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80분의 상실

카잔 2009. 12. 13. 17:16

열차 안에서 졸린 눈을 껌뻑거리며 글을 썼다.
졸렸지만 좋은 생각이 떠올랐기에 자판을 두드렸다.
신나게 글을 썼고, 저장하기 전에 블록 복사를 해 두었다.
혹여나 저장 시에 글이 날아갈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 ^^

저장을 하려는데..
아차, 서명을 빠뜨렸네,

서명을 복사하여 붙인 후에
'저장하기' 버튼을 눌렀다.

가끔씩 세상은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가끔씩이 아니라, 종종일 수도 있다.
나는 분명 '저장하기'를 눌렀는데,
글은 저장되지 않았다.

Ctrl + V 를 누르면 된다. 복사해 둔 것이 있으니.
그런데 나타난 것은 80분 동안 쓴 글이 아니라,
직전에 복사해 둔 다음의 서명이었다.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헉!
글은 사라졌다.
긴 글이었지만, 아쉬움은 짧게 가져야지.

좋네. 이번에는 서명을 복사 안 해 와도 되니. ^^ 호호.

또 배운다.
단순한 실수로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면 안 된다든 것을.
동시에 실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배울 수도 없다는 것을.

상실은 인생의 일부이니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법,
일상의 작은 사건들의 결과를 보며 삶을 조금씩 개선하는 법.
나는 그 사이의 균형 있는 지점에서 머무르고 싶다.

인생은 흥미진진한 학교다.
때로는 지루한 수업도 있고,
무서운 선생의 체벌도 있지만 학창 시절은 그리운 추억이다. 
인생의 노년에도 청춘 시절의 실패와 고생들이 그립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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