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아쉬움과 서운함이 교차한 하루

카잔 2008. 8. 29. 23:58

아침 기분이 별로다. 오랜만이어서 낯선 기분이다. 하이닉스 인재개발원의 맛있는 아침 식사를 먹어도, 식사 후 하늘을 바라봐도, 기분은 별로였다. 내가 좋아하는 이승철의 노래를 들으니 아주 살짝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별로다. 강연 전에 이런 기분이 들다니. 이상한 날이다. 이유는 알지만, 애써 외면했다. 두 세 가지가 섞여 있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회개가 필요한 일도 있고, 열심이 내어야 할 일도 있다. 회개는 주일로 미뤘다. 열심은 오늘 조각하기로 다짐했다.

                                                                    - 2008. 8 29, 오전 8시 30분 용인 마조리에서

2008년 마지막 7 Habits 워크숍이 모두 끝났다. 학생들의 열렬한 반응과 높은 평점으로 화려하게 마무리되었더라면 좋았을 터인데, 그러지 못했다. 반응은 미지근했고, 평점은 기대 이하였다. 헉! 아마도 최저의 점수가 나올 것 같다. 마지막 워크숍이었고, 예비군 훈련을 연기해 가며 진행한 강연이었는데... 아쉬운 일이다. 서운한 일이기도 하다.

아쉬움과 서운함은 비슷하지만 다른 감정이다. 둘다 결과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나는 감정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하지만, 과정은 서로 다르다. 최선을 다하지 못하였기에 좋지 않은 결과를 맞았다면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이 든다. 후회보다 강도가 덜한 감정이다. 후회는 하지 않아야 될 일을 할 때 드는 감정이다.

때로는 최선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원인으로 결과자 좋지 못할 때도 있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을 때 말이다. 이 때는 서운함이 인다. 억울함과는 다르고 안타까움에 가깝다. 물론 이 역시 개선의 여지는 자신에게 있다. 예리하지는 못했더라도 성실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나 후회와는 구분하고 싶다.

오늘의 강연은 아쉬움 반, 서운함 반이다. 아쉬운 까닭은 첫째날부터 열심을 내지 못했던 까닭이고, 서운한 까닭은 중반 이후부터는 참 열심히 했고, 스스로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나를 오픈하려 적잖이 노력했던 까닭이다. 그러나 선생에게 '적잖이'는 어울리는 표현이 아니다. '최선'과' 성실'이 어울리는 표현이다. 많은 이들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모든 여름 과정이 끝났다는 안도감(^^)과 상쾌함은 있다. 이 상쾌함을 극대화하는 비결을 문득 깨닫는다. 그 것은 최고의 평점이 아니라, 최선의 노력과 성실일 게다. 점수가 좋아도 스스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면 기쁨은 줄어들 것이다. 책이 출간되어도 스스로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책이라면 역시 기쁨은 반감되었을 것이다. 스스로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들의 행복은 얕다.

점수가 낮아도 견뎌낼 수 있는 까닭은 지금까지 흡족했 왔던 높은 점수보다 오늘 하루 최선으로 강연에 임했던 태도 때문이다. 그것마저 없었더라면 지금 몹시도 괴로워하고 있으리라. 열심을 내겠다고 다짐했던 오늘 하루를 잘 살아내었다. 회개를 해야겠다고 하는 주말이 다가왔다. 긴장된다.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주님 앞에 서야 할 순간이다. 스스로 해결할 문제 하나를 떠 안았다.

아...

글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