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Story/즐거운 지식경영

인문학 첫 공부를 돕는 책들

카잔 2014. 4. 6. 07:55


1.

모티머 J. 애들러의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은 제대로 책을 읽고자 하는 이들, 특히 공부와 연구를 직업으로 삼으려는 이들에게 매우 요긴한 책이다. (독서를 처음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권했을 때의 대체적인 반응은 너무 디테일하고, 어렵고, 지루하다는 것이었다. 참고하시라.) 


지금까지 읽은 독서법에 관한 책을 두 권만 읽으라면,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과 『나는 읽는 대로 만들어진다』다. 전자는 내 독서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후자는 나의 첫 책을 개정판으로 다듬어 보완하기 위해서다. 둘 다 내게 필요한 일이니 죽기 전엔 해내겠지.




2.

모티머 J. 애들러의 새로운 책, 『평생공부 가이드』가 번역되었다. (공부와 독서라는 주제로 새로운 책들을 많이 출간해주어 고마운 유유출판사의 책이다.) 독서법의 디테일을 알려 준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과는 달리 '공부 머리'를 잡아주기 위해 거시적 담론을 담은 책이다. 출판사 책소개를 보시라.


"평생공부를 하고자 할 때 대체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먼저 저자는 가장 이상적으로는 모든 사람이 종합적 교양인이자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학교 교육을 받는 시기와 성년기에는 종합인이 되어야 하고, 중간의 대학 시절에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지식의 전 영역에서 학식을 고르게 익혀야 한다.

저자는 종합적 교양인이 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우선 고대부터 현대까지 시대별로 앎을 어떻게 분류했는지, 그 분류가 시대의 요구에 어떻게 부합했는지 현대에는 이 분류를 어떻게 응용하고 확장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그다음 앎 자체가 무엇인지 탐색하며 종합적 교양인에게 전문적 학식과 함께 인간의 모든 학식에 종합적으로 접근하는 인문학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종합적 교양인이 되려면 무엇을 어떻게 공부하라고 하나하나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나 흔해서 의미조차 희미해진 ‘교양인’과 ‘인문학’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따져 묻는다. 그리고 그 묻는 과정에서 독자에게 올바른 앎이란 쏟아지는 정보를 암기하는 따위가 아니라 삶 자체에 녹아들어 자신과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최근 GLA(Great  Legacy Academy) 수강생 분들에게 8시간에 걸쳐 인문학 공부를 위한 기본소양을 강의했었다. 그 다음 수업은 고대부터의 현대까지의 생각의 큰 흐름(철학사와 문학사)와 시대별 변화의 흐름(세계사)을 거시적인 관점으로 훑어볼 텐데, 기존의 강연에 이 책의 내용까지 보완해야겠다.


3.

인문학 범람의 시대다. 무엇이 범람인가? 인문학을 바라보는 관점의 범람이고 인문학 책의 범람이다. 관점의 범람은, 처음 접한 하나의 관점이 전부라는 여기는 독단적 태도를 지양한다면, 반길 일이다. 인문학 책의 범람은 조심할 일이다. 수요(독자들)의 넘침은 자칫 공급자(저자들)의 부실을 부르기 때문이다. 


유행의 파괴적인 물결 속에서 훌륭한 저서를 지켜내는 것이 비평가의 임무라고, 헬렌 가드너는 말했다. 임무를 잊지 않으려고 인문학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 권할 만한 추천서를 소개한다. 내가 좀 더 부지런하다면 자세한 설명과 함께 소개하면 좋겠지만, 우선은 책의 제목만 적는다.


-서동욱 외『싸우는 인문학』 : 인문학은 박학이 아니라 회의와 탐구를 통한 견문이다. 이 책처럼. 

-박홍순『저는 인문학이 처음인데요』 : 쉽다, 친근하다, 그리고 저자가 인문학을 안다.

-강신주『철학이 필요한 시간』 : 강신주는 인문소양이 인문정신과 지식의 조화임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