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압구정역 근처에서 점심 약속이 있었습니다. 함께 만나자고 한 이가 제게 약속 장소를 알려 주었습니다. "압구정역 5번 출구에서 나와서 300m 정도 쭈욱 직진해. 현대고 맞은편에 신사동 주민센터가 있거든. 그 앞에서 만나자. 압구정역에서 좀 많이 걸어야 해." 네, 하고 씩씩하고 대답한 나는 압구정역으로 향했습니다.  


압구정역에서 내려 5번 출구로 나가려는데 무슨 까닭에선지 임시 폐쇄되어 있었습니다. 귀찮게시리 왜 내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 하고 불평하지는 않았습니다. (모든 지하철 승객들에게 일어난 일이니까요.) 폐쇄된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지도 않았습니다. (내게 중요한 것은 원인 파악이 아니었으니까요.)

내가 압구정에 온 목적은 5번 출구의 폐쇄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약속 장소에 도착하여 그와 식사를 하는 것입니다. 둘러서 6번 출구로 나와 보니 긴 걸너편에 5번 출구가 보였습니다. 지하에서는 보이지 않던 5번 출구가 보이니 반가웠습니다. 행동은 절망의 해독제입니다. 괴테는 이런 말을 했지요.

"행동은 힘, 창의력,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한다." - 괴테

6번 출구 바로 앞에 횡단보도가 있었지만 건너지 않았습니다. 그가 말한 300m 즈음 걸어가는 동안에도 여러 개의 신호등이 때문입니다. 6번 출구에서 나와 길을 걷는데, 처음 가는 길인지라 '아직 덜 왔나?' 하고 자꾸 뒤돌아 보게 되더군요. 하지만 이 길이 맞는지 회의하지는 않습니다. 정확하고 길눈이 밝은 그가 분명히 5번 출구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2번째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려는데,
그가 보입니다. 나를 보고 손을 흔듭니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나는 반갑게 종종걸음으로 달려갔습니다. 지하철에서 나와 여기까지 찾아오는 동안, 두리번 거리기는 했지만 지나가는 행인들이 그런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자기 길을 갈 뿐이었습니다.

우리는 만나서 점심식사를 맛나게 먹었습니다. 식사 후에는 회사로 돌아가기 위해 압구정역까지 다시 걸어가야 했습니다. 함께 길을 걸으며 식사장소에서 역까지의 거리가 300m보다는 멀어 보인다는 말을 주고 받았습니다. 그랬습니다. 400~500m 정도 되는 거리였습니다. 식당 웹사이트에서 정확하지 않았지만, 문제 될 것은 없었습니다. 장소찾기에서는 거리상의 약간의 오차가 있더라도 방향이 정확하면 되니까요. 


자기 길을 걷는 사람이 명심해야 할 3가지

1. 오래 걸어가세요.

약속 장소는 지하철 역 바로 앞에 있지 않았습니다. 나와서 걸어야 했습니다. 나를 찾아가는 여정도, 꿈을 실현하는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다움이든, 자신의 꿈이든 하루 이틀의 여정이 아닙니다. 날마다 그 날의 걸음을 걸으며 오래 지속해야 합니다. 다행하게도 자기다움과 꿈을 향한 행진은 고행하듯 걷는 길이 아닙니다.

우리는 즐거움을 누리며 걸을 수 있습니다. 신바람 날리며 콧노래 부르며 걸을 수도 있습니다. 자기 길을 걷는 자는 춤을 추며 걷기도 합니다. 자신이 태어난 목적대로 살면서 수많은 명저를 남기고 떠난 니체는 자기 길을 걷는 희열을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이런 말을 남겼지요. 참 멋진 말을.


"어떤 사람이 정말로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지는 그 걸음걸이를 보면 알 수 있다. 내가 걷는 것을 보라. 자신의 목표에 다가서는 자는 춤을 춘다." - 니체

2. 삶의 표지를 믿으세요.
 

압구정역에서 나와 길을 걷는 동안 그의 안내를 믿고 묵묵히 걸었습니다. 그는 정확하고 길눈이 밝은 사람이었기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믿을만한 표지마저도 의심하다 보면, 걸어갈 힘을 잃게 됩니다. 걸어야 할 시간에 자꾸 회의하는 것 자체가 시간을 낭비하는 일입니다.

살아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는 일들도 있습니다. 피터 드러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파커 파머, 말콤 글래드웰, 레이첼 나오미 레멘 등은 좋은 책을 쓴 작가들입니다. 그들의 말들은 믿을 만한 표지입니다. 검증되지 않은 자신의 지식을 잠시 내려 놓고 그들의 말을 한껏 믿어보기를 바랍니다. 선생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학생의 배움도 없을 것입니다.


살아가다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때 우리를 돕는 것은 내면의 목소리입니다. 직관을 따르세요. 자신의 생각을 믿고, 전진하세요. 그것이 틀려도 자기 생각대로 사는 훈련은 필요합니다. 결국 우리는 시행착오를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그런 시행착오 없이는 제대로 배우는 것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표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 표지가 나타나도 그것을 회의였던 것이 문제였음을 깨닫기를 바랍니다.


"보물이 있는 곳에 도달하려면 표지를 따라가야 한다네. 신께서는 우리 인간들 각자가 따라가야 하는 길을 적어주셨다네. 자네는 신이 적어주신 길을 읽기만 하면 되는 거야."  - 파울로 코엘료

3. 사람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압구정을 나와 걷는 동안에 나에게 "왜 우리 동네에 왔냐?"고 물어 본 사람도 없었고 두리번 거린다고 해서 이상히 쳐다 본 사람도 없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를 쳐다 본 사람이 없었습니다. 모두 자기 길을 걸어갈 뿐이었습니다. 아무도 내가 자기 동네에 사는지 아닌지도 몰랐을 것입니다. 

당신께서 자기 길만 생각하고, 자기 생각에만 빠져 있듯 대부분의 사람들도 자기 길만 생각하고 자기 생각에 빠져 있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대부분의 시간에 자기 생각만 합니다. 자신이 어떻게 비춰질까를 궁금해하면서 말이죠. 다른 사람을 욕하는 것도 잠깐 뿐입니다. 다시 자기 생각으로 돌아갑니다.

사람들이 여러분들에 대하여 그리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모두가 자기만을 생각할 뿐입니다. 연예인들의 어떤 충격적인 사건도 한 달 이상을 회자되는 일은 없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혹 여러분들이 무언가를 실수해도 사람들이 그 일에 관심을 두는 것도 잠깐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 마세요.  

"내 비석에는 제말 이런 비문이 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 멋진 일을 하고 싶었지만, 보스 때문에 못 했다.>" - 톰 피터스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자기 내면의 목소리나 직관의 힘을 믿는 것,조바심을 버리고 과정을 즐기며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자기 길을 걸을 때에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명제들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실천하지 못하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달리 말하면, 완벽하게가 아니라 조금씩만 실천해도 삶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러분, 화이팅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 자기경영지식인/ 유니크컨설팅 이희석 대표컨설턴트 ceo@younicon.co.kr
Posted by 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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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 2011.07.13 22: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힘이 되는 글 감사해요.
    보보의 드림레터 때 받은 감동이 떠오릅니다.
    살아봐야 그 결과를 아는 일, 걸어야 할 때 자꾸 회의하는 것..
    저를 믿고 보다 씩씩하게 걸어갈게요^^

    • 보보 2011.07.31 20: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드림레터 때의 감동이라... ^^
      수년 전의 이야기군요. 아마도 12월의 어느 날,
      한국리더십센터 강연장에서 처음 보리님을 만난 것 같네요.

      드림레터 독자, 강연회 청중 그리고 와우 연구원.
      지금은 인생의 소중한 일로 잠시 만나기 어렵지만
      세월이 지나면 다시 열심히 공부할 날도 오리라 생각합니다. ^^

      그 때까지 씩씩하게 걸어가세요.
      천천히 자유롭게~!

  2. 박경아 2011.07.14 03: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행동은 절망의 해독제. 너무나 멋진 말인 것 같아요.
    오늘부터는!!! 행동의 기쁨을 맛보고 싶어요. 노력해야 겠죠?
    세상에 안되는 건 없잖아요? - 감사합니다.

    • 보보 2011.07.31 20: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박경아 님이 [돈키호테]를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직관적으로 떠올랐습니다.
      시공사에서 나온 책이 완역본으로 읽기 좋을 겁니다.
      이 글을 보게 되실지 그게 의문이네요. ^^

  3. 혜주 2011.07.16 16: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믿을 만한 표지를 갖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제겐 보보 님의 글도 믿을 만한 표지가 되었어요.

    • 보보 2011.07.31 2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 글도 하나의 표지가 되었다는 말씀은 참 감사한 일이네요.
      더욱 믿을 만한 표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