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굿모닝~! 게으름 ^^

카잔 2008. 9. 29. 10:03

일요일을 한가로이, 아니 게으르게 보냈다. 친구와 함께 아침을 먹은 이후, 나는 그냥 시간의 흐름 속에 자연스레 게으름을 끼워 넣었다. 두 시간을 침대 위에서 뒹굴기도 하고, 간식을 먹으며 <출발, 비디오 여행>을 보기도 했다. 군대에서나 보았을 법한 TV 프로그램을 본 것이니 이례적이긴 하다. 그리고는 예배 시각 직전까지 낮잠을 잤다. ^^

저녁엔 야구장에 갈까 하다가 그냥 집에서 보기로 결정하고, 식사를 하며 야구를 보았다. 아~! 야구장에 못 간 것이 아쉽고 후회될 만큼 멋진 경기였다. 26일에 야구장에 갔을 때에는 0:1로 패했던 다소 지루한 경기였는데, 어제의 경기는 10:9로 승리한 정말 짜릿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다. 게다가 양준혁 선수가 오늘의 선수에 선정되었으니 못 간게 얼마나 아쉬운지...

야구가 끝난 뒤에도 난 빈둥빈둥 하릴없이 놀았다. 스포츠 뉴스를 보고 개그콘서트를 보는데 재밌었다.
이번 <달인>에서는 초능력의 달인이 등장했다. "오늘 이 시간에는 16년 동안 초능력만을 연구해 오신 초능력의 달인, 둘리 김병만님을 모시겠습니다." 하하하. 웃고 있는데 친구 상욱에게서 전화가 왔다. ^^ 그렇게 전화를 하고, 또 친구 한 명과 통화를 하고... 그렇게 나의 하루가 끝났다.

굿모닝~ 게으름, 하고 맞이하여 하루종일 빈둥거리며 보낸 어느 일요일.
사실, 난 게으른 사람이다. 종종 미루는 습관에 빠지기도하고 별로 성실하지도 못하다. 다만, 내가 잘 하는 것 한 두 가지를 발견해 낸 운 좋은 사람이고, 거기에만 성실을 쏟을 줄 아는 비교적 생산적인 사람이다. 그리고, 생산성을 위해서는 하루 정도의 빈둥거림과 휴식이 효과적일 거라 믿는 사람이다.

생산성은 성과를 높이는 역량이다. 이것은 곧 해야 할 일을 해내는 능력을 뜻한다. 지식과 상상력, 열정은 모두 성과를 올리기 위한 기초 자질이다. 이것이 그대로 성과에 연결되지는 않는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스스로를 감독하여 자신이 가진 자원을 목표로 집중해야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열심 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람쥐가 쳇바퀴를 하루 종일 돌려도 생산성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다.

지식근로자들에게는 '정해진 일을 정확하게 수행하는 능력' 그 이상이 필요하다. '해야 할 일을 판단하고 그것을 완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생산성이다. 게으르게 하루를 보내는 와중에 문득 문득 내가 놓치거나 미루고 있었던 중요한 일이 떠올랐다. 할 일을 하지 않으며 게으름을 피우는데, 놀랍게도 내가 해야 할 더욱 중요한 일들이 떠오르다니! 휴식이 생산성에 도움이 된다, 라고 주장할 수 있는 대목이다.

어느 좋은 날, 상쾌하게 일어난 휴일에 '굿모닝, 게으름'이라 외치고 하루 종일 빈둥거려 보라. 그러다가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해야 할 일 있다면 그것만 포스트잍 등에 적어 두고 월요일 아침 자신의 플래너에 옮겨 적어 보라. 그것을 실천한다면 의미 있는 게으름을 보낸 것이리라. ^^

글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