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께 저의 새 책을 소개합니다. 2011년 1월, 하드디스크가 거짓말처럼 하나도 남김없이 날아가는 바람에 저의 모든 지적 생산물을 잃어버렸지만, 나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상실의 힘겨움이 자주 나를 찾아왔지만, 결국엔 해냈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올해도 나의 여름 휴가는 최고였습니다. 지난 해의 지중해 크루즈 여행에 버금가는 환상적인 이탈리아 여행이었지요, 라고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집필 중인 책은 '중'이라고 말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정체되어 있고, 매년 여름마다 두 번씩 떠났던 해외 여행도 올해는 떠나지 않았다. 나는 쉼과 일,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직면하기 싫은 모습이지만, 지금 나의 현실이다. 블로그 포스팅도 뜸하고, 리노의 독서노트를 쓰지 못한 것이 몇 주가 흘렀다. 와우 연구원들을 만나는 횟수도 적었고, 책을 읽어나가는 힘이 떨어지기도 했다. 그저 해야 하는 최소한의 일만을 가까스로 해내고 있는 정도다. 아마 최소한의 그 일도 미진한 수준일 것이다. 이런 것을 두고 침체라고 부르는 것인가?

"때가 되면 우리는 어둠 속에서 나와야 한다. 더 이상 미래가 보이지 않는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눈을 비비고 기지개를 켜면서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와야 한다. 삶이 고통의 연속인 것은 삶이 전환기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의 진정한 '변환'이다." '변환관리'의 창시자로 알려진 윌리엄 브리지스의 이 말에 끌린 것도 나의 상태 때문이다. 

최고의 열정과 에너지로 살아가는 시기가 있는가 하면, 그런 적이 있기나 했었었냐는 듯이 시들하게 보내는 시기도 있다. 완전히 다른 두 사람에게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에서도 서로 다른 두 가지 시기가 있다. 내가 올해를 시들하게 보내고 있으니까. 하지만 때가 되면... 어둠 속을 나와야 한다! 이미 너무 늦어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는 우선은 밀쳐 두자.

침체기에 있을 때에도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은 분명 고달픈 일이다. "시간아 먼저 떠나라. (나는) 조금 더 늦을 것 같다"는 대중 가요의 노랫말이 떠오른다. 게으름을 부리거나 잠시 쉬고 싶은 나의 마음이기도 하다. 힘들때면 언제나 그렇듯이,
나는 진지한 태도로 책을 읽음으로써 변환을 시도한다. 이번에는 두 권의 책을 들었다. 

『유진 피터슨(The Pastor)』과 윌리엄 브리지스의 『내 삶에 변화가 찾아올 때(Transitions)』. 서로 다른 분야의 책이다. 하나는 자신이 '어떻게 목사로 빚어졌는지, 목사라는 소명이 어떻게 자신을 빚어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목사의 회고록이고, 다른 하나는 삶의 가장 혼란스럽고 고통스런 시기를 지혜롭게 넘어서는 전략을 제시한 자기계발서다. 

나는 내가 원하는 거룩한 삶의 모양을 확인하며 열정을 회복하고 싶었다. 또한 내 삶을 제자리로 되돌려놓을 수 있는 방법론을 알고 싶었다. 서로 다른 두 권의 책을 읽기 시작한 각각의 이유다. 내면 세계를 들여다보는 동시에 지금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면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다. 오늘 읽은 부분에서 눈에 들어 온 구절이 있었다. 

"한걸음 한걸음이 도착이다." 1998년 사망한 영국 태생의 미국 시인, 드니즈 레버토프의 시에 나오는 문구다. 자기 발견은 평생을 통해 서서히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젊은 사람들의 자기를 아는 지식은 빈약할 수 밖에 없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를 때에도 걸어야 한다. 시간은 결코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어가는지 모를 때 내딛는 걸음이라고 해서 무시하거나 생략할 순 없다. 그것 역시 자기 삶의 일부가 된다. 어쩌면 진실하고 성실히 그리고 지혜롭게 살려고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조용히 그리고 서서히 신의 소명에 가까워지는 삶을 사는지도 모른다. 한걸음 한걸음이 도착이란 말, 현실적 이상주의자의 슬로건으로 삼을 만하다.

현재에 충실하되, 꿈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 현실적 이상주의자에게 필요하니까. 지금의 한 걸음이 곧 삶의 일부분이 될 것이기에 오늘에 최선을 다하고, 어지러운 한 걸음이 아니라 한방향으로 정렬된 한 걸음이 되도록 그 걸음이 자신의 비전을 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일을 꿈꾸며 오늘을 사는 삶! 그리고 어제를 활용하는 지혜. 

하지만, 지금의 내게 이런 배부른 듯한 교훈이 다가오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사실은, 인생의 침체기에서도 걸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당연하지만 다시 한 번 곱씹기에 충분한 말, 시간은 멈추지 않기에! 이번 주에도 할 일들은 나를 빗겨가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그 일들을 슬쩍 피하고픈 나약한 마음을 품고 싶지 않다.

그러니 오늘부터 어둠 속에서 나와 빛으로 나아가련다. 이 글은 휴일 새벽 1시에 쓰기 시작했고, 9시간 후인 오전 10시에 글을 맺는다. 그 사이에 나는 잠을 잤고, 세차를 했고, 집안 정리 정돈을 하였다. 샤워를 하며 심신에 에너지와 여유를 공급하기도 했다. 그리고 책을 읽었다.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오후엔 맛난 음식도 먹어야겠다.

이는 나를 달래어 윌리엄 브리지스가 말한 '변환'을 시도하기 위함이다. 그가 조언하면 귀담아 듣자. '변화'는 상황적인 것이고 '변환'은 심리적인 것이다. "변환은 특정한 사건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일어나는 새로운 방향설정 혹은 자신에 대한 새로운 정의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문제는 변환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섣불리 변화만을 기대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나는 N 사건이 내 인생에 미친 영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새로운 삶(변화)를 기대한 것일까? 책을 좀 더 읽어 보아야겠다. 그가 제안하는 방법이 있으면 즉각 실행하면서. 그리고 피트 목사님(유진 피터슨)이 들려주는 이야기들로 내 인생의 큰 그림을 상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인생의 반전을 꾀할 게 아니라, 오늘의 작은 승리에 초점을 맞추자.

십분 잘 보내기를 여섯 번 반복할 수 있다면, 한 시간 제대로 보내기에 성공하는 것이다. 이를 다시 열 번 이상 반복할 수 있다면 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것이다. 알찬 하루를 날마다 반복하면 일주일을 잘 살아내는 것이고, 잘 보내는 일주일을 40~50회를 쌓아간다면 멋진 한 해를 창조하는 것이다. 와!
한걸음 한걸음이 도착인 동시에 한걸음 한걸음이 새로운 시작이구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리더십/ 자기경영전문가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컨설트 ceo@youni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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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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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심지연 2011.08.21 13: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겨우 말 뿐이긴 하지만 제가 여러번 보보님께 감사의 말을
    전한것은 저의 가장 어두웠던 시기에 보보님의 글과 추천해주신
    책들이 한 줄기 빛처럼 마음을 붙들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삶의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말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사 온 이후 매일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체력이 붙으니까
    정신도 함께 건강해지고, 감정도 컨트롤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활동량을 늘리니 밤에 잠도 잘 자게 되어 부엉이 생활을 청산했습니다.

    때마침 [몸과 영혼의 에너지 발전소]와 [영적 성장의 길]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는데 그 동안 간과했던 부분을 채워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뭔가 보고하는 형식이 되었는데, 하하 ^^

    이제는 마음의 변화들을 소중히 지켜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모든게 영원할 줄만 알고 소중함을 몰랐던 시절도 반성해봅니다.
    또다시 무언가를 잃거나 실패 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주저앉지
    않을 만큼은 확보하고 살아야 겠다고 다짐도 해봅니다.
    이제 정말 주저앉지는 말아야죠.

    • 보보 2011.08.28 10: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내가 누군가에게 빛이 되었다는 사실에 감사합니다.
      이제는 지연님이 빛이 되었다는 사실에 감동합니다.

      이제 정말 주저앉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이 반갑군요.
      하지만 살다보면 힘들어 주저앉고 싶을 때가 오겠지요. ^^
      그 때, 너무 절망하지 마세요. 다시 일어서면 그만입니다.
      주저앉는 것은 문제가 아니겠지만, 일어서지 않는 건 문제겠지요.

      이번에는 당신이 나에게 힘을 주는군요. ^^

  2. 2011.08.21 18: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수애 2011.08.21 2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멋진 싸부님
    침체기에도 멋진 비결이 무엇이옵니까
    아.. 공감력 떨어지는 댓글인가요..^^

  4. 수애 2011.08.21 2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다섯문단을 다시 찬찬히 읽었습니다. '변환'이란 말이 새롭게 읽히네요. 변화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있는 제게 진정한 변환에 대해 오늘 하루를 들여다보며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 보보 2011.08.28 10: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2011년 8월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당신께는 특별하고 의미 있는 한 달이었지요.
      그 한 달을 돌아보는 휴일이 되기를 바랍니다.
      9월에는 여유와 안정을 되찾아 더 멋진 시간들을 보내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기대합니다. 프로페셔널 수애님을!

  5. 김태종 2011.08.21 22: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읽고 참 유치하지만 이런 생각을 해보게됩니다..

    "내 삶에서 어떤 문제로 힘겨울 때,
    정확히 그 시기에 이 분(이희석 팀장님)도 그런 고민을 함께 하고
    계셔서 이런 글을 적시에 올려주시면 얼마나 좋을까??^^ㅋㅋ"

    그리고...
    "만약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내 삶의 불확실성도 그다지 무섭지 않을것같다. ㅋㅋ"

    이건... 단지 저만의 생각인가요??ㅋㅋ

  6. 인디 2011.08.22 1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창을 생각하며,
    이런 저런 댓글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어떤 글을 남겨야 할지를 몰라
    그냥 갑니다. (이런 글 조차도 필요할까 말까를 망설입니다)

    어떤 문장으로 마무리 할 까를 생각했지만,
    그 역시도 어렵습니다.
    깊고도 긴 한숨만이 나올 뿐입니다.

    그 한 숨을 이미지로 표현해서 남기고픈 심정이네요. ㅠㅠ

    • 보보 2011.08.28 10: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긴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 이제는 빛으로 나왔다는 소식에 반가웠습니다.
      힘겨웠지만 홀로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생각했다는 말씀엔 감탄했습니다.
      올해 초, 처음 뵜을 때보다 여유와 지혜가 묻어나는 모습에 감동하기도 합니다.
      올해 가을엔 빛나는 랜드마크와 일상의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 드려요~! ^^

  7. 보리 2011.08.22 23: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힘내세요 선생님
    한걸음 앞으로 걸음을 떼기 힘들었던 그 순간에 선생님을 알게되었죠.
    그러고보면 그 때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없을거에요.
    진심어린 글들에서 위로를 받고 살아갈 힘을 얻었던 시간들 많았으니까요.
    지금 선생님 마음의 힘듦까지 함께 나누어 주시니 더욱 감사해요.
    선생님도 이러실 때가 있구나..싶어 안타까운 마음과 공감되는 마음이 교차합니다.
    뵌지 오래되었는데, 곧 밝은 모습 뵙기를 기대할게요.

    • 보보 2011.08.28 11: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죠. 나에게도 이런 날이 있지요. ^^
      자주 오는 편은 아닌 것 같긴 한데, 요즘엔 그렇네요.
      제 곁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보기엔 똑같은가 봐요.
      그래서 이 글을 읽고서 "왜 힘들다는 말을 안 했냐?"고 따지더군요. ^^
      내 생각은 '힘든 걸 무어 말을 해. 그런 건 홀로 묵묵히 이겨내는 거지' 였는데
      서운했나 봅니다. 말을 안 해서 서운하다는 말은 할머니께 종종 듣기도 했네요.

      2007년도 겨울이 떠오릅니다. 그 때 처음 만났을 것이고
      2008년도에 WOW4EVER 가 시작되었지요. 맞나요? ^^
      소중하고 행복한 추억들입니다. 아주 많이.
      그대들의 아가들이 크고 나면 제2의 전성기가 오겠지요.
      그 때 또 함께 공부하고 여행을 떠나 봅시다~! ^^

  8. 봄의새싹 2011.08.22 23: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너무나 힘이 되어주는 말씀들 감사합니다.
    다만 머리에 가슴까지는 가는데.. 발이 안 움직이고 있는
    저를 보게 되네요.. 왜 그럴까요??

    • 보보 2011.08.28 11: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발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지금도 우리의 인생입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하루를 보내야 할 이유입니다.
      오늘은 오늘 피어나는 꽃을 바라보아야 하는 날입니다.
      오늘은 오늘 만나는 이와 행복을 누려야 하는 날입니다.

      봄의새싹님. 질문에 답변은 드리지 못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오늘 행복하시기를, 기원해 드립ㅂ니다.

  9. 2011.08.25 1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11.08.28 11: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유니크컨설팅을 떠올리셨다는 말씀에 수줍게 웃게 되네요.
      이번 주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 되겠군요. ^^
      말씀을 듣고 유니컨 몇 분들과 의논하며 마음의 준비를 해 두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