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소에 부지런한 어른이다. 오늘 아침, 좁은 작업실을 쓸고 닦는 일에 한 시간을 투자했다. 손이 자주 가는 물건과 장소에는 항균 스프레이를 뿌렸다. 나는 매일 쓸고 닦고 뿌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간은 이내 어지럽혀진다. 먼지는 날마다 쌓인다. 매일 소생하는 먼지 같은, 금새 흐트러지는 책상 같은 생명력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 정도로, 열역학 제2법칙은 힘차게 진행된다. "엔트로피(무질서도)는 항상 증거하거나 일정하며 감소하지 않는다." 자연의 법칙을 탓할 것까지도 없다. 나는 어른이기에 앞서, 제 방을 어지럽히는 아이다. 이튿날이면, 다른 누가 아닌 바로 내가 정돈해야 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날마다 어지럽힌다. 욕심도 많은 아이다. 읽을 책들이 무더기로 쌓였는데도, 오늘도 인터넷..