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한 남자

카잔 2009. 3. 5. 01:58


가끔 생각나는 한 남자.
내겐 그의 사진 한 장이 없다.

허나,
내 가슴 속에는 그의 환히 웃는 얼굴
또박또박하고 우렁찬 말투
책임감 넘치고 절도 있는 태도
이 모든 것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다.

나에게 그는 멋진 남자였다.
부하를 아끼며 신뢰할 줄 알고
당신의 책임을 다하는 믿음직한 상사였다.

얼마나 좋은 지아비인지는 잘 모르지만,
(내가 어찌 이것을 알 것인가!)
내게 기억된 이미지로는 아주 자상한 남편이다.
처음으로 그에게 전화를 했을 때, 들려 온 컬러링 음악이 기억난다.
(물론 그것 하나의 이미지만으로 만든 착각은 아니라고 믿고 있다.)

컬러링 음악은 김종국의 '한 남자'였다.
당신의 아내를 향한 마음이 담긴 노래라고 생각하며 한참 동안 컬러링을 들었다.
다행히도 전화를 늦게 받아 주어 고마웠던 기억이 난다. ^^

그는 당신의 아내에게 존대를 섞어 가며 대화하였다.
부하에게 주었던 신뢰의 수십 배를 아내에게 주는 듯했다.

오늘 밤, 이 새벽에 갑자기 그 남자가 생각난다.
지난 해에 소령으로 진급한 멋진 그 남자를 만나러
2009년 어느 기분 좋은 봄날에 훌쩍 떠날 것만 같다.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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