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평생동안 추구할 5개의 가치

카잔 2013. 6. 8. 10:22

 

내가 처음 인생의 가치를 세운 것은 20대 초반의 일이다. 하이럼 스미스의 『10가지 자연법칙』을 읽은 덕분이다. 나는 평생 추구할 만한 14가지의 목록을 세웠고, 나의 행동을 지배하는 가치라는 뜻으로 그 목록을 '지배가치'라 불렀다. 나를 꽤나 뿌듯하게 만든 작업이었다. 영원불변할 가치가 아니라, 수정하고 대체될 수 있는 목록이었다.

 

목록은 한동안 내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 아름다운 것을 추구함에서 오는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나는 당시 벤자민 프랭클린이 자서전에서 했던 말을 믿었다. 노년의 그는, 자신이 세운 가치와는 한참 동떨어진 사람이지만 젊은 시절에 세운 가치 덕분에 조금이나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고 했다. 나는 지금도 그의 말을 푯대로 삼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시의 내가 간과한 사실이 있다. 인생 가치는 자기이해를 바탕으로 세워져야 한다는 점을 나는 몰랐었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태어났느냐를 고려하기보다는 그저 세상이 말하는 훌륭한 사람이 되면 좋은 삶이라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자기이해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세운 인생 가치라면, 그 가치를 추구함으로 훌륭한 사람이 될 순 있어도 자기실현이나 자기다움과는 멀어질 수 있다. 나는 이러한 사실을 파커 파머의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를 읽으며 절감했다. 나는 이 책을 스물 다섯에 읽었다. 덕분에 가치 추구의 삶에서 자기 이해의 삶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이후 십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간간히 14가지의 지배가치를 들여다보기는 했지만, 내 인생의 목표는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여 타고난 재능과 기질을 발견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이 나의 바람이었다. 와우스토리연구소라는 공동체의 리더로 살면서 그 꿈을 이뤄왔다.

 

서른이 넘어서면서 종종 니체를 읽었다. 철학 전공자가 아니지만, 철학서를 읽은 것은 낭만적인 내 기질을 보완해 주었다. (생각할수록 다행스러운 일이다. 큰 행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진지한 철학서 읽기는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사유 훈련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니체는 생각없이 지니게 된 기존의 도덕과 가치를 점검하라고 말한다. 아니 아예 망치를 들고 자신이 직접 사유하여 받아들이지 않은 가치들과 인간을 속박하는 가치들을 깨부수라고 부추긴다. 자신이 받아들이지 않은 가치에 따라 사는 것은 삶을 엉터리와 가짜로 만든다. 그러니 진정으로 추구할 자신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 

 

나는 다시 내가 추구하고 싶은 가치를 찾기 시작했다. 20살 무렵에 세웠던 가치가 온갖 좋은 말들을 끌어들이려고 노력한 산물이었다면, 지금 세우는 가치는 나다워지려는 자연스러움의 결과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나 자신이 되는 여정과 무관한 것이라면 무관심했다.

 

나는 여러 가지에 관심과 시간을 주어 이런 사람도 되고, 저런 사람도 될 수 있지만, 그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신이 내게 기대하며 주신 재능과 기질에 적합한 오직 그런 삶을 살고 싶다. 그것의 구체적인 그림은 작가요, 교육자요, 공동체의 리더다. 나는 어떠한 작가요, 리더인가? 그 물음에 답하기 위해 나는 아래의 가치들을 추구할 것이다.

 

자유. 내가 가진 것을 발견하고 힘껏 활용하여 자유를 누린다. 이것은 내 본성이다. 

균형. 극단을 싫어하고 모든 가치는 그것의 반대가치와 조화를 이룬다. 추구할 목표다.

사랑. 단 하나의 보편적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사랑이다. 사랑이 최고의 힘이요, 진리다.

용기. 나의 가치를 실천하는 데 필요한 용기를 발휘하자. 내 연약함을 보완하는 가치다.

공동체. 내 생의 기쁨을 발견했다면, 다른 이들도 그들 생의 기쁨을 발견하도록 돕자.

 

결국 정반합의 과정을 거친 셈이다. '맹목적인 가치 추구의 삶'에서 '자기 이해의 삶'을 거쳐 이제는 '자기다움을 돕는 가치 추구의 삶'으로! 무언가를 방향으로 삼으면 목표의식이 생기고 에너지를 얻는다. 자기다움을 추구할 때에는 소명의식이 생기고 편안함을 얻는다. 나는 비로소 목표와 소명을 일치시키기 시작했고, 열정과 편안함을 모두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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