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아름다운 명랑인생

[하루NA] (7) 행복.

카잔 2009. 7. 8. 08:52

7월 8일.
행복.


할머니와의 전화 통화.

할머니~ 석입니다.
오냐 그래. 밥 문나? (반가움이 가득하시다.)
네. 이제 밥 먹으려고 나왔습니다.
밥 뭐 묵노? 
몰라요. 나가 봐야지요. 맛있는 걸로 먹을께요.
그래 맛난 거 무래이.
네. 할머니는요? 할머니는 식사하셨나, 궁금해서 전화했습니다. 
나는 맨날 내가 묵고 싶을 때 안 묵나, 어디 때가 있나. 내가.
그래도, 손자 전화 받았으니 맛나게 식사하이소. 건강하셔야 손자 덕 좀 보지요.
오냐 알았다. (웃으신다.)
참, 할머니.. 용돈 찾아 쓰세요. 확인해 보셨어요?
아니, 아직 안 봤다. (어쩌면, 이미 몇 만원 쓰셨을 수도 있다. ^^)
매달 초에 안 잊고 보내드리니 혹 제가 전화가 며칠 늦어도 찾아 쓰이소.
알았다. (또 웃으신다.) 닌 별 일 없제?
네. 제가 뭐 별 일 있습니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조금 바쁘긴 하지만 좋아요.
그래. 바쁜 기 좋은 기다. 열심히 해래이.
예. 할머니 또 전화 드릴께요. 식사 드세요~ 
그래. 전화 고맙다. 

할머니와의 통화 후에는 가슴이 뭉클해진다.
기분이 좋아지고, 기운이 살짝 솟아난다.  
내가 어떤 따뜻한 끈으로 신에게 묶여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행복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곧 기도하게 된다. 할머니 오래 오래 사셔요, 라고.
에이, 괜히 눈물이 핑 도네. 통과~! 

할머니와 전화를 끊고 나는 집으로 향했다.

별다른 약속이 없어 오랜만에 집에서 밥을 먹었다.
반찬을 사다 두지 못했지만 그냥 집에서 먹고 싶었다.
한 달에 한 두 번 먹을까 말까한 라면을 끓였다.
김치 하나에 라면을 먹는다.
면을 다 먹으면 밥을 말아 먹으면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밥을 말아먹지 못했다.
라면이 너무 맛있어 밥을 깜빡 잊고 국물까지 다 마셔버린 게다.
아! 참 맛있었다.  ^^ 먹는 것, 이것 참 괜찮다. 참 기분이 좋았다. 
행복이 라면 한 그릇에도 담겨져 있다면, 삶은 행복으로 가득한 공간이다.

7월 12일. 다시 할머니와의 통화.

응 석이가?
네 할머니.
회사가?
할머니, 오늘 일요일 아닙니까?
아, 오늘 일요일이가? 나는 오늘 신천 나갔다가 이제 들어왔다.
비가 와 가지고 신천에 물이 얼마나 불었나 보러 갔다. 별일 없제?
네 저는 별 일 없지요. 쭈삐랑 같이 가셨어요?
응. 심심하이께 같이 가야제.
할머니 식사는 드셨어요?
집에 아직 안 들어갔다. 다와가 집 앞에서 청소한다.
거기도 비 많이 왔지요?
그래 비 마이 왔다. 신천에 물이 얼마나 마이 불었는지  
싸악 씨겨 나가서 깨끗하더라. 한 번씩 그래야 돼. 건강은? 몸은 괜찮나?
네.
요즘 눈병이 많단다. 안과가 만원이라 하대. 우에끼나 몸 조심 해라.
할머니...(잠시 머뭇거리다) 오늘 손자가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나네요. (갑자기 눈물이 핑, 목이 울컥한다.)
(허허허 웃으시며) 좋은 일이다. 이래 아침에 전화 받으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 
(울먹거림을 참으며 겨우 내뱉는 말) 네. 할머니 또 전화할께요.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세요. 

결국 전화를 끊고, 눈물을 흘리고 만다. 
기도를 한다. 할머니의 안녕과 건강을 지켜 달라고.
내친 김에 찬양을 부른다. 기타를 꺼내 들고 <거룩할지라>를 불렀다.
찢어지는 목소리로 <친구에게>도 불렀다.
할머니... 건강하셔요.

오늘은 할머니도 우실지 모르겠다.
며칠 전, 대구에서 식사를 함께 했을 때 할머니 손이라도 한 번 잡았어야 하는 건데...


[오늘만세]

OO생명 변액유니버셜보험을 해지하기 위해 콜센터에 전화했다.
3년 동안 월 30만원씩 부었던 것이지만, 해약하려 한다.
재정이 힘든 것은 아니지만 내 삶의 철학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다.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은 저축이나 투자를 통한 재정적 준비만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의 실력을 끊임없이 연마하여 죽는 날까지 전문성을 키워가는 것도 훌륭한 준비라고 생각했다. 
거기에 아름다운 인간 관계를 만들어가는 진실된 노력을 더한다면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런 생각이지만, 친한 지인들의 보험, 금융 상품 권유도 중요하여 몇 개의 상품에 가입했다.
지인들의 직업이 바뀌어 나도 상품 몇 개를 해지했었다.

처음부터 가입 목적은 두 가지였다. 나의 미래를 위한 준비, 그리고 지인들의 출발을 돕는 것.
지인들이 그 일을 그만두었으니 나는 나의 신념대로 미래를 준비하고 싶다.
최대 6개까지 있었던 것이 이제 3개로 줄었다. 앞으로 하나를 더 해지하려 한다.
자신의 철학과 삶의 방식이 일치하지 않으면 사고를 깊이 할 수 없고, 명쾌하게 생각할 수도 없다.
나는 깊은 단숨함을 추구하고 싶다. 오늘은 그런 나의 꿈을 위해 한 가지 결심을 실천한 날이다.
아쉽게도 OO생명은 전화 해지가 안 되니, 지점에 방문해야 한단다.
강남대로의 어느 지점을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 플래너에 받아 적었다.
절차는 간단했다. 언제나 그렇다. 결심이 힘든 것이니 실행은 의외로 쉬운 경우가 많았다.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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