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녀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퇴근 길... 하루를 마감하며 우린 종종 통화하곤 한다.
한참 얘기를 나누다가 친구가 불쑥 묻는다.


집에 안 가냐?
방금 집에 도착했다. 오늘은 수원에서 강연이 늦게 끝나서 이제 막 들어왔어.

이번 주에 베트남엔 안 가냐? 장사가 안 된다.
야! 하하하하.


한참을 웃었다. 베트남 여행을 다녀와서 전화를 했더니 내가 베트남에 가 있는 동안에는 장사가 참 잘 되었다며 다시 베트남 떠나라고 말했었다. 그 때도 마구 웃었는데 이 녀석이 오늘 나를 또 웃긴다. 슬쩍 덧붙이는 그 녀석의 멘트에 나.. 쓰러진다.

올 여름 휴가는 베트남으로 갔다 오지.

이 녀석, 오늘 하루 종일 장사는 안 하고 개그 연구만 했나 보다. 웃다가 어찌하다보니 얘기가 배수경 선생님 이야기로 흘렀다. 아직 슬픔이 가시지 않아 글도 못 쓰고 있다. 전해드지리 못한 편지는 여전히 내 책상위에 놓여 있고, 그것을 보는 순간 살짝 울컥해지려는 찰나, 이 놈의 멘트...

이제 그만 잊어라. 안 그러면 너까지 죽을지도 모르잖아.
너 죽으면 안 된다. 그러면 나까지 죽고...
내가 죽으면 OO(자기 와이프)이도 죽고... 그럼 우리 모두 끝이다.


나 또 미치는 줄 알았다. 웃겼다. 무지 웃었다. 정말 나까지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우리의 감정적 교감과 친밀함이 뜬금없는 유머를 무례함에서 건져 주었고
그 녀석은 나의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시켜 주었다. 슬펐지만 행복했다.

우리는 서로의 하루가 마무리되어가는 즈음에 전화로 만나 감정을 나누었고 몇 가지 일상의 일들을 얘기했다. 그리워하면서도 행복할 수 있고 슬픈 가운데서도 행복할 수 있음을 또 한 번 느끼게 된다. 슬픔과 행복을 동시에 느끼지는 않지만 하루라는 시간의 그릇 안을 들여다보면 슬픔과 함께 행복이 있을 수 있다. 슬픔의 크기가 크다면 시간의 그릇도 더욱 커져야 할 테지만 말이다.

친구야... 나 이렇게 산다. 너로 인해 슬픔과 그리움도 이겨내면서 말야.
너에게 음악 한 곡 실어 보낸다. 'Only Love'라는 제목이 내 마음이다. 호호.

글 : 한국성과향상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
Posted by 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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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20 12: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08.06.23 2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제 그 녀석이랑 통화를 했다. 참 편안하더라. 이번 주에 만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서로가 시간이 안 맞더구나. 호호. ^^ 또 다른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하며 아쉬움을 달랬지. 근데, 너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지?

      난 지금 충북 음성에 있다. 오늘 하루 종일 워크숍을 진행한 후 조금 피곤했는데, 농구까지 무리하게 한 게임 뛰어버려 지금 종아리가 퉁퉁 부을 지경이네. 아직 교육이 이틀이나 남았는데 큰일이다.

      아주 살짝 절뚝거리는 나를 보며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채 자제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느껴지더라. ^^ 하하하. 그래도 씩씩하게 잘 있으니 염려는 마숑.

  2. 2008.06.21 09: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08.06.23 20: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주 오고 있었냐? 그럲잖아도 네 소식이 궁금하던 차였다. ^^

      베트남에 다녀왔지. 친한 친구랑 함께 갔다 왔다. 일주일을 붙어다니며 서로에 대해 많이 알기도 하고,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알게 되기도 한 유익한 여행이었다. 아! 또 여행 가고 싶네.

      상욱이?
      그래 너 상욱이 기억나냐? 그래 그 놈과는 여전히 잘 지내고 있지. 50년이 더 지나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그 놈이랑은 오래 오래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 하하하.

      자주 와라. 네 소식이 반갑더라구. ^^

  3. 하뜻 2008.06.21 11: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좋아요. ^ ^

    남자들의 우정.

    • 보보 2008.06.23 20: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남자들의 우정... 그러니 녀석이 보고 싶네. 그 놈 만나면 [강철중] 다시 봐야지. 너도 여자들의 우정에 대해 할 얘기가 많잖우. ^^

  4. angelicka 2008.06.21 13: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축제 준비하다..
    잠깐 쉴겸 들어왔다가..
    집에 들어서는 순간..
    제가 좋아하는 나나 무스꾸리의 Only Love와 함께..
    읽어내려가는 글속에..
    따뜻한 햇살이 느껴집니다..

    두분의 사랑을 어깨넘어로 곁눈질하다..
    친구..라는 단어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문득..
    나는 내 친구들에게 그런 친구가 되어주었을까...
    하는 생각에..뭉클해집니다..

    오래전에는..
    모든 것을 다 줄수 있을것 같았던 친구의 의미가..
    인제는..이것은 빼고..요만큼만..하며 재는 친구의 의미로 퇴색되어졌음에..
    싸한..아픔이 느껴집니다..

    삶속에..세파속에 '나는 안그랬는데..이렇게 이기적이 되었다'고..
    애꿎은 세상탓을 할게 아니라..
    마음에 묻은 내안의 때를 인정해야겠지요...

    팀장님의 아름다운 우정이..
    오늘은 제게 무척 부럽게 느껴지는 밤입니다..
    그렇게 맑고 순수한 우정..
    눈감는 그 순간까지..아름답게 이어지길 마음 깊이 기도드립니다...

    행복한 밤 되시길요...

    • 보보 2008.06.23 2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펌킨님. 제가 펌킨님의 댓글을 참 좋아하는 거 아세요?
      언젠가부터 그렇게 되었네요. 진솔함과 호쾌함에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오늘 역시 기분이 좋네요. ^^

      우리(친구와 나)를 위한 기도에 감사드리며...

  5. 박상 2008.06.21 16: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친구야, 어제 영화는 잘 봤느냐?
    물론 내가 너랑 그렇게 같이 보고 싶다고 했던 "강철중"을 봤겠지?
    꼭 너랑 같이 보고 싶었는데....
    친구야... 나 이렇게 산다. 너로 인해 보고싶은 영화도 못보고 목욕도 못하면서 말야.
    ㅋㅋㅋ

    • 보보 2008.06.23 20: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마지막 문장에 또 혼자서 한참을 키득키득 웃었다. 이 놈아. 고만 좀 웃겨라. ^^
      [강철중]은 내가 다시 본다고 했잖우~ 하하하.
      이번에는 목욕탕에도 한 번 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