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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시대의 문학 작품들

카잔 2014. 3. 20. 16:49

 

 

르네상스 문학을 공부하면서 주요 작품들을 읽는 요즘이다. 지난 해, 세계문학사를 강의하면서 서양문학의 주요 흐름을 일갈해 둔 것이 공부의 방향과 초점을 분명하게 만들어 주었다. 공부에서 거시적 안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나인데, 공부하면서 거듭 그 중요성을 절감한다. (르네상스 문학으로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궁금한 분들이 계실지 몰라 나라별로 최고의 주요 작품 하나씩만 소개해 본다.)

 

국가

작 가

작 품

특 징

이탈리아

보카치오

『데카메론』

<인곡>, 최초의 근대인

프랑스

몽테뉴

『수상록』

최초로 자기이해를 추구한 에세이

영국

셰익스피어

『햄릿』

역사상 최고의 극작가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우신예찬』

당시 유럽의 지적 군주

스페인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소설계에 미친 엄청난 영향

 

한 권씩만 뽑다보니 불가피하게 빠진 작품이 있었다. 이를 테면, 프랑스에선 라블레의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을 포함하고 싶었다. 어제 오늘 『햄릿』을 읽었다. 이 작품으로부터 시작해 셰익스피어의 희곡들을 연달아 읽을 계획이다. 그의 위대함을 내 머리와 가슴으로 느끼고 나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하지만 세 권을 내리 읽고도 무감동하면 그와의 교감은 다음으로 미룰 것이다.

 

밑줄 그었던 문장을 몇 개 정리해 둔다. 말하자면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나오는 명언들>이라 할 수 있겠다.

 

1. "약한 자여, 네 이름은 여자로다"

: 덴마크의 왕자 햄릿이 어머니의 너무 이른 재혼을 두고 한탄하면서 내뱉은 독백.

(햄릿의 아버지인 덴마크의 왕은 동생 클로디어스의 손에 의해 죽었다. 그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햄릿의 어머니는 클로디어스와 재혼했다. 왕은 유령으로 나타나 자신의 아들에게 억울한 죽음을 알린다. 하지만 저 독백은 아직 유령을 만나기 전의 일이다.) 

 

2. "이걸 적어두는 게 좋겠다,

사람이 웃고 웃으면서 악당일 수 있음을."

: 유령이 된 아버지에게 삼촌 클로디어스의 악행을 전해 들은 햄릿의 반응 중에서.

 

3. "귀는 모두에게, 입은 소수에게만 열고

모든 의견을 수용하되 판단은 보류해라.

(중략) 축복으로 끝낸 말이 네 안에서 여물기를."

: 재상 폴로니어스가 길을 떠나는 아들에게 건네는 당부 중에서.

 

4. "난 호도알 속에 갇혀 있다 해도,

내 자신을 무한 공간의 왕이라 생각할 수 있다네."

: 햄릿이 어릴 적 친구들과 나눈 대화 중에서.

 

5. "인간이란 참으로 걸작품이 아닌가!

이성은 얼마나 고귀하고, 능력은 얼마나 무한하며,

생김새와 움직임은 얼마나 깔끔하고 놀라우며,

행동은 얼마나 천사 같고, 이해력은 얼마나 신 같은가!

이 지상의 아름다움이요 동물들의 귀감이지.

헌데, 내겐 이 무슨 흙 중의 흙이란 말인가?"

: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 후의 햄릿이 아직 행동하기 전에 친구들과 나눈 대화 중에서.

(르네상스 시대의 인간관과 햄릿이 처한 비참한 상황이 대비되어 고뇌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