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Story/즐거운 지식경영

달팽이 독서법 (사례)

카잔 2010. 5. 4. 17:59

4월 7일에서 13일까지, 7일 간에 걸쳐 한 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윤석철 교수님의 『경영 경제 인생 강좌 45편』이라는 책입니다.

215페이지 짜리이니 두꺼운 책은 아닌데, 오늘에서야 마지막 장을 덮었습니다.

저의 책 읽는 속도가 이 정도임을 말하기 위해 구체적인 날짜와 페이지를 적었습니다.

많은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면서 읽어야 합니다.


저는 읽으면서 메모도 하고, 생각도 하느라 느리게 읽는 편이지요.

도대체 무엇을 메모하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을지 몰라,

저도 한 번 제 책을 훑어 보았습니다. 몇 장의 사진을 찍어 보여 드리지요.


1. 적용하기 : 자신의 삶과 연결시켜라


책을 읽으면서 「」표시를 자주 하는데, 이것은 책을 읽고 나서

노트북에 정리할 만한 내용들을 뽑아두는 저만의 기호입니다.

밑줄을 긋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한 간단한 방법이지요.

아래 사진에서 「」가 된 내용을 옮겨 보겠습니다.



[45] 고객이 느끼는 필요와 정서에 관한 철저한 조사 없이

막연한 기대만 가지고 사업에 투자하면 실패하기 쉽다.

정부와 국민, 기업과 소비자, 그리고 가정에서는 부부 사이가

모두 고객관계이고 '주고받음'의 현장이다.

고객과 '주고 받음'의 관계에서 성공하려면

고객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숫자 45는 페이지를 의미합니다.

파란 글씨로 메모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A : 법원공무원에 대한 조사

- 이들의 대고객은 누구인가?

-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A는 Apply 의 약어로 책의 내용을 적용하자는 뜻이지요.

저는 4월 말에 법원공무원 연수원에서 강연을 하게 되는데,

강연 준비에 도움 될 만한 내용이 떠올라 이렇게 메모해 둔 것입니다.

책을 읽으며 자신의 삶과 연결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는

『나읽만』(나는 읽는 대로 만들어진다)에서 강조했던 그대로입니다.



2. 조사하기 : 더 공부하거나 자료를 찾아 확인하라


또 다른 페이지에서 「」표시가 된 부분을 옮긴 후, 설명을 이어가겠습니다.  


[161] 당시 소련도 미국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핵무기를 사용 않는) 재래식 전쟁으로는 지리적 거리로 인하여

카리브해에서 미국을 당할 수 없다는 것이 당시 흐루시초프 수상의 고민이었다.

심사숙고 끝에 흐루시초프 수상은 미국의 요구에 순응,

미사일을 철수함으로써 핵전쟁의 위기를 넘겼다.  (아래 사진 참고) 



쿠바 사태를 진정시킨 것은 케네디 대통령의 리더십으로만 이해하고 있는 제게

책의 내용은 전체적인 이해를 도와 주었습니다.

물론, 저는 저자의 견해가 타당한지(역사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는 견해인지)

알고 싶어 책의 여백에다 이렇게 적어 두었습니다.


S : 흐루시초프 수상에 대한 후대의 역사적 평가를 살펴 보자.


S는 survey의 약어로, 내가 직접 (책의 주장에 대한 진위 여부를) 조사해 보자는 게지요.



3. 생각하기 : 의심되는 대목은 반론 제기, 더 고민해 볼 대목은 생각을 이어가라


또 다른 페이지에는 저자의 견해에 대한 반론이 제기된 내용도 있습니다.

저자는 물리학, 경영학, 전기공학 등 다방면에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석학입니다.

그런 학문적 배경 덕분인지 주장은 균형이 있고, 사례가 다양한 것이 책의 장점입니다.

반면, 몇 가지 사례는 거듭 반복되었고, (파나마 운하 사례는 3회나 등장하지요)

어떤 경우에는 '끈기'라고 해석하면 더 좋을 사례가 '상상력'으로 해석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책에 집중하여 읽으면 저자의 사례 제시에 대한 타당성 여부를 살펴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책의 핵심 주장이 아닌 사례에 관한) 지엽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책 전체에 대하여 비판적 시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지요. 서로 별개의 문제니까요.




오늘, 책의 마지막 장을 덮기 전에 있었던 집중력의 변화를 이야기함으로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200페이지가 넘어갈 무렵입니다. 45개 챕터 중에 2개 챕터만이 남은 상황이었지요.

얼마 남지 않았으니 끝까지 읽자는 마음이 들 무렵, 빨리 읽어내자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겨 두기는 찜찜하니, 그냥 읽고 치우자 식의 마음이었는데

그렇게 읽은 마지막 2개의 챕터는 눈으로 읽어 낸 것 외에 남는 것이 없었습니다.

조바심이 드는 순간, 학습의 효과가 반감되(혹은 그 이상으로 줄어드)는 경험이었지요.


취미로서가 아닌 꿈을 이뤄 가고 자신을 계발해 가려는 목적이나

지성을 쌓아가려는 목적이라면 조바심을 버리고 정성들여 읽어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이 글의 결론입니다.

책 읽는 속도보다 책 읽는 정성에 관심을 두어라.

정성이 쌓여 사고력이 쌓여가면 속도는 저절로 붙는다.

이해력이 좋아져서 독서의 속도가 붙어야지

눈을 움직이는 기술력이 좋아져 붙는 속도는 기술에 머문다.

진중한 독서를 위해 조바심을 버리고 독서를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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