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하여

카잔 2013. 1. 11. 14:09

 

 

1.

TV를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휴식 시간 혹은 자극이 필요할 때 종종 TV를 본다. 대개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를 보는데, TV를 보면서 다른 일을 하지는 않는다. TV만을 집중해서 보는 것이 재미와 유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를 두고 자체 실험을 한 적도 있다.)

내가 보는 프로그램은 정해져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 아니면 드라마다. 피로가 쌓여 웃음이 필요할 때에는 예능을 보기도 하지만, 그런 일은 드물다. 분기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정도이니 드물다고 해야겠다. 12월에 무한도전을 보았는데, 3~4개월 만에 본 예능이다.

나는 드라마를 보면, 글을 쓰고 싶어진다. 극본을 쓴 드라마 작가를 부러워하고 질투하기 때문이다. 연기자들의 연기력에도 감탄지만, 대개는 작가에 감탄하는 편이다. 아! 나도 이런 스토리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들기에 드라마를 보고서는, 나는 실제로 글을 쓴다. 드라마를 자주 볼 시간은 없음이 아쉽다. 최근 본 드라마는 <신사의 품격>이고,그 이전에는 <이산>이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삶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난다. 자신의 꿈을 향해 힘차게 도전한 참가자들의 모습 그 자체가 감동이고 떨림이고 자극이다. 나에게 오디션 프로그램은, 좋은 자기계발서처럼 나를 고무시켜 움직이게 만든다. 오늘도 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자극과 에너지를 받아 오후를 살아갈 힘을 얻었다.

 

 

2.
12월 30일 방송된 <K팝스타2>를 보았다. 며칠 전에 40분 정도를 보던 장면에 이어서 나머지 방송분을 보았다. '펑키 레이디스'의 김다솔 양이 탈락하는 장면은 거듭 보았다. 함께 2주 동안 공연을 준비하며 친해진 '펑키 레이디스'의 다른 멤버들(전민주, 니콜커리, 남다원 양)은 모두 합격했기에, 다솔 양의 탈락이 더욱 아쉬웠다.

 

<김다솔 양의 마지막 도전 장면 http://tvpot.daum.net/v/va243uRVTRe7hkTq8874qGq>

 

 

오디션에 합격한 세 명은 백스테이지에 내려가자마자 기뻐할 새도 없이 다솔 양의 탈락을 슬퍼했다. 그들은 울음을 터트렸다. 다솔 양은 거듭 "왜 울어? (난) 괜찮아, 괜찮아"라고 말했다. 나는 다솔 양의 모습에 감동했다. 탈락의 쓴 맛에 정신이 얼얼할 텐데도 다른 팀원들을 위로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탈락한 일부의 참가자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나도 벌써부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마지막 캐스팅 권을 쥐고 있었던 JYP에서 다솔 양을 캐스팅하지 않을 때부터 눈물이 났다. YG에서 그녀에게 10초의 기회를 주었을 때, 다솔 양은 기어들어갈 듯한 목소리로 "노력할게요", "열심히 할게요" 라는 말을 했었다. 간절했고 그래서 탈락의 결과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오디션장을 나온 펑키 레이디스는 서로 다른 길을 가야 했다. 그들을 쉬이 헤어지지 못했고, 다솔 양은 의연한 표정으로 괜찮다는 말을 했다. 다솔 양은 전민주, 니콜커리, 남다원 양과는 다른 길을 가야 했다. 결국 각자의 길을 갔다. "같은 꿈을 꾸었던 지난 2주간의 추억을 뒤로하고" 다솔 양은 오디션 여정에서 하차했다. 이제 다음 방송에서는 다솔 양을 볼 수 없을 것이다. 

3. 
오늘 보았던 장면 중에서 나는 김다솔 양의 모습에 가장 큰 감명을 받았다. 최선을 다한 다솔 양에게 박수를 보내었고, 탈락의 결과 앞에서도 의연하게 행동하며 오히려 팀원들을 위로한 것에 감동했다. 오디션장을 떠나는 모습에서, 다솔 양을 마지막으로 인터뷰해 주지 않은 제작진이 얄미웠다. 떨어진 소감이라도 듣고 싶었는데, 아쉽다. 

아무렇지 않은 듯이 "괜찮아 괜찮아"라고 말하는 다솔 양의 말이 귓가에 생생하다. (나는 다솔 양의 탈락 장면을 세 번 보았다.) 정말 대수롭지 않아서 그렇게 말한 것은 아닐 것이다. 무대에서 다솔 양은 여러 번 "노력하겠다"는 말을 했고, 간절한 표정이었으니까. 다솔 양이 내 앞에 있다면 이런 말을 전해 주고 싶다. 수고했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감동을 받았다고.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더욱 성장하고 도약했으면 좋겠다고.

잠시, 내가 유명한 사람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격려 메시지라도 전하면 좋을 텐데...! 하지만 금새 생각이 달라졌다.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에는 유명 여부가 중요하지 않을 테니까. 그래서 다솔 양의 홈피나 블로그를 찾아 댓글이라도 남기려 했더니 검색엔진에서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사실 검색엔진까지 뒤져볼 시간이 없었다.  

나는 이제 나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다솔 양을 비롯한 어린 친구들의 꿈을 향한 도전을 생각하며 나또한 내 꿈을 향한 열심을 발휘하기를 다짐하면서 나의 플래너를 들여다본다. 오늘 해야 할 일을 어서 마무리하고 저녁에는 글을 써야겠다. 그리고 자신의 꿈을 향해 오디션 장에 서는 그 떨리는 도전을 나도 자주 해야겠다. 내가 살아있음을 한껏 느끼며 살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