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fe is Travel/낭만 유럽여행

[닷새날 여행일지] 열정적인 도시, 히오데자네이루

카잔 2009. 2. 10. 15:26


2시 20분 즈음에 깼다가 다시 잠들었다. 이 시각은 어제보다 이른 시각 아닌가.
기상 시간을 조금 더 늘려가는 것이 시차 적응이란 생각이 들어 억지로 잠을 청했다.
어느 새 잠이 들었고, 다시 눈을 뜨니 5시였다. 야호~! 최고로 많이 잔 날이다. 5시간 정도. ^^

오늘(현지 2월 9일)은 '히오'로 여행가는 날이다. 호텔 체크아웃을 해야 하니 짐을 싸야 했다.
2~3일 정도 밀린 메일 회신을 하고, 짐을 꾸리고 식사를 하고.
그러다 보니 공항으로의 출발 시각인 8시 30분이 다 되어간다.
 
토머스님의 회사 직원 한 분이 오셔서 공항으로 데려다 주셨다.
나는 이곳 교포들을 만날 때마다 이것 저것을 여쭙곤 했다.
언제 이민 오셨는지, 어떤 일 하시는지, 브라질에서의 삶과 문화 등에 대해서.
그리고 꼭 물어 보는 것 중 하나가 '이중국적'에 대한 문제다.
이 분은 마침 브라질에서 변호 업무를 14년 동안 하시고
공기관에서 근무하신 경험도 있으셔서 이중국적에 대하여 가장 깊은 이야기를 해 주셨다.
내가 생각해도, 이런 이야기들이 아주 흥미있고 큰 관심이 간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았다.
갑자기 브라질에 관심이 생긴 것이 아니라,
와우팀원들에게 애정이 생겼고, 그들이 사는 곳이니 여러 가지 상황이 궁금했던 게다. 
비교적 젊은 남자분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처음이라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민 오신지 33년이 지났으니, 브라질을 잘 알고 있는 젊은 감각에서의 의견이었으니.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서 내가 여행 일정에 대하여 아무 것도 모르고 있음을 느꼈다.
아마도 MBTI의 J형(판단형)이었다면 꽤 스트레스를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약간의 궁금증이 생겼지만 별로 걱정하지 않고 당황되지도 않았다.
다만, 오신 분도 부탁 받고 오신 것이라 둘다 잘 몰라서 그게 죄송스러웠을 뿐.
(사실, 와우 팀원분께 여쭤 봐도 별 말씀을 해 주시지 않아서 알아서 하시나 보다 했다.)

공항 도착. e-티켓으로 항공권 구입.
데려다 주신 분과 인사하고, 비행기를 타러 들어갔다.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는 동안, 나의 이번 여행을 참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있음에 감사했다.
죄송스럽기도 했다. 몇 가지 일은 "저 혼자 해 보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은 일도 있었다.
이를 테면, 오늘처럼 갑자기 나를 pick-up해 주시는 분이 바뀐 경우도 말이다. ^^
허나, 나는 뽀르투게스(포르투갈어)를 전혀 하지 못하니 그들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이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올랐다. 따로 여행 단상으로 정리해야겠다.
핵심만 전하자면, 섬김에서도 성품에 역량이 더해지면 섬김의 깊이가 달라지는 것.

12시 15분 히오에 도착. 예정보다 30분 늦게 도착했다. 비행기가 늦게 출발했기에.
어렵지 않게 가이드를 만나 점심 식사를 하는 것으로 히오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리우데자네이루는 Rio De Janeiro를 영어 식으로 읽은 말이다.
이곳 분들은 히오~ 로 발음한다.
포르투갈어에서 R이 단어의 첫째 순서에 오면 강세를 주어 'ㅎ'로 발음한단다.
축구선수 '로마리오'가 아니라 '호마리오',
리우데자네이루가 아니라 '히오데자네이로'가 되는 것이다. 
'히오'는 '강'이란 뜻, '자네이로'는 '1월'이라는 뜻이다. 1월의 강~! '히오데자네이루'

'리우데자네이루'와 '히오데자네이루' 중에 아마도 한국에서는 '리우~'로 통일한 듯 하다.
어차피 외국어는 자기 나라 언어로 가장 가깝게 발음하면 되니, 문제될 것 없겠지만
한국어의 놀라운 발음 모방성을 발휘하여 바꾸는 게 낫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든다. 
영어권에서는 어떻게 부르는지 궁금하지만, 조사하기 귀찮아 그냥 넘어간다.  
오늘 글에서는 그냥 '히오'라고 부르련다. 나는 지금 브라질에 있음을 자랑하려고. 하하. ^^
 

#1. 예수님이 계시는 산, CORCOVADO

여행 책자의 사진에서 슬쩍 본 장면.
높은 산 위의 예수님 동상, 이것이 남미의 명소란다.
사실, 난 이것이 예수님이신지 몰랐다. 가이드가 깜짝 놀란다. 하하하.

히오에 도착하자마자, 가이드는 예수님 산 이야기를 꺼냈다.
날씨가 좋지 않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그 때만 해도, 나는 이 곳이 얼마나 유명한지 몰랐다.
이 동상을 볼 수 있는 날이 많지 않다는 사실은 당연히 모를 수 밖에.

두 번 와서 두 번 보지 못한 한국 관광객도 있다고 한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이과수에서 만난 가이드 분은
히오에 10번을 갔는데, 그 중에 3번만 예수님 동상을 보았다고 한다.
 
짙은 안개가 끼거나 구름이 가득하면 바로 앞에서도 전혀 보이지 않게 된다는 예수님 동상.
내가 갔을 때에는 아주 선명히, 제대로 보였다. ^^
백두산 천지도 제대로 보기 힘들다는데, 나는 두 번을 가서 두 번 모두 뚜렷히 보았으니
나는 여행운이 있는 건가? 하하하. ^^ 아무튼 신난다~!

예수님께서 두 팔 벌려 말씀하시는 듯 하다. ^^ "희석아 어서 오너라'"
완전, 내 마음대로 해석이다. ^^

예수님 동상



Just Like Jesus



#2. 히오 카니발(쌈바 축제) 대회장

한창 공사중인 히오 카니발 대회장


이 도로가 리우 카니발 대회가 열리는 곳이다. (지금부터 '리우'라고 할련다. 히오는 어색하다) 
700m 길이의 이 도로를 한 팀이 1시간 20분 내에 통과해야 한다.
리우 카니발에는 최고의 프로페셔널을 자랑하는 12개의 스페셜팀이 이틀 동안 밤새 축제를 진행한다.
한 팀은 3,000~5,000명으로 구성되어 일년을 준비한다고 하니 축제 규모와 열정이 가히 세계적이다.
지금은 공사 중이고, 약 열흘 후면 이 곳에서 리우 카니발(일명 삼바 축제)가 펼쳐 진다.
스탠드와 건물처럼 되어 있는 곳은 모두 관중석이다. 오른쪽이 더 비싼 입장료를 내야 한다.


히우 카니발 복장을 입고


카니발 의상을 입고 한 컷 찍었다. 흑인과 사진 찍은 건 처음인 것 같기도 하네.

 
#3. 축구장



축구황제 펠레의 Foot Printing

호나우두의 발자국




#4. 대성당

대성당 앞에서




#5. 빠웅지아쑤까르 (PAO DE ACUCAR)

플라밍고 해변




빠웅지쑤까르에서 본 꼬빠까바나




#6. 꼬빠까바나 해변


COPACABANA PALCE 수영장

꼬빠까바나 해변의 특급 호텔, COPACABANA PALCE




히오에서의 하루를 마치며

브라질식 식사



저녁 식사는 한국의 롯데리아 등의 패스트푸드점처럼 생긴 간이 식당에서 브라질식으로 먹었다. 
한국식은 먹고 나면 배가 고프지만,
브라질식은 하루 종일 든든하다는 가이드의 말에 의아해하면서도 맛나게 먹었다.
고기는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자장처럼 생긴 것은 실제로는 팥죽처럼 보이고 맛도 비슷하다. 이걸 밥과 비벼 먹는다. 

오늘 리오를 향하며, 그리고 리오 여행 중에 아주 약간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느꼈다.
누군가에게 화가 나거나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 아니다.
익숙한(?) 상파울로를 떠났다는 사실, 친근한(!) 팀원들을 만나지 못한다는 심리적 요인 때문이다.
육체의 피로에도 심리적 요인이 많이 작용한다는 사실, 피로와 개인 성향과의 연관성 등을 생각했다.
또 하나의 여행 단상을 적을 만한 소재다.

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다.
"가이드는 가이드다"라는 지인의 말을 따르지 못했다. 하하하.

안젤리카님에게 전화를 몇 번이나 시도했는데, 결국 연결되지 못했다.
아이고 뭐가 이리 복잡하대?
아마도 퍽 간단할 터인데, 나를 탓하지 않고 시스템을 탓하는 것이리라.
무언가가 이렇게 조금만 어려우면 사람들은 자신의 노력없음보다는 기계가 "복잡하다"며 불평한다.

결국, 잘 지내고 있으니 염려마시라고, 안젤리카와 팀원들에게 텔레파시만 쏘았다.
아!
그래도 전화를 해야 하는데...
내가 이리도 (전화 한 통 하자는 부탁도 못하는) 소심쟁이이고
(공중전화 사용법도 모르는) 바보 같단 말인가!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