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547

이번주가 전환점이 될까

2017년 들어서 가장 바쁜 한 주를 보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만남이 15개였다. 그 중 세 개는 강연이었고, 하나는 교육 프로그램 R&D 미팅이었다. 분초까지는 아니어도 5분, 10분을 아껴가며 지냈다. 누군가를 만날 때에는 바쁜 티를 내지 않으려 애썼고, 홀로 있을 때에는 그야말로 열불나게 일했다. 나는 터닝 포인트를 만들고 싶었다. 내면적 자아는 여전히 아프지만, 사회적 자아만큼은 왕성한 생산성을 회복하기를 바랐다. 1/4분기가 끝나기 전에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다. 그 전환점이 되는 날이 3월 20일 월요일이고, 그로부터 시작되는 한 주간을 전기로 삼고 싶었다. 최선으로 한 주를 살았던 이유다. 한동안 미뤄왔던 일에 달려들었고 신체적 컨디션을 끌어올리려 애썼다.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했..

2017년 10주차 강연일지

1. 창원 독서력 수업(1회차, 5시간, 『쇼펜하우어의 행복론』). 작년에 10회 동안 글쓰기 수업을 진행했던 분들과 올해도 수업을 하게 됐다. 반가운 얼굴들, 기대되는 시간! 오가는 길은 조금 고단하지만, 함께 있는 시간은 행복했다. 서로를 향한 애정이 큰 관계라 편안했고 깊은 배움이 오고가서 즐거웠다. 선생으로서 유익한 시간을 선사하고픈 바람도 강했다. 바람이 늘 이뤄지면 얼마나 좋을까. 두어 분이 아주 재밌어하셨지만, 나로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수업이었다. 작년 수업이 대부분 5점 만점에 4.5점 내외였는데, 오늘은 2~3점을 주고 싶을 정도다. 내가 원인이었다. 오전 시간은 좋았다. 우리가 얼마나 텍스트를 파편적으로만 이해하는지, 그러면서도 책을 잘 이해했다고 착각하는지를 깨우치는데 성공했다. 오후..

여덟 권이라는 놀이터

페이스북 지인들의 독서 행진을 보고 받은 자극 때문일까. 아닐 것이다. 실현보다는 상상에 치우친 타고난 내 성정 탓이리라. 3월의 거창한 독서 계획을 말함이다. 도저히 한 달에 못다 읽을 계획을 세우고야 말았다. 무려 8권이다. 무지막지한 분량의 책도 3~4권이다. 게다가 나의 독서 속도는 얼마나 느리던가(이걸 다른 분들이 알 리가 없지)! 다른 영역의 목표는 이 지경까진 아닌데, 독서 계획은 늘 비현실적으로 세우고 만다. 나에게 독서란 목표가 아니라 일종의 가치인 셈이다. 가치는 달성하기 어렵다. 사랑, 용기, 정의를 누가 온전히 손에 넣는단 말인가! 반면 목표의 맛은 달성이다. 추구하는 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 목표물을 포획하지 못한 채로 계속 추구만 하는 사냥꾼을 상상해 보라. 딱한 일이다. 8..

시작할 수 있으니 괜찮아

아직 27일인데, 내일 모레면 3월이다. 29일, 30일, 31일은 어디로 갔대? 마음이 바빠진다. 못다 이룬 2월의 계획들이 눈에 들어온 것! 방금 책에서 읽은 구절이 떠오른다. 뒤적여보니 이렇다. “작가에게 가장 어려운 점은 살아남아 자신의 일을 끝내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다.” 헤밍웨이가 작가 후배에게 건넨 말인데, 우리 범인들의 말로 바꿔볼 수도 있으리라. “소원과 의무를 완수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어렵다. 해야 할 일은 많고, 주어진 시간은 짧다.” 헤밍웨이는 글이 안 써질 때엔 스스로를 다독일 줄 알았다. ‘걱정하지 마. 항상 글을 써 왔으니 지금도 쓰게 될 거야. 그냥 진실한 문장 하나를 써내려가기만 하면 돼.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진실한 문장이면 돼.’ 이 역시 누구나 유용하게 따..

새벽에 잠 깨어

새벽에 잠 깨어 잘 사니? 요즘은 어때? 불현듯한 자문에 침묵만이 방을 채운다. 올해 목표라고 내세운 포부와 계획은 진심인지 전시품인지…. 인터넷 기사는 공허했고 책으로도 헛헛한 마음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시 음악 그리고 새 날의 태양! 시를 읽었고 음악이 흐르지만 아직은 밤이 어둡다. 새벽에 깨어 쉬이 잠들지 못했다. 3시간 동안 글을 읽거나 음악을 들었다. 우연히 '한국강사신문'이라는 홈페이지에 들어갔고, 아무개 씨의 글을 읽었다. 진부한 내용을 시시하게 표현한 글이라, 끝까지 읽은 시간이 아까웠다. 읽기의 희열을 맛보고 싶어서 신형철의 산문집을 펼쳤다. 두 편의 에세이로 소원을 달성했다. 한 편으로도 충분했지만, 맛난 초콜릿을 한 입으로 그치지 못하는 심정으로 한 편 더 음미한 것이다. 그는..

[강좌] 서양 문학의 흐름

서양 문학의 흐름 - 문예사조를 중심으로 - 서양 고전의 대다수는 문학 작품입니다. 일리아스, 오딧세이아, 그리스 비극, 셰익스피어, 몽테뉴 수상록, 괴테, 톨스토이 등의 작품이 모두 문학입니다. 인문 교양의 중심이 문학 고전인 셈입니다. 문학 고전을 문예사조라는 키워드로 꿰는 수업입니다. 문학과 예술의 사상적 흐름을 문예사조라 합니다. 문예사조는 예술에 깃든 ‘사상’이기에 철학이나 지성사의 흐름과 이어집니다. 낭만주의가 문학뿐만 아니라 철학, 음악, 미술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말이죠. 문예사조는 인문학이라는 지적 세계를 거니는 훌륭한 지도입니다. 4주 동안의 문예사조 공부는 인문학 공부의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겁니다. 깊이 있는 내용을 쉽게 (그리고 최대한 재미있게) 풀어 보겠습니다. 문예사조는 케케..

정말 바꾸고 싶은 모습들

- 미루기 : 긴급하고 소중한 일인데도 차일피일 미루는 습관- 실행력 : 일정이 코 앞으로 다가와서야 강연을 공지하는 패턴- 쾌락주의 : 중요한 일을 먼저 하기보다 흥미로운 일부터 손에 잡는 습관- 끈기와 집념 :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하고 흐지부지하게 얼버무리는 모습- 용기 :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못하는 용기 없음- 자제력 : 억울함, 분노, 자격지심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기질적 약점- 정리정돈 : 수많은 책들과 잡동사니들을 끌어안고 사는 모습 달라지면 달라질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아질 내 인생의 장애물들! - 출간 : 자유롭게 하루 종일, 그리스인 조르바, 리버럴 아츠를 공부하라- 여행 : 유럽, 가족여행, 제주, 할머니와 봄 나들이 - 리더 : 와우 11기와의 학습, 낭만, 성장, 우정! - 공부 : ..

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내 모습이 보이는가 싶더니 먼지와 얼룩도 눈에 들어왔다. 신문을 뭉쳐 물을 적셨다. 현관의 붙박이 전신 거울을 닦았다. 더러웠던 거울이 깨끗해졌다. 내가 더욱 또렷하게 보인다. 지저분해진 거울 앞에서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게 당연지사. 가만히 나를 들여다보아도 내 모습이 잘 보이지 않을 때가 있는데, 거울을 닦고 나니 ‘내면의 거울이 깨끗하지 않았던 때구나’ 싶다. 누구나 긍정적 착각을 하거나 부정적 왜곡에 빠져 살아가니까. 심리학자들은 대다수 사람들이 네 가지 긍정적 착각을 하며 산다고 말한다. 1) 자신이 남들보다 낫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긍정적으로 표현한다. 2) 미래를 비현실적으로 낙관한다. 좋은 일들이 더 많을 거라고. 3) 삶에 대한 자신의 통제력을 과장한다. 4) 실패를 노력 부족보다는 환경 ..

인생을 살뜰히 살아 보자

지난 해, 6월 30일에 지갑을 잃어버렸다. 지갑 안에 든 현금도 아깝지만, 소품 하나도 대충 사는 편이 아니라 지갑 자체도 아쉬웠다. 절판된 제품이라 아쉬움이 더했다. 몇 달에 걸쳐 생각날 때마다 검색해도 다시 판매되지는 않았다. 결국 같은 디자인의 다른 색상을 구입했다. 나쁘지 않았지만 마음에 쏙 들진 않았다. 그렇다보니 조금 함부로 다루게 되었다. 부드러운 가죽 지갑이라 어느 새 생활 흠집이 많이 생겼다. 최근, 두 사람이 내 지갑을 보고 색상과 디자인을 칭찬했다. 믿어지지 않아 정말이냐고 되물었다. 거듭 그렇다는 반응을 접하고 나니 지갑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가방에 아무렇게나 던져 넣고 다녔는데, 가방 속 포켓에 지갑만 따로 넣었다. 지갑 표면의 흠집을 엄지로 문질러보기도 했다. 점점 이 지갑..

스스로를 기쁘게 하렴

영화 의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골든글로브 74년 역사상 최연소로 감독상을 받았다. 신예 감독은 “나를 믿어주고 지지해준 가족들에게 감사하다”는 수상 소감을 남겼다. 가족의 존재가 그의 기쁨을 더했으리라. 손흥민은 ‘토트넘 입단 500일’이 된 날(1월 9일), 시즌 8호 골로 스스로를 축하했다. 영국 BBC는 손흥민을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나에게도 두 가지 기쁨이 필요하다. 더불어 살아가면서 친밀함을 나누는 기쁨 그리고 (외부의 인정이나 수상과는 무관하게) 오직 나의 삶으로 스스로를 만족시키는 기쁨! 최고의 경지에 오르지 못해도 누구나 어제보다 좀 더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가만히 속삭인다. 간절한 주문을 외듯.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이 이어질 때면 너의 삶으로 스스로를 기쁘게 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