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Story/즐거운 지식경영

2016년 지적 생활 중간점검

카잔 2016. 8. 16. 11:15

1.

전기만이 전율을 선사하는 것은 아니다. 몸이 떨릴 정도의 감격을 안기는 책들이 있다. 전율을 선사하는 작가나 사상가들의 책이 그렇다. 몇 줄을 읽다 보면, 감탄하여 더 이상 책을 읽지 못하게 만드는 이들! 나에게 니체와 푸코는, 영원히 전율의 작가로 남을 것 같다.


(20대에는 파커 파머, 피터 드러커, 스티븐 코비가 전율을 안겼다. 구본형, 강준만, 고종석, 김영하도 내겐 전율의 작가였다. 달라스 윌라드와 필립 얀시의 글도 경이로웠다. 30대에는 에리히 프롬, 수잔 손택, 카프카, 호메로스, 벤야민에게서 전율을 느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커다란 전율을 선사한 이가 니체와 푸코다.)



2.

"2016년은 일년 내내 고대 그리스의 고전을 읽었다." 언젠가 '나의 2016년 지적 생활'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물론 글쟁이라는 직업 특성상 그리고 주의력 부족으로 다른 분야의 책도 읽게 되지만, 올해의 우직한 바구니에 가장 많이 들어 있는 책은 그리스의 고전들이다.


플라톤의 대화편을 대여섯 권 읽었고, 소포클레스의 비극도 여러 편 읽었다. 헤로도토스의 『역사』,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뒷세이아』의 상당 분량을 읽었다. 남은 4개월 동안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투퀴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읽을 계획이다.


3.

가을이나 초겨울, <리버럴 아츠를 공부하라>나 <범람하는 인문학>(모두 가제)이 출간되면 <고전 100권 읽기> 모임을 시작하고 싶다. 오래 전부터 가져온 생각이지만, '내가 무슨 고전 모임을...' 이라는 자격지심으로 실행을 미뤄왔었다. 책 출간이 나름의 생각으로는 '자격 획득'이라도 되는가 보다. 출간을 생각하면 용기가 생긴다.


Season One은 그리스 고전이다. 첫 책은 『오뒷세이아』로 정해 두었다. 『그리스 비극 걸작선』, 『소크라테스의 변명』, 『고르기아스』, 『국가』, 『헤로도토스의 역사』, 『니코마코스 윤리학』,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등으로 이어가면 어떨까 한다. 이 고전들이 좋은 분들과의 지적 교류를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 물론, 용기를 내어 시작하는 몫은 내게 있을 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