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자유롭게 규율 속으로

카잔 2016. 9. 8. 14:14

사람들은 서로 다른 대상에게 끌린다. 어떤 이는 몸에 해로운 음식에 끌리는가 하면, 다른 이는 건강한 음식에 매혹된다. 사람들이 지닌 욕망의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수준 높은 욕망은 유익한 결과를 선사하지만, 수준 낮은 욕망은 해로운 결과를 초래한다. 저급한 욕망을 자유롭게 행사하는 일보다 고급한 욕망을 향해 나아가려고 절제하는 일이 더욱 유익하다.


규율의 수립과 실천은 절제를 돕는다. 규율은 자유의 박탈이 아니다. 오히려 저급한 욕망의 노예였던 상태로부터의 해방을 이끈다. 고급한 욕망에 익숙해지도록 나를 훈련시킨다. 규율은 좋은 것인가? 오직 규율만을 쫓으면 삶이 각박해지고 몸이 고단해지고 낭만이 사라진다. 무엇보다 규율은 자유를 질식시킨다. 하지만 규율 자체는 중성적이다. 얼마간의 자유로움을 앗아가지만, 수준 낮은 욕망으로부터 나를 자유롭게 한다.


그러면 자유는 좋은가? 오직 자유만을 쫓으면 게을러지고, 건강을 해치거나 체중이 불어나기 십상이다. 자유도 중성적이다. 무엇으로부터의 자유냐, 무엇을 향한 자유냐에 따라 자유의 가치가 달라진다. 나의 관심은 자유와 규율의 취사선택이 아니다. 자유의 수준을 높이고, 규율의 유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유롭게 살아도 저급한 욕망으로 전락하지 않는 정신을 함양하는 것이 삶의 목표다.


몸은 패스트푸드를 좋아할까? 건강한 샐러드를 좋아할까? 몸은 우리가 더 자주 건네준 것들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 타고나는 음식 취향은 없다. 몸이 익숙해진 결과일 뿐이다. 몸에 해로운 음식을 맛나게 먹는 일은 입의 즐거움일 뿐이고, 건강한 음식을 억지로 먹는 일은 고행에 가깝다. 건강한 음식을 맛나게 먹는 일이야말로 최고의 경지다. 몸이 건강한 음식을 좋아하도록 스스로를 절제해 나간다면 그 경지에 이르리라.


탐식가는 설탕, 조미료, 소스의 맛을 알 뿐이지만, 미식가는 설탕, 조미료, 소스에 감춰졌던 음식 본연의 맛을 발견한다. 욕망에 눈 먼 '탐식'에서 건강한 음식을 즐기는 '미식'으로의 전환처럼, 자신을 다독여 더 유익한 대상을 좋아하도록 변화시키는 것이야말로 성숙이다. 더 큰 기쁨을 위해, 스스로를 구속하는 일! '자유'와 '규율'이라는 상반되는 가치를 통합시키면, 행복한 규율과 유익한 자유를 맛보게 된다.


기쁨을 위해서는 자유가, 효과적인 구속을 위해서는 규율이 필요하다. 항상 규율을 따라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저급한 욕망에 초연하게 되면, 규율 따위는 팽개칠 수 있으니까! 저급한 욕망에 휘둘리는 상태에서 고급한 욕망을 추구하는 상태로 도약하기 위해 잠시 규율을 활용하면 그만이다. 우리가 성장하게 되면, 더 고품격의 욕망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그 땐 다시 규율 속으로 자유롭게 걸어가야 하리라.(연지원)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