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아름다운 명랑인생

사제지우 師弟至友

카잔 2015. 11. 19. 11:20

師弟至友
(선생과 학생이 벗에 이르다)

 

선생이 머리를 열었다.
학생이 흡족해한다.
좋은 수업이다.

 

선생이 가슴마저 풀었다.
학생들이 감동한다.
훌륭한 수업이다.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여
배우고 익혀 성장한다. 
최고의 수업이다.

 

나는 홀로 생각하고
홀로 뜨겁다.
엉터리 선생이다.

 

학생이 머리를 열었다.
선생이 감탄한다.
진한 기쁨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전에 없이 뜨겁다.
스승의 탄생이다.

 

스승은 그저 산다.
학생은 그 삶으로 깨닫는다.
인생이 곧 수업이다.

 

선생은 머리가 희었고
학생이 뒤를 따랐다.
사제는 우정이 되었다.

 

*

 

나를 선생으로 대해 주는 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선생의 자격에 대한 부끄러움과 더 나은 선생이 되고자 하는 열망이 어우러진 뜨거움이다. 내 인생은 엉터리 선생에서 최고의 선생이 되어가는 여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머리가 희끗해질 즈음이면 인생 수업을 펼칠 수 있기를 꿈꾼다. 말이 나온 김에 소원 하나를 덧붙인다. 부디 머리칼이, 빠져서 없어지지 않고 그저 희끗해지기를... 

 

덧붙여 쓴 2행시,

시제는 '인생'

 

'인'간의 삶은 한 올 한 올 머리칼이 떠나가는 여정이니 누군가 대머리가 되어도

'생'까지 말자.

'™ My Story > 아름다운 명랑인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 눈 내린 날  (0) 2015.11.25
술병이 나긴 했지만...  (2) 2015.11.22
두 나그네를 그리며  (2) 2015.11.18
경험 빈곤자의 자기 반란  (0) 2015.11.12
또 하나의 빈곤  (2) 2015.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