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삼촌

카잔 2009. 12. 14. 15:57

삼촌 가게에서 삼촌과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오전 시간이라 가게 손님은 많지 않았고
집안 일, 군대 전역을 앞둔 동생 이야기 등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귀한 시간을 보냈다.

대화는 참 좋은 것이다. 
이해를 높이어 상황과 서로를 알게 하고
마음을 나누어 서로에게 힘과 따뜻함을 건넨다.

하지만 대화란 어려운 것이다. <대화 = 진솔한 표현 + 공감적 경청>이다.
나의 생각이 그에게 가고, 그의 생각이 나에게 와야 대화다.
이런 소통을 위해서는 나와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겠다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표현이 있되, 경청이 없으면 이것은 소통이 아니다.
삼촌과 나는 소통하였기에 기분이 좋았다.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이야기한다면
지금 내가 얼마 기분 좋은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을 터인데
워낙 우리 집안의 문제인지라.. ^^

분명한 것은 대화 후,
삼촌과 나의 마음을 따뜻해졌다는 것이고 기운을 얻었다는 점이다. 
대화는 이렇게 좋은 것이고,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좋은 걸 잃는 것이다.

*

이야기는 어느 손님의 방문으로 그만두어야 했다.
삼촌을 찾아 오신 손님이고 두 분은 사무실로 들어가셨다.
나는 오늘의 할 일을 하려고 저만치 구석에 있는 테이블로 갔다.

잠시 후, 삼촌이 사무실에서 나오셔서 커피를 뽑아 들고 가셨다.
아...! 쫓아왔다. 내가 받아들고 삼촌께는 얼른 들어가 계시라고 했다.
"삼촌, 이런 건 저더러 시키시지요."

삼촌은 아무렇지 않은 듯이 웃으셨다.
나는 손님께 삼촌의 체면을 세워주고 싶은 마음이셨고,
삼촌은 그런 내 마음을 아셨으리라.

내심 손님이 오신 사무실에 커피 한 잔 갖다 드린다는 생각도
못한 것이 부끄러웠다. 많이 부끄러웠다.
커피를 뽑으시는 삼촌을 보자마자 달려오며 얼굴이 화끈거렸을 정도로.

섬김은 좋은 것이다.
섬기는 리더십은 더욱 좋은 것이다.
삼촌은 가계에서 가장 웃어른이시지만
아직도 직원들의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신다.

오늘도 삼촌에게서 그런 모습을 배워간다.
삼촌은 이렇게 잊고 있었던 가치, 기본적이지만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주신다.
일전에, 함께 일하는 친구가 삼촌의 모습에서 감동받았다고 한 적이 있다.

삼촌은 당신의 핸드폰 벨이 울리면, 멀리 있을 때에도 아주 열심히 달려오신단다.
친구가 쉰 중반의 삼촌의 그 모습을 보며 감동받았다고 삼촌께 얘기 한 적이 있단다.
삼촌은 이렇게 말씀하셨단다. "나를 찾는 이에게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는 것" 뿐이라고.

아, 삼촌. ^^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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