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불만족스러웠던 문학 첫 수업

카잔 2014. 2. 25. 10:29

 

인문학 수업을 시작한 것은 2013년 봄이다. 인류의 위대한 지적 유산을 함께 공부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Great Legacy Academy의 출발이었다. 문학과 역사 그리고 철학의 주요 흐름을 꿰고 인문 소양의 골격을 세우는 것이 과정의 목표였다. 과정은 만족스럽게 진행됐고, 어제는 문학수업 2기의 첫 수업을 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수업에 대한 나의 만족도가 낮았던 수업이었다. 물 흐르는 듯한 진행을 하지 못했고, 명료하게 설명하지도 못했다. 왜일까? 두 가지의 주요 원인이 떠올랐다.

 

1) 수업 직전 30분~1시간 정도의 최종 준비를 하지 못했다. 머릿 속에 든 지식은 1기 때보다 많아졌지만, 수업 진행은 1기 때보다 효과적이지 못했다. 구슬을 꿰어내는 데에 실패한 것이다. 내가 말하는 수업 직전의 최종 준비(유인물 검토, 시작과 클로징 멘트 정리 등등) 시간을 연구실 정돈과 저녁 식사로 포기해 버렸다. 결정적 판단 미스다. 

 

2) 허용될 만한 편안함의 정도를 넘어섰다. 수업을 (토즈가 아닌) 개인 연구실에서 진행했는데, 수업 후에 내 복장을 보니 너무 자유로웠고 편안했다. 어제는 식사를 마치고 내가 먼저 연구실에 올라와 30분 정도 개인 시간을 가지며 양치질도 하고 수업 복장으로 옷도 갈아입으려 했는데, 식사 후 바로 수강생들을 만나는 바람에 함께 연구실로 갔다. 내가 수업 복장을 따로 갖출 만큼 외모를 중시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어제의 복장은 수업을 도울 적절한 긴장감을 말살시켜 버렸다.

 

수업 후, 수강생 두 명이 수업에 대한 반응을 보여왔다. 유인물이 유익했다는 의견, 지난 역사 수업에 이어 문학도 기초 지식을 쌓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피드백이었다. 수업을 망친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되었지만, 나의 목표는 수강생들의 깊은 만족감이다. 남은 네 번의 수업 때 만회해야겠다. 수업 자료를 성실하게 준비하고, 중요한 핵심 지식을 더욱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공부해야겠다. 그리고 태도에 영향을 미칠 복장에도 신경을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