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어느 자격지심자의 고백

카잔 2015. 11. 9. 11:45

<나는 쓴다. 삶이 깃든 글로 추동하고 비평함으로 찬미한다. 날마다 써서 일 년에 한권씩 출간한다. 2015년 1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그간 묵혀둔 원고를 탈고하는 일에 힘쓴다. 잃어버린 원고에 미련두지 말고 반드시 5권은 책으로 만든다. 최대 10권을 목표로 삼는다. 이것은 지금까지의 내 인생에서 가장 도전적인 목표다. 그 이후 매년 한 권의 책을 출간한다.

 

나는 만난다. 리더로서 한 달에 한 명의 삶을 돕는다. 그들의 글을 읽고, 삶을 이해하여 잠시 충심어린 부지깽이, 촉진자, 셰르파가 된다. 그들의 가슴에 열정의 불이 지펴지도록, 그들 영혼의 성장판이 활짝 열리도록, 그들이 자신만의 올림포스에 등정하도록 만남의 순간에 내 영혼을 던진다. 그리하여 일 년에 열두 번, 영혼의 우정을 꽃피운다.


나는 여행한다. 한 달에 두 번, 서울과 한국을 여행한다. 떠남은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이 아닌 일상으로의 몰입을 위함이다. 여행지에서 내 모든 감각을 열어 배운다. 낯선 곳에서 창의성을 건져 올리고, 익숙한 곳에서 인생을 찬탄한다. 자연의 신비로 낭만을 회복하고, 맛난 음식으로 영혼을 채운다. 나는 한국인이자 세계시민이다. 자주 대한민국을 누비고, 때때로 세계를 유랑한다.>

- 2015년 11월 07일


나는 자격지심이 심한 사람이다. 목표를 공개적으로 선언하면 달성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의 목표를 모조리 공유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무엇보다 달성 못할까 부끄러웠고(걱정을 사서 하다니!), 나의 사적 영역을 남겨 두고 싶기도 했다(대단한 것도 없는데!). 목표는 내게 자극을 주면 그만이라 생각했다. 자기경영을 추동하는 글에서 목표를 여러 밝히긴 했지만, 일부의 것을 숨겼다. 날것 그대로가 아니었다.


글을 공개하는 일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쓴 글을 A, B, C로 구분하여, 주로 B급을 공개한다. 포스팅과 마음편지 용의 글들이다. A급은 집필용이다. 처음부터 세상에 내 놓을 요량으로 썼거나, 쓰고 나니 매우 마음에 드는 글이 된 경우다. A급은 ‘언젠가’ 책으로 출간할 글들이다(망할 놈의 ‘언젠가병’). 내게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종종 A급도 포스팅한다. ‘책을 이야기하는 남자’, ‘훌륭한 자기경영 메시지의 5가지 조건’ 연재가 해당되겠다.


그랬던 내가 인생 목표를 날 것 그대로 공개했다. 대단한 고백도 아닌데, 왜 이리 떨릴까. 나에 관해 열 문장을 썼으면 한두 문장은 빼야 마음이 편했다. 이것은 진실 은폐도, 과대 포장도 아니었다. 빼어버린 문장은 나의 장점이거나 글과 연관된 상대의 약점이었으니까. 위 목표는 지방 강연을 갔다가 귀경하는 KTX 열차 안에서 작성했다. 문장을 더하거나 빼지 않았다. 마침 마음편지 글감이 없기도 했고,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고 싶기도 하니까. 


특별할 것도, 별 것도 없는 목표에 유난 떤다고 하실지 모르겠다. 나의 속마음을 들여다보시면 조금은 이해하시리라. 내가 목표를 읽으면, 내면의 훼방꾼이 꽥꽥거린다. <삶이 깃든 글로 추동하고 비평함으로 찬미한다. (누구를 추동해? 네 삶이나 잘 사시게.) 최대 10권을 목표로 삼는다. (10권? 말이 돼? 지금까지 달랑 한 권을 냈는데, 이 친구야!) 그들의 삶을 이해하여 잠시 충심어린 셰르파가 된다. (말은 좋구나, 그런데 너는 너만의 올림포스를 오르긴 했니?)> 이런 식이다. 나는 나를 이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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