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두 가지 흥미로운 푯대

카잔 2015. 10. 14. 12:24

1.

모순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세상사 곳곳에, 인간 존재 깊숙이 모순이 박혀 있다. "모든 사실 관계는 모순 관계를 포함한다"는 어느 철학자의 명제 없이도, 사유하는 사람들은 모순의 존재를 어디에서나 발견한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모순을 배제하고서 이해하려고 한다. 세상사 이해가 일면적인 수준에 머물게 되는 이유다. 

 

모순은 내 안에도 가득하다.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혼자 있기를 갈망하고 혼자 시간을 보내다보면 함께함을 그리워한다. (직업적으로는 수업이 있는 날엔 놀고 싶고, 놀다가 보면 수업을 하고 싶어지는 모습이 된다.) 시간 활용에서 쉬이 발견되는 이 모순은 그나마 간단한 모순이다. 해법도 비교적 용이하다.

 

혼자 있을 때에는

모든 접속을 끊고 스스로에게 침잠하여, 

자신의 주체성을 발현하는 것이다. 

함께 있을 때에는

자신에게 몰입했던 주체를 건져내어 사람들에게 다가가

타자성(타자의 주체성)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2.

 

독서 수업 하나를 마치고 나니, 혼자만의 사간이 달콤하다. 수업에 집중했기 때문이고, 대상 도서였던 맑스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리라.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집중한다는 것, 내 생각의 확장이 아닌 다른 생각의 수용에 성공한다는 것! 이것은 요즘 시대에 만연한 나르시시즘과 결별하는 길이다. (강연과 달리 수업, 특히 독서모임은 진행자로서 나에게 함몰되어 있을 수도 있는 여지가 있다. 수업 시간에 내게 함몰되어 있었더라면, 혼자 있는 시간과의 차이가 희미해져서 지금의 달콤함도 옅어졌으리라.)

 

3.

주체성을 실현하고 타자성을 이해하는 과정!

내 인생의 중요한 화두요, 흥미로운 과제다.

웃으며 달려갈 푯대이자 행복으로의 첩경이기도 하고.

내가 거하는 공간, 연남동에서 주체성과 타자성을 향한

실험과 모색, 노력과 도전을 반복하고 지속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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