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fe is Travel/낭만 유럽여행

[브라질 여행 단상] 건강에는 좋은데 맛은 써요.

카잔 2009. 2. 7. 17:00


아침에 먹었던 맛있는 '빠빠야'



#1. 먹어보기 전에는 맛을 알 수 없다.

호텔에서 처음 먹는 아침 식사.
과일과 빵, 우유와 시리얼이 있었다. 처음 보는 과일 빠빠야. (이름도 뒤늦게 알게 된 과일)
맛이 의심스러워 보이는 여러 가지 종류의 빵들.

간택된 몇 가지의 음식을 가져 와서 식사를 시작했는데, 
게걸스러움보다는 조심스러움으로 먹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아침 식사는 깔끔하게 먹고 싶다는 마음이었던 게다.

게걸스럽게 먹을 필요는 없지만, 
'이게 맛있을까?' 라는 미심쩍은 마음으로 입을 조금 벌려 살짝 깨작이면 맛을 알 수가 없다.
한 입 가득히 우그작, 하고 베어 물면 그제서야 입 안 가득히 맛있음을, 혹은 '우엑'을 느낄 수 있다.

잊고 지낸, 혹은 잃어버린 자신을 찾는 과정에서 가져야 할 태도를 깨닫는다. 
내가 이것을 잘 할까? 실수하면 어떡하지? 나에게 맞는 일인가?
이것을 제대로 알아내는 확실한 방법은 한 가지다. 직접 해 보는 것!
 
발전하려면 성찰이 중요하다지만, 행동에 이어진 성찰이야말로 최고의 성장을 불러온다.
먹어 보아야 맛을 알 수 있고, 시도해 보아야 내 것인지 알 수 있다.
시도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2. 의심스럽게 끝부분을 살짝 맛보는 것으로는 맛이 반감될 수 있다.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노려 보며 베어 물면 맛있는 음식도 그 맛이 반감된다.
지나친 주저함과 근거 없는 염려는 자신의 길마저 의심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예리한 지성을 위한 회의는 좋은 것이지만, 삶을 바라보는 회의적 태도는 좋지 않은 것이다.

인생은 단순하지 않다. 하나를 알아도 몰랐던 두 번째 사실이 곧장 등장한다.
목적지를 향하여 정확히 걸어가고 있을 때에도 삶이 무겁게 느껴지거나 두려울 때도 있다.
계획은 일그러지기 십상이고 기대했던 일은 나를 비켜가는 것이 다반사다.

그렇다고 두려워할 필요 없다. 짧은 내 삶을 돌아봐도 이것이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확신 가운데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불안과 두려움을 안고서도 확신있는 것처럼 걸어가는 것.
삶은 힘겨운 과정의 연속이지만, 이것을 받아들이면 삶이 전혀 힘들지 않게 되는 묘한 것.

우리에게 삶의 날수가 더해질수록 인생이 자기 의지에 의한 '경영'이 아니라,
신의 절묘한 리듬에 맞추어 춤을 추는 '예술'이라는 사실에 익숙해질 것이다.
익숙함이 더해질수록 우리는 지혜로워지고, 새로운 낯설음을 향하여 도전해야 할 것이다.

낯선 곳 브라질에서, 낯선 과일 빠빠야를 힘차게 베어 물었다. 
까만색의 씨 같은 것이 먹을 수 있는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잠시 후, 씨가 쓰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았기에.

씨를 걷어낸 맛있는 빠빠야를 나는 계속 먹었다. ^^ 


[PS] 물어보니 씨를 안 먹는 게 보통이란다. 호호. ^^ 허나, 건강에 좋아서 먹는 사람도 있단다.
누군가 내게 씨를 먹으면 안 되냐고 물어보면 난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됐다. "건강에 좋은데 맛은 써요."
내 혀로 직접 맛보았으니 내 표정은 살아 움직일 것이고, 말에는 진정성이 실려 있을테지. ^^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