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꼭 해야만 하는, 그러나 하기 싫은 일 속에서 행복 찾기 : 절반 성공

카잔 2008. 9. 23. 17:10

집안 일 중 가장 귀찮은 것은 양말 빨래를 건조대에 널어놓는 것이다. 오늘 그 일을 했다.
여러 족의 양말을 그냥 바닥에 던져 놓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하나씩 펴서 건조대에 널었다.
내가 하지 않으면 할 사람이 없기에 했지, 재밌는 일은 아니다.

두 번째로 귀찮은 일은 설거지다. 하기 싫다기보다는 여러 가지 일이 밀려 그릇이 쌓이기 일쑤다.
오늘 이 일도 했다. 제 때에 하지 않으면 그릇을 담는 통이 미끌미끌해지고 냄새가 나서 얼른 해야 한다.
이 역시 재밌는 일은 아니다. 허나,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나의 아내는 집안 일을 즐겁게 하며 정리 정돈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집안 일보다는 때론 TV도 즐길 줄 알고, 남편과의 대화를 더욱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홀로 상상의 나래에 빠졌다. 하하하. 그러나 신명 나는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에이. 이왕 하는 김에, 신바람 날리며 콧노래 흥얼거리며 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화끈하게 하자는 생각에 한 쪽 벽면의 책 정리까지 했다.
정리를 끝내고 나면 샤워 후에 즐겁게 와인 한 잔을 해야지, 하고 생각했다.

투덜거리며 일하지 않기, 라는 목표보다
신명나게 일하고 난 후 와인 한 잔의 여유를 즐기자, 라는 목표를 세우니 완전히 판을 새로 짜야 했다. 
목표가 높아지니 조금은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보상으로 와인을 생각했으니 말이다.
5% 매출 상승이라는 목표보다 30% 매출 상승의 목표가 달성하기 쉬운 이치와 같다.

듣고 싶은 김광석의 노래를 크게 틀어 놓고 한바탕 정리 정돈을 하고 샤워까지 마쳤다.
지금은 리즐링 와인 한 잔을 미니 치즈 소시지 하나와 함께 음미하고 있다. 아쉽다. 한 모금 남아서.
나는 지금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을 사랑하는 법을 실험하는 중이다. 오늘은 절반 정도 성공이다.

글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