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칭찬과 협조를 하면 내가 낮아진다?

카잔 2008. 10. 27. 09:14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칭찬하면 자신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협조하고 동의하면 자신의 힘이 약해 보일 것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내면이 건강하고 안정된 사람들일수록 칭찬과 격려에 진심을 싣는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가치를 깊이 깨우친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거침없이 협조한다.

얼마 전, 예비군 훈련에 다녀왔다.
만약 '절대 협조하지 않는 정신'이란 어떤 것인지를 알고 싶다면 예비군 훈련장에 가면 된다. 

[상황 1]
다른 교장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예비군들은 대열을 정비한다. (시간이 엄청 걸린다.)
이동하기 전, 조교가 좌측 맨 앞줄 예비군에게 깃대를 좀 들어달라 했다.
그 예비군은 한사코 거절한다. 자신이 왜 그걸 드냐는 것이다.

[상황 2]
이론 수업이 끝나고 조교가 돌아다니며 외친다.
"앞으로 나와서 실습에 참여하셔야 교육이 빨리 끝납니다."
모두들 조용하다. 150여명 중에 나서는 사람들은 2~3명이다.

이런 모습들은 예비군 훈련장에서 어렵지 않게 보는 장면이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귀찮아서 협조하지 않을 수 있지만
또 다른 어떤 사람들은 협조를 하게 되면 자신이 약해 보일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생각하기엔 그 반대다.
협조를 하는 사람들은 아름다워 보이고 멋져 보인다. 그리고 강해 보였다.
나는 멋있게 협조하는 사람들에 합류하기로 했다. ^^
쉬는 시간 조교가 홀로 교보재(총과 지뢰)를 옮길 때 거들었다.
교육 실습에 동참하기를 외치는 조교의 말에 순순히 따르며 실습을 했다. (실습은 신났다. ^^)
쉬는 시간 후, 연병장에 줄을 서라고 하면 먼저 운동장에 나와 맨 앞줄에 줄을 섰다.

또 다른 날, 독서토론회에 참석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 달의 필독서가 내가 쓴 책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참석했고 흥미롭고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내 책에 대한 소감을 나누는 시간에는 책에 대한 칭찬과 아쉬운 점이 비슷한 비중으로 나왔다.
난 부정적 피드백에도 마음이 상하지 않았다. 온전한 책이 아님을 스스로 잘 느끼기 때문이다.
열린 마음으로 들었고, 아쉬움들은 다음 책에 대한 동력으로 삼기도 했다. 기쁜 시간이었다.

모임이 끝나고 2차 회식 후에, 한 참가자가 나에게 와서 이렇게 말했다.
"사실은 제가 책을 쓴다면 선생님보다 훨씬 훨씬 못한 책을 쓸 텐데,
아까 토론회에서는 왜 그랬는지 험담과 안 좋은 얘기만 늘어놓았네요."

그 분의 마음을 모두 헤아리지는 못하지만, 그런 분위기를 알고는 있다.
칭찬을 하게 되면, 왠지 내가 낮아진다는 느낌.
뭔가 오목 조목 조리있게 비난해야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보일 것이라는 생각.
나를 찾아 온 그 분은 지금 내가 말하고 있는 이야기와는 다른 상황일지도,
그 날 참석자 분들 중의 한 두 분에게는 해당되는 이야기이리라.

다른 이들은 칭찬하는 것은 자신의 가치가 낮아지는 행동이 아니다.
또한 협조하고 누군가의 말을 따르는(그것이 나보다 지위가 낮을 지라도) 것은 
나에게 힘이 없어서 굴복하는 것이 아니다. 
협조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 배려이고 칭찬은 누군가의 가치를 인정하는 열린 마음이다.
협조와 칭찬 모두 자신의 존재 가치를 높이는 행동이다.

나는 이렇게 주장한다.
누군가의 좋은 말에 동의하고, 좋은 뜻에 동의하고, 잘하고 있는 점을 한껏 칭찬하고 격려하자고.
이것이 내면이 강한 사람, 멋진 사람, 진정한 힘을 가진 사람으로 나아가는 한 가지 비결이라고.
우리 모두는 격려와 칭찬이 필요한 사람들이고, 모든 사람이 그 일을 훌륭히 해 낼 수 있다고.
우리가 만약 자신의 지위와 권위를 지키기보다 협력을 선택하면 더 큰 일을 해낼 것이라고.

글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

'™ My Story > 끼적끼적 일상나눔' 카테고리의 다른 글

Wine and Jazz  (6) 2008.11.01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날  (12) 2008.10.30
소원  (4) 2008.10.25
문득...  (14) 2008.10.20
짜증나게 하는 사람들  (14) 2008.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