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슬럼프 극복의 3단계

카잔 2012. 4. 26. 13:38

 

이메일 한 통을 받았습니다. 메일을 보낸 이와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블로그의 댓글을 통하여 마음을 주고 받은 터라 반가웠습니다. 오랜만의 소식이기도 했구요. 나는 두어 번을 읽었습니다. 이런저런 고민이 담겨 있었지만, 스스로 이겨낼 힘이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에너지가 있는 듯 하여 왠지 기분이 좋더군요. 

 

메일 중에는 이런 문장도 있더군요. "종종 블로그에 들리긴 하지만 댓글 남길 용기를 상실해서 눈팅만 했네요. 하하." 댓글 남길 용기를 상실했다는 말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생각이 많은 사람입니다. 너무 많은 생각으로 스스로를 괴롭히기도 하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가 실행할 시기를 놓치기도 합니다. 나는 이렇게 회신했지요.

 

"그래서 오랫동안 댓글을 남기지 않으신 거군요. 이해합니다. 심지어는 블로그의 주인인 저도 한 달 동안 글을 쓰지 않다가 다시 글을 쓰려니 무엇을 써야 하나 하고 막막하던 걸요. 하지만, 용기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는 것임을 기억합시다. 용기가 사라진 것은 아마도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할 때 그 행동을 하지 않아서인지도 모르지요."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메일에는 적지 않았습니다. 그도 알고 있을 내용이니까요. 그는 이런저런 조언을 던지는 선생이 아니라, 그저 마음을 나누고 이야기를 들어줄 메일 우정이 필요했을지도 모르고요. 전송하고 나니, 행동과 무기력 그리고 용기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나의 블로그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생각을 쏟아냅니다.

 

사람들은 무기력해서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고 말하지만, 아무 일도 하지 않아서 무기력해진 것인지도 모른다. 해야 하는 일을 게으름으로 밀쳐둘 때마다 혹은 하고 싶은 일을 마음 속으로 쑤셔넣을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무기력해진다. 혹은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실행할 시기를 미룬다. 이 역시 아직은 내가 미약하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많은 생각이 쏟아져 나올 줄 알았는데, 달랑 네 문장 뿐이더군요. 역시 깊진 않군, 하고 생각하지는 않으렵니다. 대신 떠올린 생각들을 더 심화시키고 내 삶에 적용하는 일에 애쓰려구요. 나에게는 심오한 지성도 필요하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단순한 실천이 더욱 필요하니까요. 나 역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느라 실행할 시기를 놓치곤 한답니다.

 

나도 종종 단기 슬럼프에 빠집니다. 무기력을 떨쳐내고 용기를 발휘하려면 어떤 하나의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 냅니다. 그리고 행동합니다. 행동하다보면 에너지가 생겨날 때가 많습니다. 오늘도 오전 두 시간을 멍청하게 보낸 것을 후회하다가 지금부터라도 하루를 잘 보내야지, 하면서 사무실 정리를 말끔히 해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썼지요.

 

사람들이 행동하지 않은 이유는 다양합니다. 1) 행동에는 책임이 따르지요. 그것을 피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2) 자신이 아직 잘 모른다고 생각하거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행동을 미룹니다. 3) 단순한 게으름 때문이기도 합니다. 책임을 회피하려는 미성숙, 완벽주의, 게으름을 덜어내면 행동하기가 쉬워질 것입니다.

 

슬럼프 극복의 3단계

 

첫째, 인식을 전환하기.

무기력해서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 일도 하려고 들지 않아서 무기력해진 것이다.

 

둘째, 몸을 움직이기.

전체를 장악하려 하지 말고, 작은 행동부터 시작한다.

30분 내에 끝낼 수 있는 일이면 무엇이든 달려든다.

 

셋째, 실행의 장애물 걷어내기.

어떤 일이든 책임을 지겠다고 결심한다.

어른은 지혜롭거나 힘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책임지는 사람이다.

실패는 있을 수 없어, 라는 생각을 버린다.

누구나 시행착오를 통해 더욱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법이다.

행동의 게으름은 몸을 움직으로 넘어설 수 있지만

인생 전반에 걸친 나태함은 새로운 목표를 새움으로 떨칠 수 있다.

 

슬럼프를 덜어내는 방법을 세단계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간단하지만, 늘 나를 구해주는 방법론입니다. 단기 슬럼프를 넘어서는 데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장기 슬럼프는 어떡하냐구요? 글쎄요. 그런 분이 나를 찾아오신다면 먼저 이런 질문을 드릴 것 같네요. "슬럼프를 벗어나기 위해 제가 제안하는 것들을 제대로 실천할 마음이 있으신가요?"

 

놀랍게도 장기 슬럼프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힘겨워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하거나 위로 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더 강한 나머지, 실제로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상황이 얼마나 좋지 못한지에 대한 설명보다 슬럼프를 넘어서기 위해 무엇이든 해내겠다는 의지를 보일 때, 나는 그와 대화를 나누고 싶은 것입니다.

 

한 가지 더. 모든 슬럼프를 떨쳐버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감정이 동반된 슬럼프는 감정을 충분히 느끼면 자연스레 우리를 떠나가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것은 슬럼프가 아니라 슬픔과 고통입니다. 슬픔과 고통은 감정이라면, 슬럼프는 현상입니다. 자기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현상. 그러니 고통과 슬픔은 떨쳐낼 것이 아니라 화해해야 할 대상입니다.

 

슬럼프도 감정을 주지요. 하지만, 그것 감정이라기보다는 기분에 가까울 것입니다. 답답함이나 안타까움과 같은 기분 말이지요. 슬럼프와 감정적 힘겨움을 구분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조금이라도 도움 되면 좋겠습니다. 오늘 서울 하늘은 기가 막힌 빛깔이네요. 모두들 슬럼프와는 거리가 먼 하루, 파란 하늘처럼 기분좋은 하루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기경영지식인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 ceo@youni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