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충북 음성에서 만난 녀석들

카잔 2008. 6. 27. 17:27

충북 음성에서 열린 7 Habtis 워크숍을 다녀왔다. 유학을 앞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였고, Global Vision Christian School 이라는 대안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었다. 한적한 시골에 자리잡은 GVCS에서의 워크숍, 몇 가지 장면으로 또 하나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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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친구들

사랑스러운 녀석들
(둘째 날 수업 후에...)


둘째 날, 수업이 끝난 후 학생들을 바라보는데, 두 녀석이 참 친하게 보였다. 친하냐고 물어보았더니 그렇다고 말하며 이 학교에 와서 3년 동안 우정을 쌓고 있다고 했다. 학창 시절의 친구가 평생을 간다는 뻔한 이야기를 하면서 내 친구와 나의 얘기를 덧붙였더니 상투적인 인사치레가 아닌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다. 물론 이건 내 생각이고 그들은 또 선생님 뻔한 소리를 한다고 그랬는지도 모른다. ^^ 나는 진심으로 그 두 녀석의 우정이 평생 동안 이어지기를 바랐고 기도를 해 주고 싶어졌다. 기환이와 정중, 두 녀석의 어깨에 손을 얹고서 평생 더욱 친밀하여지기를, 다윗과 요나단과 같은 우정이 되기를 기도했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녀석이 있었다. 그 녀석의 옷차림만 봐도 그 놈은 자유와 창의성이 넘쳐났다. 오늘 한 시간을 빼 먹기도 했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그 녀석이 이번 수업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그 녀석은 어쩌면 이렇게 갇혀진 교실 안에서 수업을 받는 것보다는 세계를 무대로 한 놀이판에서 자신의 재능을 한껏 펼치는 것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딴청을 부리는 듯 하지만 그 놈은 누구 못지 않게 열심히 듣는 듯했다. 시선은 다른 곳에 가 있지만 귀는 내 얘기를 듣고 있었다. 나는 그의 그러한 노력이 좋았다. 하루의 수업을 마치고 나가는 녀석을 붙잡았다. 하고 싶은 말을 했다. “OO아. 참 열심히 들어주어서 고맙다. 내일도 끝까지 노력해다오.” 나의 진심이 전해졌으리라. 
 

수업 후 뒷정리를 하는 나머지 녀석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그들이 모두 대한민국 역사의 주인공이 되고, 미래의 주역이 되기를 기대한다. 한 녀석, 한 녀석 만나며 얘기해 주고 싶다. 너희들은 정말 특별한 사람이라고. 나 그 얘기 전하려 이곳까지 왔다고. 원대한 비전을 품었으니 평범한 사람들처럼 살지 말라고. 매 순간이 비범함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성공으로 가는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게 아니라고. 그저 매 순간의 일상을 특별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그 비결이라고.


 

자연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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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친구들

7 Habits 둘째 날 수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다. 시골의 아스팔트를 10분 쯤 걸어야 한다. 시원하게 2차선 도로가 뚫려 있지만 시골의 밤이라 차는 거의 지나다니지 않았다. 하루 종일 비좁은 운동화 안에서 갑갑해한 나의 발에게 상쾌한 밤공기를 맞게 해 주고 싶었다. 신발과 양말을 벗어 손에 잡았다. 맨발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흙을 밟고 싶어 도로 가의 땅을 내딛었다. 내 발은 그다지 민감하게 자연을 느끼지 못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노래를 불렀다. 밤하늘을 쳐다보기도 했다. 가만히 개구리 울음소리를 듣기도 했다. 특별한 흥분거리가 업었지만 그윽하고 여유로운 시간인 것이 좋았다. 자연을 걸었던 기억, 또 한 번 만들어보 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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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수업이 끝나고 기념으로 단체사진 찰칵 ^^


보고 싶은 녀석들

이놈들은 3일차 수업이 끝난 다음에 내게 감동을 선물해 주었다. 모든 학생들이 카드 한 장씩을 써서 구멍을 뚫어 고리에 꿰어 준 것이다. 표지에는 "희석쌤 보고 싶을 거예요"라고 쓰여 있었다. 이것을 받는 순간, 가슴이 찡 했다. 이놈들, 이런 것을 언제 준비했나 하는 생각과 함께 고마운 마음으로 내 가슴은 가득 찼다. 3일 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이놈들은 이렇게 내 마음 속에 쑤욱 밀고 들어왔다. 몇몇 녀석이랑 연락처를 주고 받기도 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하기도 했다. 둘째 날 수업 때에는 만약 이 땅에서 다시 만나지 못하면 훗날 하나님 나라에서 보자는 얘기도 잠깐 했었다. 그 때 힘차게 포옹 한 번 하자고. 서로의 수고를 격려하고 기뻐하며 말이다.

학교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학생 중 한 명인 제희를 만났다. 한 녀석이라도 다시 보게 되어 참 반가웠는데 그다지 반가운 내색을 하지 못했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네. 둘째 날 제희와 농구장에서 잠깐 얘기를 나눈 것이 떠올라 헤어짐이 아쉬었다.
지금은 서울. 이 녀석들은 GVCS에서 열심히 SAT 공부를 하고 있을 것이다. 최선을 다하여 공부에 임해 주길. 그리하여 원하는 대학교에 모두 합격하여 아름다운 20대를 보내길. 무엇보다 10대의 후반전을 치열하고 멋지게 마무리하길. 그리고 모두들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길.

글 : 한국성과향상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