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엄마가 생각나는 날입니다. 6월 17일은 돌아가신 엄마의 생일이거든요. 21년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셨을 때 나는 중학생이었습니다. 삼십대 중반인데도 여태 ‘어머니’라는 말 대신 ‘엄마’라고 하는 까닭은 살아계실 적에 그리 불렀기 때문이겠지요. 10대부터 엄마 없는 삶을 산다는 것은 서럽고 속상한 일이었습니다. 마냥 힘들고 불행했던 것은 아닙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슬픔을 조금씩 가져갔고, 나 역시 성장하면서 변화된 삶에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엄청난 불행이나 슬픔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화해의 대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번도 내 운명에 맞서 싸운 적이 없거든요. 그저 내 인생에 벌어진 일과 함께 살아왔을 뿐입니다. 돌이키거나 피할 순 없었으니까요. 누구나 자신만의 숙명을 타고납니다. 숙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