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내 일에 대한 단상

카잔 2008. 4. 4. 23:21

 

4월 3일, 한양대학교에서의 강연은 퍽 즐거웠다. 학생들의 진지한 반응에 나도 덩달아 신이 났다. 주최측에서 한 시간이나 시간을 더 주어서 조금 더 많은 얘기를 풀었고, 그들의 질문도 몇 가지 듣고 대답을 했다. 강연을 하는 것은 살아가면서 내가 이 땅에 온 목적에 가장 가까워지는 순간이다. 의미와 기쁨으로 충만해 지는 시간이다. 머리 뿐만 아니라, 나의 모든 감각, 온 몸이 이 시간을 즐거워한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강연을 할 때엔 오히려 에너지가 생겨난다. 잘 하는가, 라는 질문은 뒤로 해 두고, 일단 내가 진정 강연을 즐긴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분명하다. 내가 하는 일에서 놀이에서 느껴지는 즐거움을 얻고 있으니 참 다행이다.

강의를 끝나고 개인적인 질의/ 응답 시간을 가지고 난 후에 한양대 역에 도착하니 6시 30분이었다.  집에 가서(선릉역) 옷가지와 가방을 챙겨서 8시 40분 비행기를 타야 한다. 참 빠듯한 시간이다. 집에 들어가 10여 분 만에 짐을 챙겨서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퇴근 시간의 지하철이라 짐가방을 들고 2호선을 타는 것은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일이었다. 피로가 몰려 왔다. 아침 9시 미팅부터 시작해 총 3건의 미팅과 강연을 2시간 30분 동안 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가까스로 지친 몸을 이끌고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뛰어야 했다. 출발 시각까지 12분이 남았다.  달리고 달려 발권하고 짐을 부치려는데 시간이 없어 그냥 들고 타라고 한다. 다시 냅다 달렸다. 겨우 비행기 탑승 완료! 시계를 보니 출발 3분전. 어휴... ^^

이렇게 어제처럼 빠듯하게 보내는 날도 있다. 물론 여유롭게 탱자탱자 노는 날이 조금 더 많지만 분명 이렇게 정신없이 바쁜 날도 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면 말짱해질 정도의 피곤이라면 나는 적당한 치열함이라 생각한다. 어제는 꽤 피로했다. 그래서 잠들기 전에 책을 읽으며 한시간 정도 반신욕을 했다. 따뜻한 물을 반 잔 마시고 잠을 청했다. 숙면을 취했던 것 같다. 어젯밤의 피로가 밤 사이 어디론가 달아나 버렸다. 나의 건강함에 감사함이 느껴졌다. 체력을 활용하여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만큼 체력을 잘 관리하여 지속적인 성공을 누릴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은 주기적인 유지, 보수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은 채 소모하고 사용하는 데에만 집중한다면 한 두 번 성공을 할 수는 있겠지만, 지속적인 성공은 얻을 수 없다. PC도 주기적으로 최적화 작업을 해야 더욱 오래 쓸 수 있고, 자동차도 주기적인 안전점검을 통해 더욱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두 번의 성공을 이루는 것보다 더욱 어려우면서도 의미 있는 것이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눈속임식 처리, 벼락치기 공부를 멀리해야 한다. 바로 앞의 문제를 뛰어넘을 수있을지라도 인생의 중요한 문제를 처리할 수는 없다. 오늘 7 Habits 강연을 하면서도 나의 생산능력을 계속 업그레이드해야 원하는 생산물을 계속 얻을 수 있음을 새삼 절감했다. 그래서 3일 전에 노트북의 폴더를 정리하고 디스크 조각모음을 하며 최적화 작업을 했다. 그랬더니 노트북의 처리 속도가 빨라졌다. 지난 달 말에는 2008년 1사분기 버전으로 중요자료를 백업해 두었다. 젊다고 계속 체력을 활용하는 데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하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가지고자 노력을 시작한 지도 수 개월이 지났다. 이미 몇 가지 만들어 둔 강연 프로그램으로 계속 강연을 하는 동시에 컨텐츠를 더욱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틈 날때마다 책을 읽는다. 이 모든 활동은 황금알을 지속적으로 얻기 위하여 거위를 돌보는 활동들이다.

내일은 강연이 끝나고 벚꽃 축제라도 볼 수 있으려나? 때마침 제주도는 3일간의 벚꽃 축제가 시작되었다. 오늘 강연을 들은 학생 한 명이 벚꽃 축제에 와 있다고 메시지가 왔다. 아마 가족이랑 저녁 식사를 하고 나들이를 나왔나 보다. 벚꽃이 참 예쁘다는 그 녀석의 메시지로 괜히 들뜬다.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온수로 샤워를 했다. 잠을 잘 시간이니 말이다. 딱 잠들고 싶을 만큼 피곤하다. 오늘도 단잠을 잘 것 같다. 열심히 일하고 침대로 고꾸러지듯이 쓰러져 잠드는 것도 의미 있는 하루다. 하루를 게으르게 보내어 밤늦게까지 딴 짓을 하는 것보다, 딴 짓을 하거나 엉뚱한 생각을 할 에너지도 남기지 못한 채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한 하루 말이다. 매일 이래서야 스트레스가 쌓이고 건강은 악화되고 관계는 멀어지겠지만 일주일의 두 어번 이렇게 보내는 것은 일하는 재미다.

글 : 한국성과향상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