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와우팀 이야기

[GLA'S'2주차] 인문주의

카잔 2015. 1. 30. 10:19

1.

인문학 공부의 목적은 학식과 교양을 쌓는 게 아니라, 인간을 이해하고 인생의 지혜를 터득하는 것입니다. (인간 이해와 인생의 지혜를 인문정신이라 합시다.) 어떤 학문이 인간 이해와 인생의 지혜를 쌓는데 도움을 주는가? (달리 말하면 인문정신 함양에 도움을 주는 학문은 무엇인가?) 모든 학문을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는 순서대로 배열한다면, 문사철이 될 것이고 뒤이어 종교학, 심리학 등이 뒤따를 것입니다. 문사철은 인문정신을 고양하기에 중요한 것이지, 인문정신은 뺀 이론적 지식 쌓기는 인문학 공부의 본질은 아닙니다.


2.

출판계에 학식과 교양 쌓기 책이 유행인 까닭은, 인문정신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가르치는 일에는 능한 저자들이 인문서를 써내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인문주의의 부재가 원인입니다. 인문정신을 추구하고, 무엇이 인문정신을 돕는지는 탐구하여, 그것을 공부하는 삶이 인문주의입니다. 인문주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인문서들이 많이 출간되니, 우리가 직접 인문주의자가 될 수 밖에 없지요. 인문학자가 되려면 학위가 필요하지만, 인문주의자가 되는 데에는 인문소양이 필요합니다.


3.

연단 앞에서의 저는, 단 한 권의 책을 추천하기가 힘든 사람입니다. 제 앞에 여러 사람이 앉아 있고 그들은 각기 다른 사람이고, 다른 상황에 속해 있으니까요. 한 사람이 같은 책을 읽어도 연령대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기란 제겐 힘든 일입니다. 그렇기에, 'OOO에 관심 있으시면...' 식의 조건을 달면서 추천할 수 밖에 없습니다. 관심사, 요즘 고민, 올해 비전 등의 조건을 말이죠. 제가 좀 답답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자신에게 필요한 책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이들과 더 깊은 지적 교류를 나눌 수도 있겠지요.


4.

그래도 딱 하나를 골라달라 하시면, 어제의 유인물을 들고 싶네요. 키케로와 인문주의를 이해하는 후마니타스와 인문정신이 무엇인지에 관한 핵심을 뽑아 정리한 자료니까요. 분량은 적지만, 어제 강연의 핵심 정리인 셈입니다. 책으로 하나만 짚어달라 하시면, 아... 고민 되네요. ^^ 『한국 작가가 읽은 세계 문학』으로 해야겠습니다. 2주차 강연 내용과 가장 연결되는 책입니다. 세계문학의 면면을 작가들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어서 좋고, 읽다가 끌리는 소설을 직접 읽으며 내게 필요한 가치를 생각하시면 될 테니까요. 이것이 곧 인문정신 고취 연습이고요.


5.

보편적 인문정신을 살펴보기에는 『미덕이란 무엇인가』, 자기이해에 관심 많으면 『무경계』(요건 쬐금 어려워서 서점에서 1장을 읽고서 괜찮으면 구입하시라고 말씀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죽음에 대한 사유로는 알랭 드 보통의 『프루스트가 내 살을 바꾸는 방법들』의 1장을 추천 드렸습니다. 르네상스 인문주의자들의 삶이 어떠한지 궁금하다면 <1417년 근대의 탄생>이 제격이고요. 『1417년 근대의 탄생』은 다소 학문적인데, 내용이 쉽습니다. 고대의 고전을 좋아한다면, 특히 고대 그리스와 르네상스 시기에 관심이 많다면 일독의 가치가 충분한 책입니다. (결국 3번을 사족처럼 달고 말았네요. 그럼 2번의 의미가 사라지는데... 하하하. ^^)


이상, GLA Start 2주차 과정 Follow-up 포스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