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아름다운 명랑인생

소통을 위한 나름대로의 노력

카잔 2011. 10. 1. 16:38

나는 제대로 배워 둔 것이 없습니다. 교육을 업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가르치는 기술에 대해서 배운 적이 없습니다. 21세기 초반 기업교육 업계에서는 코칭이 유행이었습니다. 나도500만원에 달하는 코칭 교육 과정에 참여했다가 비싼 교육비에 비하여 내용이 부실하다는 생각이 들어 도중에 관두었습니다. 컨설팅이나 상담을 배운 적도 없습니다. 심지어는 대학 공부마저 듣고 싶은 과목만 골라 듣는 바람에 졸업학점을 채우지 못했지요.


나의 배움은 독서와 현장 체험의 조화로 이뤄져 왔습니다. 한 가지 배우고 싶은 주제가 생기면 그에 관련한 좋은 책들을 골라 읽습니다. 그러면서 읽은 책의 내용을 삶으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좋은 책을 고르기 위해서 애를 쓰고 정독해나가는 독서의 과정에도 정성을 다합니다. 이것은 모두 아는 것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한 삶의 현장에서의 노력입니다. 이렇듯 나의 배움은 공교육이 아닌 사교육, 아니 셀프교육으로 이뤄졌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열심히 배워오긴 했지만, 그간 배워온 것을 누군가에게 소개할 때 설명할 길이 없어 참 애매합니다. 학문적 경계가 뚜렷한 대학 공부와는 다른 방식으로 배워왔으니 심리학을 전공했죠, 경제학을 공부했지요 식으로 말할 수가 없는 겁니다. 10년 가까이 진행해 온 와우스토리연구소를 소개하는 일도 제겐 곤욕입니다. 분명히 독서모임이 아님에도 한동안 독서모임이라고 소개하고 말곤 했습니다. 책을 읽긴 하니까요.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블로그에서 한 번 즈음은 소개해도 되겠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잘 설명할 자신이 없었고 설명의 필요성도 못 느꼈습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하고 제대로 표현하는 일에 무관심했던 까닭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글을 쓰다가도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때엔 문득 글쓰기를 멈추게 될 때가 있습니다. 한 두 단어로 넘어가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는 겁니다.


제가 가장 자주 만나는 사람들은 와우연구원들입니다. 마냥 함께 어울려 놀 때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나 고민을 듣고 이런 저런 해답을 모색하는 대화가 더 많습니다. 이런 와우들과의 만남에 대하여 글을 쓸 때, 내가 코칭 교육을 받은 전문 코치라면, “오늘 와우 연구원을 만나 코칭을 진행했습니다”라고 말하면 그만이지만 나는 전문 코치가 아닙니다. 상담가도 아니기에 상담을 했다고 표현하는 것도 민망합니다.


대화를 나누었다는 말을 주로 썼지만, 이 표현은 전부가 아닌 일부만을 표현할 뿐입니다. 그래서 선택한 단어가 멘토링입니다. 이 글을 쓰기 된 것도 ‘멘토링’이라는 단어 하나를 쓰기 위함입니다. 누군가를 만나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것을 표현할 적당한 단어를 찾지 못해 한동안 생각했던 것입니다. 나는 ‘멘토링’이라 부르고, 멘토링의 사전적 정의가 아닌, 내가 하는 일을 멘토링의 의미로 삼기로 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의미 있는 피드백을 전해 주는 것입니다. 멘토링의 본래 의미처럼 내가 멘토의 수준에 올라서서 통찰이 깃든 지혜를 전수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제가 알고 있는 최선의 이야기를 들려 주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이것은 스스로 정답을 찾도록 질문 스킬을 발휘하는 코칭도 아니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적 지식과 조언을 주는 상담도 아닙니다. 말하자면 세 단어 중에서 멘토링이라는 단어에 끌린 게지요.


나에게 멘토링은 그들이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신감을 갖도록 돕는 것입니다. 또한 그들이 가진 재능과 타고난 기질을 발견하도록 내가 느끼고 관찰한 것들을 전해 주는 일입니다. 나는 원래 자신감이라는 주제의 글을 쓰려 했습니다. 글은 이렇게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와우 연구원을 멘토링할 때의 힘겨운 점이 있습니다.” 자신감에 관한 일화로 와우 연구원을 만났을 때의 이야기를 하려던 참이었지요.


하지만 그들과의 만남을 ‘멘토링’이라 표현하고 나니 그것이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듯하여 이 글을 쓴 것입니다. 종종 자신이 가는 길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 일은 귀찮은 일이고 때론 어려운 일입니다. 내 삶일 뿐이니 굳이 이해시킬 필요는 없잖아,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하지만 소통은 필요합니다.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니까요. 소통은 좋은 것입니다. 오해를 줄이고 이해를 늘리니까요.


나는 내 글을 읽어주는 독자들과 잘 소통하고픈 욕심이 있습니다. 그 욕심 때문에 단어 하나에 매달려 긴 글을 썼습니다. 욕심이 과한 걸까요? 필요했던 욕심일까요? 궁금한 일입니다. 허허.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리더십/ 자기경영전문가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컨설트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