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살짝 다른 삶을 꿈꾼다

카잔 2017. 6. 19. 11:49

1.

'다르게 살아보자!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는 삶이 힘들다면 살짝 다른 삶을 시도해 보는 거야.' 온 몸으로 샤워 온수를 받아내며 거듭 다짐했다. 조금은 결연했다. 들뜨기도 했다. 세신(洗身)하고 세심(洗心)하는 영혼이 되어, 결심이 단단하게 영글때까지, 나는 샤워를 멈추지 못했다. 몸을 닦고 나오니 40분이 지났다. 이번 다짐은 얼마나 오래 지속될까? 모를 일이다. 관심 갖지 않으련다. 또 하나의 결심으로 새로운 주간을 맞이하는 나에게만 집중하고 싶다. 


얼마간의 들뜸 덕분에 비장하진 않았다. 다행이다. 비장함을 도구로 삼고 싶진 않으니까. 전쟁이 벌어지거나 슬픔에 휩싸이지 않는 이상, 삶을 영위하는 도구는 '무기'가 아닌 '장난감'이리라. 인생살이는 전시가 되기도 하지만 놀이가 되기도 하는 법이니! 주말에 흠뻑 쉬고 나니 에너지가 듬뿍 채워진 느낌이다. 조식도 든든하고 맛나게 먹었다. 노트북이라는 일급의 장난감에서부터 연필이라는 작은 장난감에 이르는 도구들을 챙겨 집을 나섰다. 일상을 빛내고 순간에 몰입하며 자주 웃는 하루를 살아야지!


2.

삶은 거대한 놀이터라고 생각해 본다. 이럴 때마다 오래 전에 접한 시인의 생각이 떠오른다. 인생은 세 가지의 놀이라고, 시인이 노래했다. 의식주 놀이, 만남 놀이, 문제해결 놀이! 나는 여기에 두 가지를 덧붙이고 싶다. 자기실현 놀이와 진짜 놀이! 앞선 세 가지가 일상적인 놀이라면 덧붙인 두 가지는 일탈의 놀이다. 범죄는 짓지 말아야 하나, 일탈은 종종 시도되어야 한다. 일탈의 정의 하나는 "정하여진 영역 또는 본디의 목적이나 길이나 조직 따위로부터 벗어남"이다.


누구에게나 잠시 벗어남이 필요하다. 본래의 길을 걷는 삶과 잠시 벗어날 줄 아는 삶의 조화를 위해서 말이다. 나는 인생이라는 놀이를 즐기기 위한 두 가지 기본 규칙을 정했다. 느슨하면서도 타이트한 규칙이다. 규칙은 일종의 울타리다. 너무 좁으면 갑갑하여 지키기가 어렵고, 너무 넓으면 느슨하여 의미가 없다. 주중에는 일상의 놀이에, 주말에는 일탈의 놀이에 몰입할 것! 나인 투 식스는 일상의 놀이에, 그 외의 시간은 일탈의 놀이에 빠져들 것!



'™ My Story > 끼적끼적 일상나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정이든 어느 봄날이든  (0) 2018.01.06
저, 살아 있습니다  (2) 2017.11.13
포틀랜드에서 만난 인연  (1) 2017.06.14
대지와 감성이 촉촉해진다  (0) 2017.06.07
나의 에너지 발전소  (0) 2017.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