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수영장의 물이 몽땅 사라진 이유

카잔 2011. 12. 5. 12:40

어느 아파트 상가 1층, 불꺼진 부동산 중개업소의 유리 벽에는 "아파트 투자의 전당"이라는 카피가 붙어 있었습니다. 전당은 '높고 크게 지은 화려한 집'이란 뜻인데, 부동산은 5평 남짓 되는 작은 규모인데다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럴싸한 이름을 갖다 붙이기는 쉽습니다.

자기경영전문가라고 이름을 붙이기는 얼마나 쉬운지 모릅니다. 독서코치는 또 어떠한지요? 부동산 중개업소를 보며, 나의 간판에는 거품이 없는지 살피게 됩니다. 내다 걸어놓은 간판과 내부의 실제 사정이 차이가 없으면 참으로 좋겠지요. 

간판(名)이 앞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실(實)이 앞서는 이도 있습니다. 이름을 내세우는 것이 수월한 사람이 있는 반면, 그것이 참 민망한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것이 옳다 할 수 없습니다. 자기 기질을 따라 살되, 부족한 것을 채워가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너는 실이 없으니 허풍이다, 너는 명을 세우지 못하니 고리타분하다, 고 서로 타박할 일이 아닙니다. 타고난 기질과 반대로 살면 스스로 시들게 됩니다. 자연스레 간판을 앞세우게 되는 이들은 앞으로도 그리 살고, 내실을 다지게 되는 이들은 앞으로도 그리 사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명실상부가 중요함을 명심하여, 종종 자신이 내다 건 간판과 걸맞는 일을 하고 있는지 살피며 부단히 내실쌓기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자신의 내실에 걸맞는 세상과의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살피며 세상의 알 권리에 화답해야 할 것입니다.

2주 전, 갤러리아팰리스 내 수영장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수영하러 갔지만, 그냥 되돌아와야 했습니다. 풀(pool)에 물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수질 개선을 위하여 5일 동안 영업을 하지 않는다네요. 고품격을 지향하는 오피스텔인데, 명성에 걸맞은 내실을 갖추려는 노력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이 오피스텔은 올해 지하주차장 바닥 공사를 마치기도 했고,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로 이어지는 바닥의 타일공사도 끝냈습니다. 갤러리아팰리스는 '유리로 둘러싸인 궁전' 정도라 풀이될 텐데, 이름에 걸맞은 내실을 갖추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사뭇 감동했습니다.

정말 궁전처럼 화려해서가 아니라, '부지런한 노력'이 나의 '게으름'과 대조를 이루어 내 마음에 울림을 주었던 겁니다. 내 삶에도 부탁의 말을 하고 싶습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좋다, 명실상부를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이어가 다오. 그리고 스스로 결심합니다. 꼭 그러겠다고.

입주민들의 불평 때문에 마지못해 시작한 개선이었는지는 확인해 봐야겠지만, 나는 내 삶으로 돌아와 '자발적인 개선'에 들어갔습니다. 나름 괜찮지, 라는 타협은 나를 탁월함으로부터 점점 멀게 할 뿐입니다. 타협 대신 스스로 세운 기준으로 정직하게 성찰해야 할 것입니다.

타인을 대할 도구는 관대함이어야 하고, 나를 돌볼 도구는 엄격함이어야 합니다. 무엇이든지 서로 뒤바뀌면 혼란과 정체가 생깁니다. 빨간색 신호에 차들이 출발한다고 생각하면 쉬이 이해됩니다. 관대함과 엄격함의 사용대상을 뒤바꾼 채로 살아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오늘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자기경영전문가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컨설트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