이 가진 생각들을 알게 되었어요. 그렇게 보니 선생님의 훌륭함이 보이는 것이지요. 재능 있는 학생들만 뽑는 선생님도 있고 성장 마인드 가진 사람들만 뽑는 선생님도 있으니까요. 선생님은 일단 모든 사람은 재능이 있다고 믿으시고, 고착된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성장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메시지를 보내시니까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리는게 맞는거 같아요~!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눈물이 났습니다. 감동했기 때문도 있지만, 내가 힘겨운 길을 가고 있음을 알아주어 고마웠기 때문입니다. 그의 말이 맞습니다. 나는  결국은 하나인지도 모를 두 가지를 확인하여 와우스토리연구소의 가족을 맞이합니다. 하나는 나에게서 배우겠다는 절절함, 다른 하나는 와우과정에 열심을 낼 성실함입니다. 선생에게 꽂혀야 나도 그도 신이 날 것이고, 성실하게 따라 주어야 내가 전하고 싶은 것이 조금이라도 전해질 테니까요. 그렇게 하여 와우 가족이 된 우리는 평생 우정이 됩니다. 오늘 풀어놓은 이야기는 이번 한 주 동안에 일어난 우정에 관련한 일들입니다.

문득, 십여 년 전 읽었던 『당신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힘을 어디서 얻는가』라는 책이 떠오릅니다. 책 내용은 좋았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아, 내가 좀 더 인생을 살아야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겠구나'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책의 내용들이 기억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책의 제목에 분명하게 대답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기쁘게 합니다. 나는 '와우'에서 얻습니다. ^^ 양평의 산과 들에는 온통 푸르른 기운이 가득합니다. 앙상했던 가지에 푸른 잎들이 무성해질 채비를 하고 있거든요. 이번 주부터 개구리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자연과 개구리 이들 모두가 나를 축복하는 듯한 요즘입니다. 이 즈음에서 글을 맺고 나는 복돌이에게 개껌을 주러 다녀와야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 자기경영지식인/ 유니크컨설팅 이희석 대표컨설턴트 younique@daum.net 
Posted by 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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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뜻 2011.05.07 1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메일을 보내신 분께서 적으신 말 중,
    '일반적인 선생님들'이란 문장 속에 제가 속해 있지는 않은지요.
    돌아보겠습니다.

    학생은 모두 다르지요. 그렇죠?
    각.양.각.색.의 아이들을 교사의 1가지 시선으로 바라보고 받아들인다는 것.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러지 않으려면 팀장님께서 걷고 계신 그 힘겨운 길을
    저 또한 걸어야 하겠구나 다짐하여 봅니다.
    보다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살아가는 힘을 어디서 얻는지.
    이 물음에 답하여 보는 것 또한 의미 있는 일이겠어요.
    요즘 저는, 살아갈 힘을 '와우'에서 얻습니다 ^ ^
    몇 개의 답이 더 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적어봅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가고 있는 요즘이기도 해서요.

    • 보보 2011.05.16 11: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당신은 강직하고 깊이 있는 교사가 될 것입니다.
      나는 하뜻님보다 도덕적이지 못하고 강직하지 못하지요.
      당신의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을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으로 건강을 헤치거나 곁의 사람에게 무관심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훌륭한 교사일 뿐만 아니라, 좋은 인생을 살아가리라 생각합니다. ^^

  2. 와우친친 2011.05.07 15: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은 김밥의 주인공에게 양보를 했습니다. ㅠㅠ
    청소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싫어한다기 보다 어려워서..)
    와우들이 온다고 정리하는 날은 정말..설레임으로 하지요..^^

    한달에 한번 씩 와주시니..너무 좋았지요...
    포스트 때도..^^

    • 보보 2011.05.16 11: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매월 수고가 많아요~ ^^
      포스트 와우 때에도 종종 모일 기회가 있겠지요.
      그러다 보면 청소의 달인이 되실까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