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그윽한 인생을 만드는 단어

카잔 2015. 10. 20. 13:04

1.

이해(理解)는 중요한 단어다. 이보다 중요한 단어가 있을까 하는 생각될 정도다. 사리를 분별하여 해석하는 것, 깨달아 알아서 받아들이는 것! 이해의 사전적 정의다. 앎과 이해는 다르다. 그저 '아는 일'이 앎이라면, 이해는 시간 또는 경험과 함께 온다. 다시 말해, 이해는 실천적 앎, 세월을 켜켜이 축적한 앎이다. 이해야말로 지혜롭고 그윽한 인생의 핵심 키워드다.

 

2.

이해는 인간관계의 갈등과 누군가를 미워할 때 느끼는 괴로움을 완화시켜 준다. 우리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경멸한다. 괴테의 말이다. 말을 뒤집어도 멋진 교훈이 된다. 이해하면 경멸하기 힘들어진다.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은 고상하지만 쉬이 실현하기 힘든 이상적인 조언이다. 인격적 성숙이 요구되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내게는 다음과 같은 말들이 현실적인 조언처럼 들린다. 그를 이해하라! 과거의 모습은 잊고 오늘의 그로 바라보라!

 

3.

파울로 코엘료의 『순례자』을 읽다가 '불가해한 것에 대한 매혹'이라는 구절을 보면서 무릎을 쳤다. 불가해는 문자 그대로 이해할 수 없음이다. 불가해한 것들은 낯설고 새롭고 미지의 세계처럼 느껴져, 우리를 매혹시킨다. 대단한 것이 아닌데도,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새롭게 다가오고 끌림이 느껴졌던 경우는 누구에게나 있다. 불가해한 것에 대한 매혹은 대개 순간적이고 기만적이다. "알고 보면 거기서 거기다." 이 말은 기만적 매혹에 여러번 속아넘어간 이들의 각성된 한탄일 것이다. 사람과 인생을 이해할수록 기만적인 것들에 매혹당하는 일이 줄어든다. 젊음이여, 잘 모르는 것들의 기만적 유혹에 넘어가지 마라.

 

4.

안다고 생각했지만 그마저도 정확한 앎이 아닌 경우는 도처에 널려 있다. "나는 이 책을 ~ 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했지만, 나의 오해(또는 착각)였다." 이렇게 말하는 북리뷰는 얼마나 많은가.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나면, "당신을 이러저러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그렇지 않네요"라는 말도 자주 듣는다. 알고 나면, 책이 새롭게 보이고 사람이 달리 보인다. 이해까지 이르면, 완전히 새롭고 전혀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성경은 사랑이란 전부를 보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내게는, 사랑은 곧 이해라는 말로 들린다. 동의하신다면, 사랑은 곧 온전한 이해에 이르려는 노력이다.

 

5.

이해는 삶을 빛나게 만드는 위대한 단어지만, 이해는 드물다. 실현도 어렵다. 이해를 이해한다고 착각하지 말자. 나름대로의 이해는 오해의 시작에 불과하다. 누군가를 또는 무언가를, 올해 안에 이해하겠다는 식의 다짐도 하지 말자. 사람과 인생은 오묘하고 세월마다 변화하고 성장한다. 이해는 평생에 걸쳐 이뤄가는 과정이다. '완성된 이해'란 없다. 순간마다 상황마다의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을 뿐이다. 현자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남들이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불평하지 마라. 먼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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