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01 2

와우 11기 선발 이야기

1. 2월 25일(토) 자정은 11기 지원자들의 마지막 과제 데드라인이었다. 토요일 밤, 재즈를 들으며 일찌감치 제출한 지원자들의 과제부터 읽기 시작했다. 자정이 가까워지면서는 속속 도착하는 메일을 반갑게 맞았다. 의아한 일도 있었다. 늘 서둘러 제출했던 한 지원자가 과제를 제출하지 않은 게다. 매주 한 두 사람 정도는 과제를 제출하지 못한다. 11기의 경우, 미제출자는 매주 뜻밖의 인물이었다. 이튿날까지도 은근히 메일을 기다렸다. 합류 여부와 무관하게 어찌된 사정인지 궁금했지만, 먼저 물어보는 일도 저어되었다. 새로운 와우를 맞아들이는 과정은 한 사람의 열정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과정이다. 과제가 훌륭하든 무성의하든, 칭찬 없이 질책 없이 무심하게 바라보기! 이것이 이즈음의 내 역할이다. 2.11기 발..

여덟 권이라는 놀이터

페이스북 지인들의 독서 행진을 보고 받은 자극 때문일까. 아닐 것이다. 실현보다는 상상에 치우친 타고난 내 성정 탓이리라. 3월의 거창한 독서 계획을 말함이다. 도저히 한 달에 못다 읽을 계획을 세우고야 말았다. 무려 8권이다. 무지막지한 분량의 책도 3~4권이다. 게다가 나의 독서 속도는 얼마나 느리던가(이걸 다른 분들이 알 리가 없지)! 다른 영역의 목표는 이 지경까진 아닌데, 독서 계획은 늘 비현실적으로 세우고 만다. 나에게 독서란 목표가 아니라 일종의 가치인 셈이다. 가치는 달성하기 어렵다. 사랑, 용기, 정의를 누가 온전히 손에 넣는단 말인가! 반면 목표의 맛은 달성이다. 추구하는 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 목표물을 포획하지 못한 채로 계속 추구만 하는 사냥꾼을 상상해 보라. 딱한 일이다.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