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꽃 이름을 아는 것

카잔 2010. 2. 17. 08:39

다원주의 시대라고들 하지만, 돈에 대한 생각만큼은 절대주의가 판을 친다.
돈이 생기면, 그 돈을 굴려 더 많이 벌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 된 사회다.
그렇지 않으면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교양이 결여된 것으로 본다.

내일의 먹고 입을 것을 염려하지 않는 삶은 순진하고 어리석은 생각으로 여겨진다.
나는 생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약간의 여유돈이 생기면,
그 돈을 주식에 집어 넣지 않는다. 대신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운다.

좀 더 많은 돈을 벌고픈 욕심이 드는 경우는 가족 여행을 구상할 때다.
이런 생각을 하면,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방어하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이라는 표현을 붙이고 싶은 것이다.

나의 이런 생각을 아직 철이 들지 않은 것으로 보는 이들이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나도 미래를 준비하긴 한다. 열심히 공부하여 전문성을 쌓는 것도
(은행에 저축하는 것만큼 눈에 띄지는 않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이다.

미래 준비도 좋지만,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유일무이한 지금 이 순간이 어떤 모양인지 바라보고 체험하면서 살고 싶다.
겨울바람을 맞으며 동장군의 위세를 맛보고,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싶다.

언젠가 이 맘 때를 기억하며,
'2010년 겨울'이라고 표현하고 싶지 않다.
2월 16일이라는 단위로 기억할 만큼 순간순간을 살고 싶다.

"더 높이, 더 빨리, 더 멀리"는
올림픽 경기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슬로건이 되어버렸다.
그들은 만족할 줄 모르고, 여유롭게 쉴 줄 모르는 사람이 되어간다.

아!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좀 더 깊이 알아가고 싶고 
좀 더 천천히 살아가며 삶과 자연, 사람들을 바라보고 싶다.
가까운 사람들과 좀 더 진하게 관계 맺고 싶다.

이 글은 돈에 초연하자는 제안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나는 돈이 좋다.

돈이 있으면 좀 더 공부할 수 있는 책을 살 수 있고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볼 여행을 떠날 수 있고
사람들과 보다 맛있는 음식을 분위기 좋게 먹을 수 있다.

돈이 좋은 것은
내 삶의 목적을 훌륭하게 이뤄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돈이 삶의 목적이 되는 것이다.

돈벌이에는 도움이 되지 않아도 가치 있는 일들이 있다.
누군가가 꽃 이름을 아는 것도 그런 일들이냐고 내게 묻는다면
당연하지요, 라고 대답하며 수긍할 것이다.

사람은 경제적인 활동만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활동, 나아가
자연, 생태적인 활동을 하며 성장하고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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