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아름다운 명랑인생

친구와 보낸 하룻밤

카잔 2008. 8. 12. 08:28


친밀한 우정은 행복이요 성공이다!


친구랑 근처 맛사지샵에 갔다. 중국분들이 운영하는 곳이다. 지난 번에 한 번 갔다가 참으로 몸이 시원하여 언제 다시 한 번 가자고 언약했던 걸 행하는 날이다. 아주머니들의 손길이 아주 시원했었는데, 오늘은 아주머니가 한 분 밖에 없었다. 결국 나는 남자 청년에게 받았다. 아쉬웠지만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니 빨리 받아들여야 했다. 나는 뇌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맛사지는 이성에게 받아야 음양의 기를 주고 받아 더욱 편하다'는 마사지계의 속설을 부인했다. 그리고는 '남자가 해야 힘이 제대로 실리지'라고 합리화했다. 호호. 사람들은 늘 이렇게 자신의 상황을 견딜 수 있도록 스스로를 합리화하곤 한다.

그런대로 시원했다. 발마사지만 받았는데 어깨 마사지까지 받을까를 고민하다가 결국 오랜만의 만남을 맛사지샵에서만 보낼 순 없다고 결론을 내리며 우린 밖으로 나왔다. 둘은 괜찮은 재즈바로 향했다. 그곳에서 추억을 안주 삼아 칵테일 한 잔씩을 했다. 녀석의 칵테일 주문 덕분에 분위기를 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콜라보다는 칵테일이 더욱 근사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니까 말이다.

노래방. 우리의 다음 장소는 노래방이었다. 우리는 전혀 술 취하지 않았다. 도수 5도가 되지 않는 칵테일 한 잔에 취할 남자는 거의 없을 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노래방에서 만취한 사람처럼 놀았다. 둘이서 고함을 질러가며 불러댔다. 둘은 마음이 통했고 노래가 통했다. 한 명이 열 곡을 예약해도 그 열 곡을 함께 열창한다. 결국 초반전에 오버하여 목소리가 쉰 우리는 중반 이후부터 겔겔거렸다. 그래도 신났고 즐거웠으며 유쾌했다. 참 오랜만에 함께한 노래방에서의 시간이었다.

노래방을 나왔더니 꽤 늦은 시각이었다. '집으로 가지 않기'는 이미 둘의 계획이었다. 마지막 코스는 DVD 방이었다. 제목도 기억 나지 않는 영화였고 결국 나는 도중에 잠들어 버렸다. 친구는 끝까지 보았고, 재미없었다고 투덜댔다. 밖으로 나오니 날이 밝아 있었다. 와! 정말 오랜만에 우리는 밤을 새며 놀았다. 이렇게 논 것은 최소한 2년은 된 것 같다. 와! 나도 다시 밤을 새며 놀 수 있구나! 감격이다. 하하하. 나는 그렇게 진지하고 재미 없는 놈이 아니라고 되내여본다. ^^ 호호.

세상 모든 남자들이 오늘 밤 우리가 놀았던 것처럼 논다면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까? 는 의문이 문득 든다. 가정은 보다 화목해지고, 남자들의 건강은 더욱 좋아지겠지. 그리고.... 에이 모르겠다. 나는 지금 그저 친구와 함께 보낸 시간들이 즐거워 회상하고 있을 뿐인데, 뭘. ^^
나는 행복했다. 사랑받는다는 확신보다 더욱 진한 행복감이 또 있을까! 어떤 사람들은 남자들간의 이런 우정을 이상하게 바라보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우정에도 애틋한 친밀함이 존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것은 함께한 놈도 마찬가지일 게다.

친밀함. 누구나 친밀함을 갈망한다. 나에게도, 우리에게도 친밀한 관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친밀함 앞에서 망설인다. 친밀함에는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며칠 전, 강연에서 만난 어느 중년의 여성은 나와 처지가 비슷하다며 이런 얘기를 들려 주었다. "저도 중학교 때 어머니를 여의었지요. 그런데 누군가에게 내 얘기를 말하고 도움을 청하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를 못했어요. 내 모든 이야기를 하면 그가 나를 무시하고 업신여길까 봐 두려웠던 거죠. 그래서 어렸을 때의 저는 인생의 멘토를 무척이나 만나고 싶었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면 상대방에게 거절당하고 무시당할 수 있다는 본질적인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친밀함은 자신을 드러내는 과정을 통과하여 만나는 평안의 땅이다. 나에게는 친밀한 우정이 몇 있다. (많지는 않지만 만족한다.) 나는 그들에게 나의 모든 것들을 나눈다. 아주 더러운 부분까지 말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참으로 말하기 부끄러운 것까지 모두 얘기했다.
친구에게 나의 못된 행동들을 나눌 때, 우리는 함께 기도하며 인간의 본성이 참으로 약함에 대하여 깨닫게 된다. 또 다른 친구는 나의 아픔을 함께 느끼려고 애쓴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가 같은 어려움을 겪는 한 인간임을 느끼며 친밀함 속으로 빠져든다. 비밀을 지켜주며 친밀함은 강화된다. ^^

나는 이런 친밀함을 느끼는 친구 중 한 녀석과 마사지샵엘 가고, 재즈바에 가서 얘기를 나눴던 것이다. 함께 노래방에서 노래를 불러댄 것이다.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나! 우리는 하나의 장소에서 나올 때 마다 "이제 뭘 하고 싶냐?"고 물었고, 정말 우리가 하고 싶었던 것만을 했다. (DVD방 빼고 ^^)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방식대로 할 수 있음은 행복이요, 성공이다. 그 날이 행복한 날이었고, 성공적으로 보낸 하루였다. 고맙다. 친구야~! ^^

글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