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랑은 커피 맛이 준수하다. 빵도 맛나다. 오늘도 마늘빵과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빵 접시는 비워졌고, 커피는 남았다. 식어도 맛난 커피다. 아껴마시던 중 날파리 한 마리가 커피 잔 안으로 날아들어갔다. 얼른 잔을 들었지만, 날파리가 커피에 빠졌다. 이미 젖은 날개의 안간힘으로 작은 동심원을 그리는 모습이 처량하기도 괘씸하기도 했다. 이런...!! 커피는 포기해야 했다. 아쉬움에 빠져있을 시간은 없었다. 그럴 시간에 책 한 자라도 더 읽거나 일을 조금이라도 더 하고 싶었다. 하루를 오롯이 생산적으로 살지는 못하지만, 카페에 앉아 일하는 시간만큼은 불처럼 일하는 나다. 집중하여 일하다가 나도 모르게 커피를 마셨다. 두 모금째 마시다가 불현듯 날파리가 떠올랐다. '으악 날파리!' 나는 두 모금째 마셔 입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