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당신에게 남은 시간

카잔 2014. 11. 5. 09:12

 

1.

유투브에서 이런저런 오디션 영상을 살피다가 문득 광고 영상 하나를 보게 되었다. 삼성생명에서 만든 CF였다. 감동과 깨달음을 동시에 전하는 영상이라 생각되어 아래에 공유한다.

 

 

가족의 소중함을 상기하는 기회를 만들어 준 짧은 영상을 보며, 미디어의 힘, 동영상의 힘을 체험했다. 바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울림을 주는 영상이겠지만 모든 이들에게 감동적이진 않을 것이다. 가족에게 상처를 받고 살아가는 이들도 많을 테고, 사회초년생들은 커리어 주기상 회사 일에 좀 더 매진해야 할 때고, 육아로 힘들어하는 젊은 아낙들에게는 잠시라도 육아의 긴장에서 해방되는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유익할 것이다. 필요한 이들에게 적절한 타이밍으로 널리 시청되었으면 좋겠다.

 

 

2.

지푸라기라도 잡자, 뭐 이런 심정은 아니었다. 요즘 나의 자기경영 수준이 허접하긴 하나, 내가 죽을 병에 걸린 것도 아니고 처음보다는 마음도 많이 나아졌다. 다만 내게는 지금의 힘겨운 상황을 털고 일어설 강인한 의지가 필요했다. 받은 충격과 고통이 커서 다시 인생길을 힘차게 걸어가기가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러니 지푸라기를 운운하고 싶진 않다. 외부의 자극이나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뿐.

 

오늘 아침 일어나서는 TV를 켜지 않기로 했다. 9월 22일 이후로 나는 적막감이 싫어 TV를 켜곤 했다. 이전에는 없던 일이었다. 무슨 일이든 66일 동안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는데, 벌써 40 여일을 이러고 있으니, 이러다가 66일을 채워 덜컥 못마땅한 습관이라도 갖게 되는 건 아닌가 하고 겁도 났다. 책을 읽으면 열 받는다. 장르를 달리하여 손에 책을 들어봤지만, 그간 책 읽으며 정리했던 파일이 떠올라 화만 났다. 그러다보니 자꾸 TV만 켜게 된다.

 

오늘 아침엔 노트북부터 열었다. 문득 떠오른 것이 K팝스타 박지민 양의 동영상이었다. 어린 소녀가 한주 한주 성장하고 더 높이 도전하는 과정을 지켜보던 그 때, 나는 <어떻게 자기답게 사는가>라는 원고를 쓰던 때였고 많은 자극을 받았었다. 지민이가 무언가 전환점이 되진 않을까? 하는 기대 정도를 갖고 영상을 보았다. Over the rainbow 등을 비롯한 여러 영상을 보았다. 감동은 여전했지만, 내 삶에 무찔러 들어와 나를 뒤흔들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다가 만난 게 삼성생명 CF였다.

 

3.

삼성생명 CF로 힘겨움에서 벗어날 전환점을 마련했다, 고 얘기한다면 참으로 좋겠지만 나는 내게 남은 시간의 부족함을 자주 인식하며 사는 편이었다. 나의 시큰둥한 반응과는 별도로 '참 잘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은 했다. 나도 이런 작품을 만들고 싶다, 는 바람이 들긴 했다. 인관관계는 없지만, 문득 이런 생각도 했다. '올해는 욕심 부리지 말고,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을 늘리고 <인문주의를 권함>만 완성하자!' 피식 웃는다. 이게 바로 욕심인 것만 같아서. 

 

욕심 내지 말자. 가장 소중한 것부터, 할 수 있는 만큼보다 한걸음씩만 더 노력하자.

평범한 문장이지만, 나도, 여러분도 가슴에 새겨할 문장인 것만 같다.  

소중한 것을 놓치는 일은 너무너무 가슴 아픈 일이니까.  

얼마나 가슴 아픈지는 내가 좀 안다. 그러니 소중한 것을 먼저 하자.

그것이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든, 무엇이든지 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