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아름다운 명랑인생

매미와 나

카잔 2011. 8. 1. 08:57

매미와 나

- 매미가 우는 이유, 내가 살아가는 이유

장대비와 함께 
8월의 첫 날이 시작될 줄 알았습니다. 120mm~150mm 가량의 많은 비가 예보된 날이었으니까요. 잔뜩 흐린 하늘이라 언제 내릴지 모르지만, 8월 1일 새벽부터 오전 8시 현재까지는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후덥지근한 날씨지만, 비온 뒤라 그런지 공기가 맑은 느낌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매미가 웁니다. 신나게 웁니다. 이른 아침부터 울어 제끼는 매미의 근면함과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우는 매미의 열정을 본받자고 연인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가요계에는 여름을 대표하는 가수들이 있습니다. 제가 학창시절이었을 때에는 이정석의 '여름 날의 추억', 이정현의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 등이 여름 가요계를 강타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그룹이 가요계에 등장하면서 대표적인 여름 그룹이 생겨나기도 했지요. 쿨과 클론이 대표 주자가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DJ DOC의 여름 겨냥 곡들은 흥을 최고로 돋구었습니다. 룰라의 '3 4!'나 듀스의 '여름 안에서'도 여름 명곡이라 생각합니다. 

이처럼 여름 하면 떠오르는 가수들은 여럿입니다. 요즘에도 2PM을 비롯한 여러 아이돌이 가요계의 여름을 뜨겁게 달굽니다. 마치 춘추전국시대처럼 가요계의 여름은 여러 세력(^^)들이 각축을 벌이는 겁니다. 하지만 곤충계로 가면 사정이 달라지는 듯 합니다. 여름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곤충은 매미가 아닐까요? 사실 여름은 모기, 사마귀, 메뚜기, 장수풍뎅이 등 곤충이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저는 매미가 먼저 떠오릅니다. 인간과 가장 살가운(?) 곤충은 모기지만, 이 녀석은 곤충이라는 생각보다는 바퀴벌레 등과 함께 해충이라는 새로운 과에 속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곤충이라는 단어에 금방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사마귀, 메뚜기, 장수풍뎅이 등은 서울에서 쉬이 볼 수 없구요. 반면, 우리는 매미가 근처에 있으면, 금방 그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매미는 큰 소리로 울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니까요. 

녀석은 무어 그리 힘들어 매일 우는 걸까요? 엄살이 심한 것도 같고, 자기를 봐 달라고 떼를 쓰는 것도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매미는 나와는 다른 곤충입니다. 나는 엄살이 없는 편이고, 힘든 일이 있어도 다른 이들에게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편입니다.  가족에게는 아직 올해 나를 가장 힘들게 만든 N 사건을 이야기하지 않았고, 연인에게도 힘든 일이 있으면 그걸 지나고 나서야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엄살과 과장이 심한 듯한 매미와는 다른 성정인 겁니다. 

하지만 이것은 매미를 인간의 눈으로 본 왜곡된 시각입니다. 매미의 울음은 짧은 한살이에 대한 한탄도 아니고 힘겨워서 엄살을 부리는 것도 아니니까요. 매미는 천적을 격퇴하거나 근접해서 우는 다른 수컷의 울음을 방해하기 해서 혹은 무리를 이루기 위해 웁니다. 하지만 매미가 우는 가장 주된 이유는 암컷을 끌어들이기 위함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는 매미는 모두 수컷입니다. 더 큰 소리로 우는 수컷이 더 많은 암컷과 사랑을 나눈다고 합니다. 

생의 대부분을 유충으로 보내는 매미. 우화한 뒤 날개 달린 성충의 모습으로 사는 기간은 겨우 한 달. 매미에게 사랑할 시간은 너무 짧습니다. 종족을 보존하기 위한 그 울음이 귀가 따가울 정도로 클 수 밖에 없는 까닭입니다. 안도현 시인은 '매미'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매미는 아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미는 우는 것이다"

수컷 매미는 암컷의 관심과 사랑을 위해 웁니다. 누군가가 쉬이 자기를 발견하기에는 자신의 생이 너무나 짧고 자신의 존재는 너무나 작습니다. 그러니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고, 울지 않으면 세상이 알지 못합니다. 수컷 매미의 울음은 '내가 여기 있음'을 힘차게 알리는 것입니다. 이 즈음에서 나는 '매미와 나는 다릅니다'라는 말을 수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도 매미처럼 누군가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엄살과 하소연을 하는 이유는 관심과 사랑을 얻기 위함입니다. 저 역시 사랑과 관심 없이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다만, 엄살과 하소연이 아닌 다른 방식을 택한 것 뿐이지요. 이렇게 글쓰기를 하는 것도 두 가지의 큰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내가 가진 재능으로 공헌하기 위함입니다. 다른 하나는 세상에 '내가 살아있음
'을 알리는 나다운 방식입니다.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매미, 쓰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나. (실제로 나는 학창 시절 선생님에게는 쉬이 잊혀지는 학생이었고, 지금도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잘 안 드러나는 것 같더군요.)

매미는 서러워서 운 것이 아니라, 파트너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운 것입니다. 또한 매미는 여름을 대표하기 위해 운 것이 아니라, 사랑을 하기 위해 울었던 것입니다. 자기 존재를 알리는 길은 
자신의 꿈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사랑을 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삶의 모든 순간이 사랑할 수 있는 기회임을 깨닫고 기회 닿을 때마다 사랑을 선택하려고노력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의 노력은  삶을 살아가는 최고의 지혜입니다. 엄살이나 하소연도 결국엔 자기다워지려는 애씀이거나 혹은 사랑이 필요하다는 표현이 아닐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 리더십/ 자기경영전문가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컨설턴트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