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Wine and Jazz

카잔 2008. 11. 1. 14:47

올 여름, 뉴질랜드에 갔었다. 리슬링(RIESLING) 와인 두 병을 사 왔다.
리슬링은 와이너리에서 몇 종류의 와인을 시음한 후 가장 마음에 들었던 녀석이다.
상급 화이트 와인 중 90% 이상이 3가지의 포도 품종으로 만들어지는데 그 중 하나가 리즐링이다.
(나머지 둘은 '소비뇽 블랑'과 '샤르도네'다.)

4기 와우팀원이 보내 준 선물에 기뻐 리즐링을 땄고
머지 않아 3기 와우팀원이 집에 놀러왔을 때 리즐링은 바닥 났다.
그 와인의 맛은 좋았다. 와인에 대한 無지식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홀로 즐기고 느끼고 기뻐할 수 있다면 그만이다. 와인은 누군가에게 보여 주기 위한 것이 아니기에.

"와인이 입 안으로 들어오면 가만히 느껴본다. 그 질감과 풍미, 냄새를 느껴본다.
그러한 느낌은 이내 다가온다." 유명한 와인 비평가 로버트 파커의 말이다.
그 느낌이 진하든 연하든, 섹시하든 순수하든 상관 없다. 그저 사람마다 다를 뿐이다.
어떤 지식이 와인의 느낌을 진하게 오래 남길 수 있다면, 그런 지식은 받아들이고 싶긴 하다.

재즈가 그랬다. 재즈도 느끼고 취하고 흥겨워하면 그만이다.
재즈도 그렇게 나에게 진한 로맨스로 다가왔고(콜트레인의 Say it),
경쾌하고 기분 좋은 에너지로 다가왔다.(콜맨 호킨스와 듀크 엘링턴의 Limbo Jazz).
재즈를 느끼고 즐기기 시작하는데 필요한 지식은 없다.
그저 들을 수 있는 귀와 느낄 수 있는 감성이 있으면 된다.

와인도 마찬가지다.
와인의 '부케와 아로마'에 취할 수 있는 코와 와인의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입,
색깔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으면 와인 한 잔과 함께 낭만을 느낄 수 있으리라.
소주보다 분위기 있어 보이는 것도 좋고, 주사가 없는 것도 좋다.
맥주보다 배부른 감이 없는 것도 좋고, 시끌벅적하지 않는 것도 좋다.

Wine과 Jazz, 모두 그저 느끼고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고독한 보보의 친구라고나 할까. ^^
(물론, 나는 외롭지 않다. ^^ 그런데 '고독한 보보'라고 하니 근사해 보여서 이 역시 좋다.)

* 주 : 부케는 와인의 총체적인 냄새를, 아로마는 포도의 냄새를 뜻합니다.

글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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