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스티븐 코비는 틀리지 않았다

카잔 2016. 8. 3. 10:45

자기계발서는 분명 달라졌다. 1990년 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의 책들과 2010년 이후에 출간된 책들을 비교하면, 변화가 뚜렷하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질적 향상이지만, 오늘은 '접근방식의 변화(다양성)'만 언급하련다. 소소하게 보이는 이 변화는 사실 매우 중요하다. 이제야 '무거움 vs 가벼움' 또는 '깊은 성찰 vs 발빠른 행동'의 균형이 맞춰진 느낌이다.


1990년대를 대표하는 자기계발서는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다. 포브스, 블룸버그 뉴스 등에서 선정한 최고의 경영서 상위권에 오를 만큼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떨쳤다. (내 삶에도 비약적인 성장을 선사해 준 책이다. '주도성'과 '공감적 경청'이라는 개념은 20대의 나를 구원했다. 직업 선택에도 영향을 미쳤다. 나는 프랭클린 코비사의 한국 파트너사였던 한국리더십센터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은 성찰(자의식), 사명(목적의식), 시너지(공동체의식)을 강조한다. 나와 함께 7 Habits 퍼실리테이터(워크숍 강사) 교육을 수료한 한 교수님은 이리 말했다. "일곱 가지 습관을 익히려면 두 가지의 커다란 장애를 넘어서야 하는군요. 타성과 이기심 말입니다." 옳은 지적이었다. 스티븐 코비는 자제력과 이타적인 사고를 요구한다. 책에는 훌륭하고 깊이 있는 통찰이 가득했지만, 요구가 버거움도 사실이었다.




여기 2016년에 출간된 두 권의 자기계발서가 있다. EBS 김민태 PD의 『나는 고작 한 번 해봤을 뿐이다』, 로버트 마우어의 『아주 작은 반복의 힘』! 스티븐 코비가 독자들에게 '본의 아니게' 안겼던 부담감을 쏘옥 덜어낸 느낌의 책들이다. 후자는 UCLA 의과대학에서 22년을 연구한 결과로 "목표를 달성하는 작은 일의 반복"을 강조한다. "운명을 바꾸는 '한번하기'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김민태의 책은 더욱 홀가분하다. 띠지에 쓰인 말도 인상적이다.


"계획하지 마라. 목표에 집착하지 마라. 그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라."


'지금 당장 나를 변화시키는 사소한 실천의 마법'이 중요할까? 아니면 자신만의 사명을 달성하게 만드는 목적의식과 자기성찰이 더 중요할까? 둘 다 중요하다. 접근방식이 다른 두 가지의 자기경영법은 모두 옳다. 서로 다른 두 유형의 자기경영법, '큰 그림으로부터 시작하기'와 '작은 실천으로부터 시작하기'가 모두 효과 만점이고, 저마다의 사람들은 둘 중 한쪽에만 능숙하다는 점에 대한 이해야말로 가장 중요하리라.


코비의 책을 읽어내려면 많은 시간과 집중력 그리고 자기성찰이 필요했기에 행동지향보다는 성찰지향의 사람들이 더욱 잘 읽어냈다. 행동지향의 사람들은 데일 카네기의 책을 더 좋아했다. 교육의 초점도 달랐다. 한국리더십센터(스티븐 코비)의 교육은 인식과 성찰을 중심으로, 데일카네기연구소는 행동과 훈련을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자기경영을 시도하는 이들은 자신에게 적합한 교육을 찾아갔다. 두 회사는 상호보완의 관계였다.


최고의 인생을 창조하는 이들은 '멀리 내다보기'와 '얼른 실천하기'를 모두 활용한다. TPO(Time, Person, Occasion)를 고려하여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분별한다. 목표의식이 없다고 해서 멋진 인생을 창조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목표의식도 중요하지만, 일단 한 번 해 보는 도전의식도 인생을 풍요롭게 만든다. 관점의 스펙트럼이 넓어진 자기계발서들을 보니, 흐뭇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