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아름다운 명랑인생

여유로운 여행자처럼 살기

카잔 2011. 4. 12. 14:51
 
서울 여행을 왔습니다. 양평군민이 서울 나들이를 온 것입니다. 와우연구원들과의 만남, 비즈니스 설명회 등이 매일마다 있으
니 놀러 온 것만은 아니네요. 그런데도 여행이라고 표현한 것은 며칠 동안 묵을 짐을 꾸려 왔기 때문입니다. 마치 비즈니스 출장을 가는 마음으로 온 것입니다. 일주일 중 이틀은 호텔에서 묵고 잠깐 양평 집에 갔다가 다시 이틀은 여의도의 친구 집에서 묵으려 합니다. 벚꽃축제를 즐기러 가는 길에 보고 싶은 친구도 만나는 일석이조의 일정입니다.  

나는 '다르게 생각하기'의 힘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양평 저희 집에서 서울에 나오는 일은 약간의 고역입니다. 나를 즐겁게 하는 모임에 참석할 때에도 투덜대기 십상입니다. 삼십 분을 걷고, 30분마다 오는 지하철을 맞춰 중앙선을 한 시간 정도 타야 합니다. 다시 강남으로 향하는 지하철을 20~30분 동안 타야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집에서 홀로 지낼 때에는 행복하다가도 서울 나올 일만 생기면 행복도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그런데! 이번 일주일에는 매일처럼 약속이 생겼습니다. 해외에 있던 와우가 귀국하기도 하고, 중요한 와우모임도 있으니 모두 소중한 일입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사건을 재구성할 수도 있고, 새로운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번 한 주간을 그저 버텨내는 것이 아니라, 즐기면서 보낼 수 있을까?" 질문을 두고 생각하다가 '서울여행'을 떠올린 것입니다. 호텔엔조이를 통해 숙소를 예약했습니다. 행복을 위한 값을 치른다는 생각으로 호텔 예약을 완료했습니다. 짐을 가볍게 꾸려 집을 나섰습니다. 어깨가 가벼워야 기동성이 좋아집니다. 나는 여행자의 발걸음으로 서울을 향했습니다. 호텔에 도착할 무렵의 나는 정말 서울 여행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여행자의 호기심과 설렘으로 첫 날을 보냈습니다. 늘 다니던 지하철 역을 유심히 바라보기도 하고, 문득 하늘을 쳐다보거나 카페의 창에 그려진 그림을 눈여겨 보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의 걸음걸이와 지나다니는 자동차가 새삼 이색적으로 보이기도 하더군요. 오후에는 사랑하는 친구도 만났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저녁 식사도 함께 했습니다. 아주 만족스런 하루를 보냈습니다. 저녁 식사에서 만난 일행 중 한 분이 제가 머물고 있던 호텔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 살아 귀갓길을 함께 했던 것도 신기하더군요. 둘째 날 아침엔 한 시간 동안 느긋하게 식사를 즐겼스비다. 내가 좋아하는 오믈렛과 빵 그리고 커피가 나를 기분좋게 해 주었지요.

호텔 레스토랑에서 창밖을 바라보았습니다. 경부 고속도로가 끝나고 한남대교로 이어지는 길은 강남대로입니다. 강남대로에 진입하려고 달려가는 차들이 보였습니다. 신호가 없는 도로이니 차량들은 꽤 빠른 속도로 내달렸습니다. 마치 시간의 특성을 알려 주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요즘 시간을 생각하고 있어서 그럴 것입니다. 차량들은 한남대교를 건너 강변북로로 빠지거나 남산터널로 직진할 것입니다. 이곳 지리를 알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 흘러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습니다. 시간을 개념적으로 정의하기도 어렵고 시간을 실제적으로 컨트롤하기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니 시간 관리란, 시간을 가지고 어떤 씨름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잘 컨트롤하여 속절없이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의미와 즐거움을 창조하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나의 삶으로 생각이 이어졌습니다. 

나는 열심히 일하는 편입니다. 사람들을 만나고 있지 않은 시간에는 계속 일만 합니다. 나의 일이란, 와우팀원들의 글을 읽으며 적절한 피드백을 생각하기, 누군가 정성스럽게 보내 준 메일을 읽고 그에 상응하는 정성으로 회신하기, 블로그 업데이트 하기, 매주 한 두 번은 약속한 칼럼 작성하기, 강연이 있을 경우에는 교육 대상에 맞는 강연 내용 구성하기, 운영하고 있는 카페 관리하기 등입니다. 직장인보다 단순한 업무지만 업무량은 그들보다 적지 않을 것입니다.

나의 하루 모습과 속도를 내어 달리는 차들이 오버랩되면서, 나는 일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일 줄이기는 빨리 성공하려는 욕심을 줄여야 하기에 쉽지 않은 목표입니다. 하지만 삶의 질, 인생의 의미 등을 생각할 때에는 간과할 수 없는 목표입니다.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지는 자동차들처럼 언젠가는 내 인생에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게 될 날이 오겠지요. 그때 누군가는 나를, 여유있고 평화로운 사람으로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나의 소망을 생각하며 욕심을 줄이려 합니다. 


객실로 돌아오며 몇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했습니다. 반드시 일주일에 세 번은 운동하자, 오늘처럼 아침 식사를 여유롭게 하자, 와우연구들에게 나의 시간을 자주 주자, 6월에는 할머니와 여행을 떠나자 등입니다. 이런 일을 실천하지 못하게 만드는 '빨리 성공하고 싶은 욕심'을 얼마나 내려놓을 수 있는가, 가 실행의 관건입니다. 그런 욕심이 나를 일로 몰아가기 때문입니다. 와우 연구원들을 돕는 일까지는 욕심을 내되 그 이상이 되면 욕심을 거두어야겠습니다. 그 이상의 욕심이라 하면, 나의 삶에 즐거움, 안식, 그리고 영성을 위한 시간이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시간을 줄이지 못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그러지 말아야지요. 즐거움은 좋은 것이고, 안식은 반드시 필요하고, 영성은 삶의 근원이니 놓치지 말아야지요. 친구와 여행을 가거나 좋아하는 장소에 머무는 것, 서울 나올 일 없이 양평에 있는 것, 이른 아침 '꿈이 있는 자유'의 앨범을 들으며 말씀을 묵상하는 것! 이런 일들을 내 삶에 초대해야겠습니다. 나는 시간이 많은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 자기경영지식인/ 와우스토리연구소 이희석 hslee@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