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24일입니다. (업무적인 면에서는) 슬럼프에 빠져 있는 요즘이지만, 행복도까지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행복에는 성취 이외에도 긍정적 정서, 몰입, 관계, 의미 등이 영향을 미치니까요. 나의 긍정적 정서, 의미, 관계 등은 '대체로 맑음'입니다. 오늘 하늘을 보니, '아주 쾌청함'의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8월 24일 서울 하늘


저는 지금, 오늘 하늘이 매우 아름답다는 사실에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그저 바라만 보아도 기분이 좋아지는 하늘! 나는 저 맑고 푸르른 하늘에 대고 조용하지만 진심어린 말을 전하였습니다. "고맙다! 하늘. 나에게 에너지를 주네." 오후에는 일을 접고, 서울 근교로 나들이를 떠나야겠습니다. 생(生)에 대한 고마움을 하늘에 표현하면서.

오늘자 신문에서 "비... 비... 비... 도둑맞은 여름 휴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었습니다. 7월 이후, 비가 안 온 날이 불과 16일에 불과하여 국내 휴양지가 한산했다는 이야기를 실었더군요. 썰렁한 해수욕장과 붐비는 인천공항 사진이 대조를 이뤘고, 내린천 래프팅을 예약했다가 취소한 고객이 1,300명에 이른다는 이야기가 시선을 끌었습니다. 

 


짖궂은 날씨를 피해 해외 여행을 떠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올해 여름은 해맑은 하늘을 보기가 참 힘들었지요. 그러니 오늘처럼 맑은 하늘을 반가워했던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갑고 고마워하는 마음을 앞으로도 쭈욱 간직할 수 있을까? 맑은 날씨가 연일 이어지더라도, 당연하다 여기지 않고 감사해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듯 합니다. 좋은 것이더라도 그것이 지속되면, 당연한 듯 여기며 사는 것이 보통내기들의 인생일 테니까요. 몸이 아플 때에는 '건강이 최고네. 안 아프기만 하면 정말 좋겠어'라고 생각하지만, 다시 건강해져서 (아플 때 그렇게 고대하던) 평범한 일상이 주어지면, 아플 때의 바람은 잊고 그 일상을 당연하게 생각하던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나는 사람들이 쉽게 고마움을 잊는 모습을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실존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존을 무시하지 않고, 실존에 기반하여 논의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실존을 내세우며 모두가 그렇다는 논리로 냉소적인 태도를 취해서는 안 됩니다. 더 나은 선택이 있다면 그것을 추구해야 합니다.

우리 안에 있는 보다 탁월한 것을 끄집어내려는 노력이 개인의 성장이요, 타인에 대한 예의입니다. 누구나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감사하는 마음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신체적인 건강, 일상의 안녕, 부모님의 사랑 등은 신중하게 생각해 보면 감사하기에 충분한 것들입니다. 최근 열흘의 간격을 두고 만난 두 명의 삼십 대 청년(?)이 떠오릅니다. 

"왜 제가 집안 일을 해야 돼요? 저를 돌보는 것은 부모의 책임 아닌가요? 부모는 법적으로 아이들을 돌볼 의무가 있잖아요. 언제 제가 낳아달라고 한 적이 있나요?"

그들이 이 극단적인 말을 한 것은 아닙니다. 토마스 고든 박사의 『부모역할훈련』에 나오는 말입니다. 박사는 I-Message를 창안한 저명한 상담가입니다. 『부모역할훈련』은 부모들의 '멘토 강박증'을 어루만지며 자녀와의 갈등을 다루는 효과적이고 실제적인 방법론을 담은 훌륭한 책입니다. 박사는 아이의 말을 듣고 이렇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자기가 세상에 공헌하는 것은 하나도 없으면서 세상이 자기에게 빚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자라난다면 도대체 우리 사회는 어떤 사람들을 길러내고 있는 것일까? 이렇게 이기적인 아이들이 자라나서 만드는 사회는 어떤 사회가 될까?"

내가 만난 청년들이 저 아이처럼 이기적인 발언을 했던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말이 떠오른 이유는 이렇습니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청년들이 부모님께 감사해하기보다는 부모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부모님의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분명 감사함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였습니다.

나는 그들의 태도에 당황했습니다. 그들이 무례하다고 느껴서가 아닙니다. (자식이라면 누구나 부모 앞에 서면 조금씩 이기적이 됩니다.) 나의 당황은 저들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거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결혼하여 자식을 낳아본 후에야 부모 마음을 헤아리고 감사해하겠구나, 하고 생각한 겁니다. 그 시간차가 아쉬웠던 게지요.

제가 세상 모든 부모님들의 사랑 방식을 두둔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녀의 소원과 기질을 고려하지 못한 요구를 한다면, 아무리 그 사랑이 깊다고 해도 때로는 자녀들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세상의 모든 자녀들에게 발언할 수 있는 기회가 제게 주어진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부모님을 탓할 수도 없습니다. 결국 우리가 새로운 마인드와 삶의 방식을 가지면 삶을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역시 부모가 되면, 현명하게 사랑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 깨달음을 예상하여 부모님의 좋은 점에 감사해 하고, 그 분들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지혜로운 효를 발휘하면 좋겠습니다."

사실 나는,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오늘날까지 받은 부모님의 전폭적인 사랑 없이는 결코 지금 여기에 있을 수 없는 존재라는 생각을 하면서 감사함을 싹틔웁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이야기를 감상적으로 생각하여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음도 압니다. 그래서 난처한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게는 감사한 것들이 가득한 세상인데 말이지요.

여러분의 눈에는 세상이 어떠한지요? 아픔이 찾아왔을 때에야, 소중한 이와 이별하고 나서야, 시간이 많지 않은 순간을 맞아서야 당연히 누려온 것들이 실은 당연한 것이 아니었구나, 참 감사한 것들이구나, 하고 깨닫는 것은 후회스럽지 않을까요? 후회를 줄여가는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당연한 것들에 대한 감사함을 회복하는 것이 비결이겠지요.

나는 다시 하늘을 봅니다. 거듭 생각해도 고마운 하늘입니다.
어디 하늘만 고맙겠습니까! 건강함, 내 몸을 누일 공간, 가족의 사랑,
그리고 오늘 할 일이 있다는 것! 그 모든 것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블로그의 글을 몇 분들이 읽어 준다는 사실도 참 감사합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꾸벅.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리더십/ 자기경영전문가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컨설트 ceo@youni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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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