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자유로운 단상노트

짧은 인생, 재미 흐드러지게!

카잔 2013. 11. 23. 11:46

 

1.

맛없는 음식을 계속 먹을 사람은 없다.

배고픔이 채워지면 섭취는 이내 중단된다.

 

맛있는 음식은 계속 먹게 된다.

배고픔이 채워져도 과식으로 이어진다.

건강을 위한 섭취인데 건강을 헤치면서까지 진행된다.

맛있는 음식의 딜레마다. 식욕이 우리를 살리고 죽인다.

 

우선 욕망은 우리를 살아있게 만든다.

아름다운 여인 앞에서 흥분하는 남성은

그가 살아있음을, 그녀가 존재함을 알리는 것이다.

(흥분하지 않으면 그의 남성성과 그녀의 자존심은 구겨질 터.)

 

욕망은 우리를 죽이기도 한다.

치명적인 사랑, 눈먼 욕심 등의 말들은

욕망에는 적정한 절제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말일 게다. 

('적정한'이라는 단어가 무책임하긴 하지만.) 

 

인생은 짧다.

맛난 음식을 위해 돈을 아끼지 말지니.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맛난 음식이라도 무절제하게 들이키지 말지니.

 

2.

맛없는 음식을 계속 먹는 사람은 없지만,

재미없는 책을 계속 읽는 사람은 있다.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의식이나 과정이 아니라면

나는 재미난 책들을 찾아 읽기를 권하는 독서가다.

 

재미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어떤 이는 감각적인 즐거움을,

다른 이는 깨달음에서 오는 희열을,

또 어떤 이는 인식의 지평이 넓어짐을 두고 재밌다고 한다.

 

독서는 일차적으로 자신만의 재미를 맛보며 진행되어야 한다.

베스트셀러니까, 뉴욕타임스 선정 고전이니까 읽어야 한다는 

모든 독서 의무론을 나는 배격한다.

무엇보다도 독서를 통한 학습의 당위성에도 반대한다.   

 

어떤 이는 읽으면서 배우지만, 다른 이는 들으면서 배운다.

말하면서 배우는 사람, 행동하면서 배우는 사람도 있다.

자신이 언제 가장 잘 배우는지를 파악하여

그것은 주된 학습의 길로, 독서는 보완으로 삼아도 된다.  

 

요컨대, 인생은 짧다.

의무 뿐만 아니라 소원으로, 지루함보다는 재미로 삶을 채우자는 말이다. 

누구를 위한 의무인가? 누구를 위한 독서인가?

자신의 삶을 위한 의무, 자신의 재미를 위한 독서이기를.

 

3.

내게 맛난 음식은 리얼크래커 초코다.

작은 상자 하나에는 두 봉지가 들어있다. 맛나도 하루 한 봉지만 먹는다.

아예 먹지 않는 게 쉽지 한봉지를 남기고 중단하기란 어렵다.

건강을 위해 욕망을 참는다. 어렵지만 필요한 일이다.

 

무어 그리 스스로를 괴롭히며 사냐고?

기억나실 거라 믿는다.

재미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이게 나의 재미다. 나를 컨트롤하는 재미!

 

내게 재미난 책을 선사하는 작가는

고종석이다. 일급의 재미다. 그를 읽으면

내 생각들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고

모호하게 알던 부분들이 명료하게 정리가 된다.

 

재미를 던져 주는 작가는 여럿 있다.

픽션으로는 김영하, 최인훈, 윤대녕.

논픽션으로는 구본형, 알랭 드 보통, 수잔 손택.

니체, 롤랑 바르트, 포퍼도 또 다른 재미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